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인간생활의 시작에서부터 문명과 밀착되어 인간의 물질적, 정신적 욕구를 최대한 만족시키는 창조적 활동이다. 전통적으로 디자인의 창조적 활동은 숙련된 장인들의 직관과 경험...
디자인은 인간생활의 시작에서부터 문명과 밀착되어 인간의 물질적, 정신적 욕구를 최대한 만족시키는 창조적 활동이다. 전통적으로 디자인의 창조적 활동은 숙련된 장인들의 직관과 경험에 의해 이루어지며, 사람들이 계획하고 그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기술적 행위로 인식되어져 왔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디자인하는 대상에 대한 이론적인 이해가 없어도 매우 정교한 디자인을 모순 없이 조리 있게 만들 수 있었다. 반면, 산업혁명 이후 현대사회에서의 디자인 행동은 사물을 디자인하는 작업과 제작하는 과정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서 디자인을 하는 사람의 생각이 담긴 시각적 표현물이 완성되어야만 제작과정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러한 시각적 표현물은 사물의 제작된 상태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야 하며, 따라서 이러한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취합하고, 디자인 대상의 용도와 기능을 정확히 분석하여, 디자이너의 추상적인 아이디어나 사용자의 요구를 실제의 형태로 만들어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제품디자인 과정에서의 직관과 경험에 의한 불명확성을 최소화하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디자인을 체계화 하려는 노력은 1960년대 초반부터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으며 1970년 중반부터는 직관적 이해로부터 사실적 기술을 통한 디자인 행위가 과학적 탐구 방향으로 전환하여 실제 디자인의 작업과정, 디자이너의 사고방법, 디자인 문제해결방법, 디자인행위의 본질에 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디자인과정에서 디자인방향을 구체화시키는 단계는 제품디자인 프로세스 중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이나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통해 진행되는 디자인 전문성은 종종 암묵적이고 내재적이다. 직관과 경험으로 이루어진 디자인행위는 명확하지 않고 개인적인 능력차이나 특성에 따라 다른 결과를 도출시키는 경향이 있으며 심지어 전문적인 디자이너마저도 그들이 디자인하는데 사용되는 방법이나 사고과정을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디자인 교육계가 갖고 있는 주요 문제이기도 하다.
본 연구는 인지과학의 대표적인 질적연구 방법인 “프로토콜 분석방법”을 이용하여 디자이너의 제품디자인 프로세스상의 인지적 행동을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연구하는데 목적이 있다. 즉 디자인 과정에서 이루어진 디자이너의 분석사고 및 행위와 디자인 결과를 바탕으로 디자이너가 어떤 내용과 형식을 사고하고 문제해결에 대한 해결방법과 의사결정이 어떤 영향으로 이루어지는가를 규명해 보려는 것이다.
본 연구의 주요 내용 및 성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디자인 방법론과 관련된 인지과학 및 정보처리이론의 대표적인 선행연구에 대한 고찰을 통하여 제품디자이너의 사고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방법을 정립하였다.
그 첫 번째는 행위에 대한 반영 관점의 연구로서 디자이너가 디자인하는 동안 무엇을 보고, 생각하며, 세부적인 문제해결에 어떤 관심을 가지는지에 중심을 두는 “내용지향적인 연구방법”이다. 두 번째는 시간적인 분배와 순차적인 적용을 처음부터 고려하고 감성적인 직관보다 디자인프로세스 진행과정을 문제해결 과정으로 보고 디자인문제를 해결해 가려는 “절차지향적인 연구방법”이다. 본 연구는 이 두 가지 선행연구를 병행하여 고찰하였다.
둘째: 선행연구에 대한 고찰을 통해 전체적인 틀을 구조화하고, 실제 프로토콜에서 발견되는 디자인 행동들을 중심으로 “코딩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인지분석을 위한 코딩시스템은 대표적인 선행연구의 이론적 고찰과 실험을 통해서 수집된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기본적인 “코딩시스템”을 하향식 방식(Top-down Method)으로 개발하였으며, 디자인 범주로는 시각화, 지각화, 기능화, 전략화, 개념화로 구분하고 각 범주에 해당되는 주요목표와 세부목표를 분석하여 코드화 시켰다.
제품디자이너의 사고과정 분석을 위한 코딩시스템의 세부범주는 다음과 같다.
1)시각화 범주:D-Action (Make Depictions) - 물리적인 그리는 행위
:M-Action (Motion Simulation) - 추론적인 시뮬레이션
2)지각화 범주:L-Action (Look) - 직관적인 보기, 응시하기
3)기능화 범주:F-Action (Product Evaluation) - 제품에 대한 기능적 평가
4)전략화 범주:S-Action (Rule Operator / Instance Operator) - 법칙공간
과 예제공간에 대한 정신적인 작용소
5)개념화 범주:C-Action (Understand / Reconstruct) - 디자인목표에 대한
이해, 표상
:C-Content (Design Factors) - 디자인요소, 잠재성, 사용성
셋째: 인지심리학의 질적 연구방법이기도 한 “프로토콜 분석방법”을 이용하여 제품디자이너가 어떠한 내용과 형식의 사고를 하는가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전문가, 중급자, 초보자의 디자인 작업과정은 크게 분석단계, 개념화단계, 시각화단계, 최종결정단계로 나눌 수 있다. 디자인 분석단계는 디자인 컨셉에 대한 이해와 목표설정, 용도구상, 활용계획, 제품개발계획 등의 행위가 많이 발생되었고, 개념화단계는 디자인 컨셉에 대한 경제성 분석, 사용성, 자유로운 발상, 디자인 전개, 재질설정, 소비자 선호도 등의 행위 빈도를 나타내었다. 또한, 시각화단계에서는 시각적 표현물을 집중적으로 생성하고 디테일스케치를 포함한 구조적인 예측, 디자인 표현을 위한 초기렌더링, 감성분석, 조형분석 등의 행위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최종결정단계인 설득과정에서는 디자인 정립 및 확정, 도면계획, 양산에 대한 평가를 전반적으로 진행하였다.
실험에서 수집된 자료를 이용하여 각 단계별로 나타나는 제품디자이너의 사고과정 및 문제해결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전문가는 초기분석과정에서 전체적인 기본개념구상이 되는 반면에 초보자는 단계마다 각기 다른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여 마지막 단계에서도 지속적인 해결안을 도출하지 못하였다.
2) 전문가와 중급자의 경우 시각화 단계에서 병렬적인 처리과정(Parallel Process) 을 통해서 3가지 유형의 시각적 표현물을 도출한 반면 초보자의 경우 각 단계를 하나의 단위로 해서 각각 순차적인 처리과정(Serial Process)을 통하여 3가지 유형의 시각적 표현물을 한 번에 하나씩 시각적 표현물로 도출하였다.
3) 문제해결과정에서 서로 다른 인지활동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인지능력이 전문가는 초보자에 비해 디자인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다양한 정보를 적절하게 이용하며, 각 범주에 해당되는 주요 목표와 세부 목표를 분석하고 조절하면서 디자인을 수행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4) 전문가는 중급자와 초보자에 비해 문제해결 과정에 대한 이해가 높고 전체적인 디자인의 행동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시간 인지 능력이 우수하였다. 이러한 시간 인지 능력은 목표한 디자인 결과물을 도출시키는 높은 수준의 인지활동으로 평가 할 수 있었다.
5) 본 연구결과, 과거 챈(Chan, 1990) 의 프로세스에 대한 인지적 활동연구에 대한 결과보다 이론적 발전을 이룬 것은 목표지향적인 디자인 프로세스 외에도 제품디자이너의 인지적 활동 중에는 항상 예측을 기반으로 하고 이러한 예측을 실제 형상적인 형태(Figural)로 표현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인지적 활동은 기존의 건축 디자인 분야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제품디자인 활동의 고유한 행동 특성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제품디자인 프로세스에는 예측(Predict: Pre)과 이에 대한 검토(Predictive Structure: D ps / Motion Simulation: M sim)가 전문가, 중급자, 초보자 모두에게서 발견이 되었다. 이러한 특성은 전문성이 높아짐에 따라예측과 그 예측에 대한 검토 행위의 빈도가 증가하였다.
6) 전문가, 중급자의 디자인작업 시 이전에 작업한 시각적 표현물로의 회귀가 디자인 전체 과정에서 나타나며 특히 시각화 단계에서 높게 나타났다. 초보자의 경우도 개념화와 시각화에서 회귀 현상이 발생하며 마찬가지로 시각화 단계에서 높은 빈도로 발생하였다. 이러한 전문가, 중급자, 초보자의 문제해결을 위한 회귀현상은 제품디자이너의 활발한 인지적 사고특성으로 파악 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제품디자이너의 인지적 사고 분석을 통해 디자인 방법론에 대한 이론적 틀을 제시한 것과 제품디자인의 행동 패턴을 구조화시키는 것에 대해 고찰 하였다. 또한 제품디자인 실무과정에서 디자이너가 어떤 내용과 형식을 사고하고 문제해결에 대한 해결방법과 의사결정이 어떤 영향으로 이루어지는지를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이러한 분석으로 효율적인 디자인 작업을 위한 방향설정이 가능하고, 직관과 경험에 의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교육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인지적 접근방식을 통해서 전문성에 대한 범위와 수행능력을 재평가하여 전문적인 제품디자이너 양성을 위한 교육적 방향성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