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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CI등재

      보리굴비의 상품화와 의미변화 = Commercialization and Semantic Changes of Borigul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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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riss.kr/link?id=A108837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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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 초록 (Abstract)

      이 글은 굴비의 의미가 시대에 따라서 변화되는 과정을 추적한 글이다. 굴비는 참조기를 염장하여 말린 것이다. 굴비가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 의해서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고려말 이색의 시 제목에 ‘건석수어’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을 보아 고려시대에도 굴비가 유통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굴비의 어원에 대해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영광으로 귀양 온 이자겸이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굴비를 진상하면서 ‘비굴’을 ‘굴비’(屈非)로 바꾸어 올렸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어구전철(語句轉綴)된 민간어원이지만 적어도 18세기 영광에 널리 퍼진 이야기로 짐작된다. 굴비라는 단어는 󰡔천신진상등록󰡕(1698)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굴비를 음차한 ‘구을비(仇乙非)’이다. 󰡔여지도서󰡕(1757)에는 ‘구을비’, ‘굴비(㐇非)’, ‘굴비(屈非)’가 등장하는데 이 때 처음으로 영광현에서 ‘굴비 屈非’라고 적고 있다. 이후 ‘구을비’, ‘굴비(㐇非)’, ‘굴비(屈非)’, ‘구비(仇非)’라는 네 개의 표기가 공존하였다. 특이한 것은 영광현에서 처음 ‘屈非’라고 쓴 이후에도 전라도지역에서는 ‘㐇非’와 ‘屈非’의 표기가 공존한 것과 달리 󰡔호서읍지󰡕(1895)에서는 모두 ‘屈非’라고 적고 있다. 이는 조기잡이 어부들에 의해 이자겸설화와 함께 전파된 것으로 추측된다. 조기잡이 어부들은 연평도 임경업신화의 전파자이기도 한데, 임경업신화가 신앙와 연계되어 다른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 침투하기 어려운 반면 이자겸설화는 흥미 위주의 이야기로 여겨져 충청도 지방에서도 쉽게 퍼질 수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은 마른굴비, 굴비, 부세굴비, 보리굴비 네 종류의 상품이 유통되고 있지만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한 종류밖에 없었다. 조기를 염장하고 몇 달동안 바짝 말린 것만을 굴비라고 했다. 1960년 후반 냉장ㆍ냉동시설이 가정까지 보급되고, 소비자의 입맛이 변화되는 과정에서 며칠만 말린 물굴비가 등장한다. 물굴비는 걸대의 회전율을 높였으며 소비자들은 마른 굴비를 불리고는 찌는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구워먹었다. 1980년대가 되면 물굴비가 주력 상품이 되면서 물굴비가 굴비라는 명칭으로 유통되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 굴비는 진짜굴비, 마른굴비, 전통굴비 등의 이름으로 유통된다. 또 이 시기 부세로 굴비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가짜굴비로 불렸으나 나름의 위치를 차지하며 2000년대가 되면서 부세굴비라 불렀다. 특히 ‘찢은 굴비를 녹차에 말아먹는’ 굴비정식을 판매하는 한정식집에서는 마른 굴비를 대신하기 위해 부세굴비가 필수였다. 이렇게 2000년대가 되면 세 종류의 굴비 -마른굴비, 굴비, 부세굴비-가 유통된다. 굴비의 종류는 세 종류였지만 2004년이 되면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마른굴비를 보리굴비라 부르게 된다.
      굴비는 영광지역 특산품으로 ‘영광굴비’라는 명칭이 시장을 선점한 상황이었다. 다른 지역에서 굴비를 만들었지만 인지도면에서 영광굴비를 넘어서기 힘들었다. 영광굴비에 대응해 여러 상품명을 만들어 판매했는데, 2004년 초반 목포수협에서 당일굴비와 보리굴비라는 상표를 내놓았다. 당일굴비는 물굴비, 보리굴비는 전통적 방식의 마른굴비를 의미했다. 그런데 보리굴비는 신조어임에도 불구하고 굴비를 보리독에 보관했던 노인들에게 익숙한 개념이었다. 이는 고유명사임에도 불구하고 보통명사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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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굴비의 의미가 시대에 따라서 변화되는 과정을 추적한 글이다. 굴비는 참조기를 염장하여 말린 것이다. 굴비가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 의해서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고려말 ...

      이 글은 굴비의 의미가 시대에 따라서 변화되는 과정을 추적한 글이다. 굴비는 참조기를 염장하여 말린 것이다. 굴비가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 의해서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고려말 이색의 시 제목에 ‘건석수어’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을 보아 고려시대에도 굴비가 유통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굴비의 어원에 대해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영광으로 귀양 온 이자겸이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굴비를 진상하면서 ‘비굴’을 ‘굴비’(屈非)로 바꾸어 올렸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어구전철(語句轉綴)된 민간어원이지만 적어도 18세기 영광에 널리 퍼진 이야기로 짐작된다. 굴비라는 단어는 󰡔천신진상등록󰡕(1698)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굴비를 음차한 ‘구을비(仇乙非)’이다. 󰡔여지도서󰡕(1757)에는 ‘구을비’, ‘굴비(㐇非)’, ‘굴비(屈非)’가 등장하는데 이 때 처음으로 영광현에서 ‘굴비 屈非’라고 적고 있다. 이후 ‘구을비’, ‘굴비(㐇非)’, ‘굴비(屈非)’, ‘구비(仇非)’라는 네 개의 표기가 공존하였다. 특이한 것은 영광현에서 처음 ‘屈非’라고 쓴 이후에도 전라도지역에서는 ‘㐇非’와 ‘屈非’의 표기가 공존한 것과 달리 󰡔호서읍지󰡕(1895)에서는 모두 ‘屈非’라고 적고 있다. 이는 조기잡이 어부들에 의해 이자겸설화와 함께 전파된 것으로 추측된다. 조기잡이 어부들은 연평도 임경업신화의 전파자이기도 한데, 임경업신화가 신앙와 연계되어 다른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 침투하기 어려운 반면 이자겸설화는 흥미 위주의 이야기로 여겨져 충청도 지방에서도 쉽게 퍼질 수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은 마른굴비, 굴비, 부세굴비, 보리굴비 네 종류의 상품이 유통되고 있지만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한 종류밖에 없었다. 조기를 염장하고 몇 달동안 바짝 말린 것만을 굴비라고 했다. 1960년 후반 냉장ㆍ냉동시설이 가정까지 보급되고, 소비자의 입맛이 변화되는 과정에서 며칠만 말린 물굴비가 등장한다. 물굴비는 걸대의 회전율을 높였으며 소비자들은 마른 굴비를 불리고는 찌는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구워먹었다. 1980년대가 되면 물굴비가 주력 상품이 되면서 물굴비가 굴비라는 명칭으로 유통되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 굴비는 진짜굴비, 마른굴비, 전통굴비 등의 이름으로 유통된다. 또 이 시기 부세로 굴비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가짜굴비로 불렸으나 나름의 위치를 차지하며 2000년대가 되면서 부세굴비라 불렀다. 특히 ‘찢은 굴비를 녹차에 말아먹는’ 굴비정식을 판매하는 한정식집에서는 마른 굴비를 대신하기 위해 부세굴비가 필수였다. 이렇게 2000년대가 되면 세 종류의 굴비 -마른굴비, 굴비, 부세굴비-가 유통된다. 굴비의 종류는 세 종류였지만 2004년이 되면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마른굴비를 보리굴비라 부르게 된다.
      굴비는 영광지역 특산품으로 ‘영광굴비’라는 명칭이 시장을 선점한 상황이었다. 다른 지역에서 굴비를 만들었지만 인지도면에서 영광굴비를 넘어서기 힘들었다. 영광굴비에 대응해 여러 상품명을 만들어 판매했는데, 2004년 초반 목포수협에서 당일굴비와 보리굴비라는 상표를 내놓았다. 당일굴비는 물굴비, 보리굴비는 전통적 방식의 마른굴비를 의미했다. 그런데 보리굴비는 신조어임에도 불구하고 굴비를 보리독에 보관했던 노인들에게 익숙한 개념이었다. 이는 고유명사임에도 불구하고 보통명사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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