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m Crow 시대의 흑인 정체성

국문 초록 (Abstract)

이 글의 목적은 Jim Crow 시대를 통해서 미국 흑인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살펴보려는 데 있다. 이 시대에는 인종차별과 흑인에 대한 극단적인 폭력이 난무하였다. 미국 흑인사에서 악몽이나 다름없는 이 시대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 시대가 미국사회에서 흑인이 갖는 의미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Jim Crow 시대는 그 동안 이례적인 시기로 이해되었다. 흑인들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이 당시의 급진적 인종주의는 흑백관계가 일시적으로 퇴보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이 시대의 흑백문제는 미국의 일반적인 흑백관계와는 별개이며 잠시동안의 일탈적 현상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는 백인의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면죄부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백인들은 ‘흑인은 열등한 인종이며 결코 미국의 구성원이 될 수 없다’는 배타적 의식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이 시기에 절정에 달했던 인종주의는 이러한 의식이 표출된 표면적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세기말의 극단적인 인종주의는 현상적으로는 예외적이었을지 모르지만, 그 바탕에 깔려있는 의식은 이례적인 것도, 일탈적인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흑인을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백인들의 일관된 그리고 확고한 태도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 이 글의 논지는 바로 여기에 있다.
흑인의 의미는 백인과의 관계 속에서 탐구되어야 하는데, 미국의 흑백관계는 백인우월주의(white supremacy)라는 개념으로 압축될 수 있다. 그리고 그 핵심은 ‘흑인의 열등성’이다. 흑인에 대한 백인들의 입장은 백인우월주의를 토대로 하고 있으며, 크게 ‘계서제적 인종주의’(hierarchial biracialism)와 ‘인종적 순수론’(racial homogeneity)으로 분류된다. 노예제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입장에서 출발한 이 논의들은 흑인에 대하여 각기 ‘분리를 전제로 한 수용’과 ‘수용불가’를 주장하였다. 백인들의 현실과 이상을 보여주는 이 둘은 서로 대립적인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노예제 폐지로 흑인들이 자유로워지면서 양자는 백인우월주의를 서로 강화하는 효과를 초래하였고, 백인의 이상은 현실화되었다. 이것이 Jim Crow 시대의 핵심이다.
Jim Crow 시대를 특징짓는 사회적 현상은 인종분리와 투표권박탈 그리고 린치다. 인종분리는 흑인을 백인에게서 분리시켰고, 그 결과 흑인은 이미지화/단수화되었다. 투표권박탈은 흑인에 대한 공포와 폭력을 조장하고 정당화하였다. 노예제 시대를 거치면서 백인의 필요에 의해 형성된 흑인의 이미지는 노예제도가 폐지된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았고, 세기말에는 짐승의 이미지에 性적인 요소가 덧씌워지면서 흑인은 ‘性的 狂氣어린 짐승’이 되었다. 흑인들이 투표권을 행사하면서 정당화된 흑인에 대한 폭력은 투표권이 박탈된 다음에도 사라지지 않았고, 백인들은 폭력의 새로운 명분을 찾고 있었다. 성적광기는 폭력의 명분으로 충분하였다. 이로 인해 폭력은 私刑이 되었고 儀式이 되었다. 의식화된 폭력, 이것이 린치였다.
린치는 의식화된 폭력과 적극적 참여를 통해서, 미국에서 백인이 흑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였는지를 보여준다. 인종분리나 투표권박탈을 통해서도 흑인을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백인의 의도를 알 수 있지만, 린치에서 흑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자 하는 백인우월주의를 가장 명확하게 볼 수 있다. ‘폭력의 의식화’는 린치의 피해자가 흑인범죄자가 아니라 흑인전체에 대한 상징적 의미로서의 흑인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많은 백인들이 린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음은 이러한 의미가 받아들여졌음을 말해준다. 백인들은 흑인을 미국이라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린치는 이를 잘 보여준다. 미국사회에서 흑인은 ‘남’, 곧 ‘他者’였다.
백인들이 린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동원했던 논리는 ‘흑인은 성적 광기를 타고난다’는 것이었다. 성적 광기를 흑인의 본성으로 규정하고, 이것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백인들은 흑인문제의 사회적 원인을 간과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처럼 인종주의 이데올로기는 사회적 개념과 자연적 개념을 결합시키면서 작동하였다. 따라서 흑인의 본질이 잘못 규정되었다는 반론은 별 의미가 없다. 문제는 논의의 내용이 아니라 논의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흑인문제에 대해서 살펴볼 때 던져야할 질문은, '흑인의 타고난 본성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백인이 흑인을 그렇게 규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이다. 이와 관련하여 타자라는 개념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흑인은, 적어도 미국의 흑백관계에서는, 자연적 사실이 아니라 사회적 개념이었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thesis is to consider the meaning of ‘blackness’ in America through the era of Jim Crow. In the era, segregation and discrimination against the blacks were routinized, and extreme violences against the blacks were rampant. From the black perspective, the late 19th century was a kind of nightmare. And, it is because the era shows frankly the meaning of 'blackness’ that we analyze it.
The era has been understood to be an exception in Afro-American history. Radical racism of that time was seen merely as a retrogressive but passing phenomenon in the course of black advancement. As a result, the black-white relation in the era was separated from their general relation in the American history, and seen as a temporary digression. But it was nothing but an excuse for the racism of whites. On the contrary, there was the idea all the time that 'Niggers are inferior, and couldn't (and shouldn't) be American,' and this idea went to its extremity at the time. The radical racism was simply the superficial phenomena of the idea. It could be seen as exceptional on the surface, but it was neither exceptional nor digressive at the core. Rather, it clearly shows the white's attitude for 'Lilly White America.' This thesis focuses on these points.
The meaning of blackness should be researched in the relation between black and white. The black-white relations in America can be condensed in the concept of 'white supremacy,' and it's core is 'black inferiority.' The outlook of the white on the black was based on white supremacy, and can be classified as ‘hierarchial biracialism' and ‘racial homogeneity’. On the black problem, the former, originated from pro-slavery argument, insisted on 'acceptance with segregation,' but the latter, from anti-slavery argument, stuck to 'no acceptance.' One was realistic and the other was idealistic, and the relation between them was antagonistic. But when slavery was abolished and the blacks became free, both of them strengthened white supremacy, and their antagonistic attitudes co-operated with each other to support it. Then, the whites' idealism was realized. It was the essential of the Jim Crow era.
The social phenomena that characterized the Jim Crow era were segregation, disfranchisement and lynching. First, by segregation, the blacks were separated from the whites, and as a result, singularized and imaged. Secondly, disfranchisement aggravated and justified the fear for 'negros' and extreme violences on them. The black image was made through slavery time to serve the needs of the white, but the image survived the time. Furthermore, in the late 19th century, sexual image was added to the image of the blacks and made them 'beast with sexual madness.' Violences on the blacks, justified when the blacks were enfranchised, lasted after disfranchisement. The whites were looking for another justification, and sexual madness was one. Then violence became private jurisdiction and a ritual. Lynching meant violence, ritualized.
The main aspects of lynching can be characterized as 'ritualized violence' and 'positive participation' by which we can see what whites thought of blacks as. Of course, segregation and disfranchisement show the whites' attitude that they had never thought of the blacks as fellow citizens. But it is lynching that definitely shows such a tendency. Ritualized violence means that the victim of lynching was not merely 'a black beast' but 'the black,' symbolizing the whole Afro-Americans. And 'positive participation' means such symbolization was generally accepted. For the whites, there was no place for the blacks in America, and lynching was the white's idealism or delusion, realized. Blacks were 'outsider,' i.e., 'the others.'
It was sexual madness that excused the white lynching. Sexual madness became the blacks' inherited characteristic. Consequently, as the discourse on the blacks focused on the natural characteristics, the social circumstances of racial problem were lost, which was the effect of ideology. Racism, as ideology, mixed up the social with the natural. Therefore, it is useless to refute the whites' definition of the black's nature, because it is not the contents of argument but the mode, the way, of argument, that matters. The point of the black problem is not 'What is the inherited nature of the black race?' but 'Why did whites give such nature to the black people?' And the concept of 'the others' could be suggestive. In America the black race was not a natural fact but a social concept.

목차 (Table of Contents)

• abstract = ⅰ
• 國文抄錄 = ⅲ
• 목차 = ⅴ
• Ⅰ. 머리말 = 1
• Ⅱ. Jim Crow : 급진적 인종주의 시대 = 10
• 1. 백인우월주의 = 10
• 2. 인종분리와 투표권박탈 = 12
• Ⅲ. 性적 광기 : 세기말의 흑인 이미지 = 18
• 1. 흑인 이미지의 양면성 = 18
• 2. 이미지의 변화 : 性적 야수성 = 22
• Ⅳ. 린치와 흑인의 정체성 = 28
• 1. 린치 : 폭력의 儀式 = 28
• 2. 흑인의 정체성 : 사실인가, 개념인가? = 32
• Ⅴ. 맺음말 = 37
• ■ 참고문헌 =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