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간의 생의 전체를 조망해 볼 때 그가 남긴 저술은 말할 것도 없이 그 생의 궤적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일부가 그 생의 정화 또는 결정이라 불리워질 수도 있지만 살아온 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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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초록 (Abstract)
한 인간의 생의 전체를 조망해 볼 때 그가 남긴 저술은 말할 것도 없이 그 생의 궤적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일부가 그 생의 정화 또는 결정이라 불리워질 수도 있지만 살아온 생에...
한 인간의 생의 전체를 조망해 볼 때 그가 남긴 저술은 말할 것도 없이 그 생의 궤적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일부가 그 생의 정화 또는 결정이라 불리워질 수도 있지만 살아온 생에 비하면 그것은「고인의 조박」에 지나지 않다고 장자는 말하고 있다.
첫머리를 이렇게 기술한 이유는 조남명은 저술이라 할만한 것을 거의 남기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동시대의 이퇴계나 이율곡에 비하면 그의「업적」은 빈곤하다.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그의 정신의 빈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남명은 저술을 남길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쓰지 않았던 것이며 그와 같은「한언어」를 말한 시간이 있으면 마음의 수양에 전념했던 것으로 쓰지 않았던 것 그 자체가 여기서는 하나의 사상적 표명이 되고 있다. 사상가들 중에는 후세의 성인군자를 기다리며 자신의 저술에 전부를 건 사람도 있다. 반면 저술은 별로 남기지 않으면서도 그 존재 자체가 당시 큰 의미를 갖는 인물도 있는 것이다. 돌연 천공에 출현했다가 기다란 광선을 꽁무니에 남기며 암흑 속에 사라지는 혜성과도 같이 시간과 공간을 공유했던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으면서도 전승자가 끊어짐에 따라 역사의 기억의 밑바닥에 가라앉아버린 인물도 무수히 많다. 남명은 바로 후자에 속한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