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학계의 한국음악연구가 달라지고 있다. 고문헌에 남겨져 있는 기록들을 기반으로 하여 근대화 이전 한국음악의 장르, 형식구조, 악기분석, 인접한 지역 간의 전파경로에 제한되어 온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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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초록 (Abstract)
해외학계의 한국음악연구가 달라지고 있다. 고문헌에 남겨져 있는 기록들을 기반으로 하여 근대화 이전 한국음악의 장르, 형식구조, 악기분석, 인접한 지역 간의 전파경로에 제한되어 온 이...
해외학계의 한국음악연구가 달라지고 있다. 고문헌에 남겨져 있는 기록들을 기반으로 하여 근대화 이전 한국음악의 장르, 형식구조, 악기분석, 인접한 지역 간의 전파경로에 제한되어 온 이전 연구 실태와 달리 오늘날 음악학자들은 다양한 방법론과 접근, 현대적 관점과 사고, 태도로 한국음악을 연구하고자 한다. 이는 세계사회, 그리고 사람들의 사고방식의 변화를 읽어내는 주요한 단서이기도 하다. 종족음악학 일반의 발전흐름과 맥을 같이 하며 이루어져 온 한국음악연구의 이러한 전환은 다양한 사회, 정치, 문화적 흐름들이 빨라진 2000년대에 들어서며 더욱 명료히 드러나고 있다. 본 논문은 2000년을 임의의 기준 시점으로 설정하여 2000년1월부터 2013년3월 현재까지 미국학계에서 발표된 음악학전공 석·박사 학위논문과 저널수록 논문을 살펴보았다. 이들 연구물에 나타나는 과거와 달라진 관점과 시각, 관심사 등을 분석하고 그 배경을 고심해 보는 것을 통해 해외의 한국음악연구의 새로운 경향들의 성격을 규명해 보고자 했다.
음악학이 한국을 연구하기 시작한 이래 ‘한국음악연구’는 줄곧 ‘한국전통음악연구’와 동일시되어 왔었다. 근대화, 식민지, 문화접촉 등을 통한 비서구 세계와 서구문명의 만남은 각 사회의 지역성을 약화시키는 서구적 동질화를 불러올 것이라 여겨졌었다. 이로 인해 해외학자들은 서구적 요소가 유입되기 이전 과거의 한국음악을 진정한 한국음악이라 믿고 그것의 이국적인 소리에 치중하여 흥미와 과거에 대한 향수를 품어왔다. 이러한 선행연구들에서 사회구성원들의 미학과 가치관을 담고 있는 문화적 현상으로서의 음악과, 시대적 변화를 주체적으로 받아들이고 문화와 역사를 만들어 온 한국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간과되어왔었다.
그러나 20세기 중 후반에 걸쳐 이뤄진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의 논의들은 전통적 개념들과 구분 잣대들을 의심하고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서양과 동양, 고급예술과 대중문화, 전통과 현대, 세계와 지역 등의 이분법적 기준들이 재고되었고, 국가, 민족, 정체성, 문화, 음악, 비서구에 대해 이제껏 가지고 있던 믿음과 개념들이 새롭게 형성되면서 한국인들의 삶 속 한국음악이 논의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최근의 많은 한국음악연구물들이 그러한 학문적,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며 주제와 이슈의 확장, 한국 사회와 사람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태도, 과거 방식의 개념과 담론들의 극복, 음악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변화한 세계사회와 한국음악, 그리고 음악학. 그 속에서 서구 학자들이 한국음악을 한국 사람들이 빚어내는 문화로 보고 그 현장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다. 어느 때 보다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고 있는 한국음악연구에 대한 이번 고찰이 한국사회와 음악학계의 현재 모습에 대한 이해의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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