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국의 식민지, 공화국의 시민들: 빅토르 쇨세르(Victor Schoelcher)의 식민지 동화주의와 그 유산에 대한 역사적 고찰(1831-현재)

국문 초록 (Abstract)

이 연구는 프랑스의 대표적 노예제폐지론자이자 공화주의자인 빅토르 쇨세르를 통해 서구 식민주의와 인권 담론의 교차점을 살펴본다. 1년차 연구에서는 쇨세르가 7월왕정기 동안 어떻게 프랑스혁명과 아이티혁명의 유산을 독자적으로 계승하여 급진적 노예제폐지론자로 성장했는지 살펴보았다. 2년차 연구에서는 그가 어떻게 자신의 사상을 1848년 혁명의 순간에 실천에 옮겼으며, 그 과정에서 어떠한 모순이 배태되었는지 규명한다.

1년차 연구: 이 시기에 쇨세르의 동화주의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아이티혁명과 아이티 공화국의 현재 상태가 미친 영향력을 더욱 강조하게 되었다. 이는 현재까지의 연구들이 쇨세르의 동화주의의 계보를 주로 서구 계몽주의와 프랑스혁명에 두기 때문이다. 이들은 쇨세르가 당대의 보수적인 노예제폐지론자들과 달리 식민지 주민들의 사회경제적 평등과 정치적 자유까지 고려한 급진적 노예해방론을 펼친 이유가 이 서구 계몽주의의 보편적 원칙에 비타협적으로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시각에 깔린 서구중심주의적 시각을 비판하고 쇨세르가 식민지와 유럽 외부로 자주 여행을 다니며 프랑스에서 사실상 ‘비교 식민지 연구’를 창건했음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아이티혁명에 관한 그의 연구들과 실제 아이티 여행을 통해 얻은 경험들이 그의 노예제폐지론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음을 밝혀내고자 했다.
여기서 아이티의 영향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그는 아이티혁명이야말로 즉각적 노예제폐지가 필요하고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논거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아이티는 전혀 준비 없이 혁명과 전쟁으로 말미암아 노예해방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투생 루베르튀르의 지도하에 안정적인 해방후 사회를 만드는 데에 성공했으며, 만일 나폴레옹이 노예제를 복구하고 아이티를 침공하지 않았더라면 공화주의적 해방의 실험은 식민지에 성공적으로 정착했을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티혁명의 트레이드마크였던 폭력이었다. 근 반 세기 동안 노예제 옹호론자들은 아이티혁명기의 폭력을 해방에 대한 반대 논거로 들었다. 쇨세르는 이를 거꾸로 뒤집어 노예폭동이야말로 흑인 노예들의 인간성을 증명하는 것이며, 아이티혁명은 해방의 시기를 놓치면 노예들의 저항으로 식민지를 잃게 되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둘째, 그는 1804년 아이티 독립 후 처음으로 아이티를 방문한 프랑스 노예제폐지론자로서 아이티의 현 상황에 대해 숙고함으로써 진정한 해방의 조건에 대해 성찰했다. 독립 이후 아이티는 국제적 고립, 긴 전쟁 동안 뿌리내린 군사주의, 대농장 붕괴 후 경제적 곤궁, 계속되는 정치적 불안정 등으로 고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First Year Research: Victor Schoelcher (1803-1893), the “Liberator,” is still a predominant figure in the history of French abolitionism and emancipation. French historiography has usually attributed his radical abolitionism to the tradition of the Enlightenment, the French Revolution, republicanism, and Freemasonry. Does his demand for the immediate abolition of slavery and full citizenship for ex-slaves testify to his loyalty to the universal values of the Enlightenment and the French Revolution, as is often assumed? When put in the transatlantic network, his abolitionism, however, turns out to be indebted to another tradition. Traveling across the Americas and Africa, he closely investigated the past and present of slavery. Incorporating transatlantic perspectives, this article reinterprets Schoelcher’s abolitionism as a product of “constant, intricate, but mostly unacknowledged traffic with” (Peter Hulme) a former French colony whose memory had been repressed for a long time in France—Haiti.
During the July Monarchy, Schoelcher provoked a series of controversies with his book on Haiti. As the first French abolitionist who visited the country after independence, he was a passionate defender of the Haitian Revolution and also the most severe critic of the Republic of Hai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