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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구 한신대학교 사화과학연구소 2000 한신사회과학연구 Vol.- No.1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이를 통해 합의한 6·15남북공동선언은 평화통일을 향한 남북관계에 있어 일대 ‘전기’(轉機)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우선 6·15공동선언이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통일원칙에 합의했던 1972년의 7·4남북공동성명과 남북의 화해와 교류·협력에 합의했던 1991년 말의 남북기본합의서에 뒤이어, 평화통일을 향한 남북의 새로운 합의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진정 ‘전기’가 될 수 있는 더 중요한 이유는 이번 남북정상회담 및 6·15공동선언이 국제적인 탈냉전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차원에서 이루어지지 못했던 냉전 해체, 특히 남북관계에서 이루어지지 못했던 화해와 협력이 실천될 수 있게끔 만듦으로써 남북이 평화통일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전환적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 남북정상회담 및 6·15공동선언의 역할은 1987년 6월민주화대항쟁 및 이에 따른 6·29선언의 그것에 비유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6월민주화대항쟁 및 이에 따른 6·29선언이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있어 수십 년간에 걸친 독재로부터 민주주의로 이행하는데 그 전환적 계기가 되었다면, 2000년의 남북정상회담 및 6·15공동선언은 반 세기 이상에 걸쳐 전개되었던 한반도 냉전 역사의 막을 내리고 평화통일을 향한 남북 공동 노력의 역사가 본격 출발하는 전환적 계기가 되리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즉 1987년이 탈독재 민주주의 이행의 출발이라면, 2000년은 탈냉전 평화통일을 향한 이행의 본격적인 출발인 것이다. 이 글은 이 같은 역사적 의미를 갖는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그것이 남북관계에 있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를 진단해보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이 글은 우선 남북정상회담 및 6·15공동선언의 구체적인 내용과 그 의미를 살펴볼 것이다. 또한 이 같은 합의를 가져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가능하게 만들었던 국내외적 배경 또한 살펴볼 것이다. 그러나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결과가 단순히 남북 합의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논자에 따라서는 ‘충격’으로까지 표현하고 있는 그 결과는 한반도문제 전반에 걸친 인식의 패러다임적 변화를 요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 글은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냉전 및 분단체제에 미친 영향으로 인해 인식상의 변화가 야기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