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식의 1960년대 시론에 관한 연구—뉴크리티시즘 이론의 딜레마와 ‘혼(魂)’적인 시에 관한 재고찰을 중심으로 = A Study on Kim Yun-sik’s Poetics in the 1960s —Focusing on the dilemma of New Criticism anda concept of hon(魂)—

국문 초록 (Abstract)

이 글의 목적은 김윤식의 석사 논문인 ｢The Structural Properties of Poetry｣(1962) 및 1960년대 비평들의 구체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그의 초기 시론에 나타난 서정성의 의미를 살펴본 후 ‘혼(魂)’적인 시의 가치에 대한 전반적인 재고찰을 시도하는 일에 있다. 김윤식의 석사 논문은 뉴크리티시즘 이론의 유기적 시론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석사 논문 이후 그는 뉴크리티시즘 이론과 유기적 시론을 비판하며 루카치적 역사주의로 나아간다. 김윤식이 뉴크리티시즘 이론 내부에서 느꼈던 딜레마의 핵심에는 시의 ‘유기적 총체성’이라는 문제가 있었으며, 이러한 문제의식은 이 이론에 내재한 낭만적 경향성 및 보수주의에 대한 그의 거부감과 직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1960년대에 쓰인 김윤식의 시론 및 비평의 양상은 『영혼과 형식』(1910)으로 대표되는 루카치 초기 비평의 행적과 상당한 유사성을 보인다. 두 사람은 모두 청년기의 저작들에서 시(詩)의 형식적인 측면에 주목하고자 하였다. 김윤식의 석사 논문이 시의 매체에 해당하는 언어의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면 루카치의 초기 비평들은 형식 내부에 존재하는 ‘영혼’의 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나 형식을 취하지 못한 영혼을 ‘한 인간의 파괴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한 존재’로 인식했다는 측면에서 두 사람은 동일한 관점을 공유한다. 김윤식과 루카치는 ‘영혼’을 형식에 의해 통제되어야 할 두렵고도 불가해한 대상으로 보았다. 그러나 그들에게 ‘영혼’은 문학의 본질적인 원천이자 영원한 그리움의 대상이기도 하였다. 1960년대에 쓰인 초기 시론 이후에도 ‘혼(魂)’적인 것, 즉 순정한 서정성에 대한 갈망과 노스탤지어는 김윤식 시론 전체를 관통하는 혈맥과 같은 것으로써 잔존하게 된다.
영혼을 ‘두려운 것’으로 인식하는 태도는 이후 김윤식의 주요 시론들이 김소월을 대표로 하는 ‘혼(魂)’적인 시를 근대시의 미달태로서 평가하게 된 정신적 바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윤식의 시론에서 ‘혼(魂)’은 통제할 수 없고 방향성을 지니지 못한 두려운 존재였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김윤식은 김소월의 시가 ‘혼(魂)’적인 것이기에 가장 서정성의 본질에 근접한 것이라고 말하였다. ‘혼(魂)’적인 시를 불가해한 것으로 남겨두고자 하는 김윤식의 태도는 시(詩)를 하나의 완결된 세계로 신성화하는 뉴크리티시즘 이론가들의 태도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한편, 1925년 김소월은 김윤식과 거의 상반되는 관점에서 영혼의 의미에 관한 시론을 썼다. 김윤식에게 영혼이 깊이를 알 수 없는 근원적 두려움과 같은 것이었다면, 김소월에게 영혼은 영원불변의 아름다운 존재로서 시작(詩作) 과정을 통해 한없이 지향되어야 할 대상이었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에 주목하며 이 글은 김윤식의 초기 시론을 경유하여 ‘혼(魂)’이라는 개념이 문학적으로 재개념화될 필요성을 제시하고 ‘혼(魂)’적인 것에 다가가고자 하는 시인의 의지가 근대에 대항하고자 하는 창조적인 형식의 성취일 수 있음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attempt an overall reexamination of the value of poetry by hon(魂) based on the specific contents of Kim Yun-sik’s master’s thesis, ｢The Structural Properties of Poetry｣(1962) and criticism from the 1960s. Kim Yun-sik’s master’s thesis is based on the organic poetics of New Criticism theory. However, after his master’s thesis, he criticized New Criticism theory and organic poetics and moved toward Georg Lukács-style historicism. At the core of the dilemma that Kim Yun-sik felt within New Criticism theory was the issue of the organic totality of poetry. Kim Yun-sik’s critical awareness of the New Criticism theory can be seen to be directly connected to the rejection of romantic tendency and conservatism inherent in this theory. The aspects of Kim Yun-sik’s poetry and criticism written in the 1960s show significant similarities with the early criticism of Georg Lukács, represented by Die Seele und die Formen(1910). Both of them attempted to approach poetry from a formal aspect in their early works. While Kim Yun-sik’s master’s thesis focused on the linguistic aspects of poetry, Lukács’ early criticism differs in that it focuses on the issue of the soul that exists within the form. However, the two share the same perspective in that they recognized the unformed soul as a dangerous being that can cause the destruction of a human being. Kim Yun-sik and Lukacs viewed the soul as a being that must be controlled by form. However, at the same time, for them, soul was the essential source of literature and an entity of eternal longing. After the early poetics, the hon(魂), that is, the longing and nostalgia for pure lyricism, remains like a blood vein that runs through the entire poetics of Kim Yun-sik. This recognition of the soul can be said to be one of the fundamental reasons why Kim Yun-sik’s major poetic theories evaluated the poetry by hon(魂) represented by Kim So-wol, as falling short of modern poetry. In Kim Yun-sik’s poetics, the soul was a fearful entity that could not be controlled and had no direction. However, at the same time, Kim Yun-sik said that Kim So-wol’s poetry is closest to the essence of lyricism because it is driven by hon(魂). Kim Yun-sik’s attitude of trying to leave poetry by hon(魂) as incomprehensible is similar to the attitude of New Criticism theorists who sanctify poetry as a complete world. Meanwhile, Kim So-wol in 1925 showed a position contradictory to Kim Yun-sik regarding the soul. For Kim Yun-sik, the soul was a fundamental fear of unknown depth, while for Kim So-wol, the soul was an eternal, unchanging, beautiful being, an object that should be endlessly pursued through the process of writing poetry. Focusing on these differences, this paper seeks to suggest the need for the concept of hon(魂) to be reconceptualized in literature through Kim Yun-sik’s early poetics. Ultimately, this paper seeks to consider how the poet’s will to approach the hon(魂) can be the achievement of a creative form that seeks to counter modern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