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김채원 소설에 나타난 초현실주의적 상상력과 그 의미를 고찰함으로써 동시대 작가들과 변별되는 김채원의 미학적 특징과 현실 대응 방식을 알아보고자 한다. 김채원이 등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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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서울대학교 대학원, 2020
학위논문(석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현대문학전공 , 2020. 2
2020
한국어
810 판사항(22)
서울
A Study on the Surrealistic Imagination in the Works of Kim Chae-won
iv, 165 p. ; 26 cm
참고문헌 수록
I804:11032-00000016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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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김채원 소설에 나타난 초현실주의적 상상력과 그 의미를 고찰함으로써 동시대 작가들과 변별되는 김채원의 미학적 특징과 현실 대응 방식을 알아보고자 한다. 김채원이 등단하여...
본 연구는 김채원 소설에 나타난 초현실주의적 상상력과 그 의미를 고찰함으로써 동시대 작가들과 변별되는 김채원의 미학적 특징과 현실 대응 방식을 알아보고자 한다. 김채원이 등단하여 활발히 활동한 시기인 1970-80년대, 문단에서는 ‘진보’를 강조하는 주체환원적, 이념환원적인 민족·민중문학론이 발전하는 한편, 리얼리즘론이 문학의 인식에 강한 구속력을 행사했다. 여성운동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던 시기이기도 한데, ‘진보’를 주장하는 마르크스주의 여성해방론자들은 민족문학 진영이 그랬듯 리얼리즘을 인식 틀로 삼고, 남성 노동자 전형에 부합하는 여성 인물의 전범을 상정해 그 전형과 다른 소설은 비판해나갔다. 이들에게 전통적 여성상이 나타나고 꿈, 환상, 무의식이 넘나들며 직선적인 서사가 부재하는 김채원의 소설은 봉건적 가치관을 답습한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김채원이 리얼리즘에 일찍이 의문을 표했다는 점에서, 김채원의 소설은 소설이 객관적 현실의 반영에 불과하다는 틀에서 벗어나 해석해야 한다.
김채원의 독특한 서사 형식을 초현실주의 이론으로 분석함으로써 예술적 전위되기 속 함유된 실천성을 살필 때, 김채원이 소외와 물화를 촉진하는 ‘진보’ 이념과 그 기저의 젠더적 규범 질서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대응하고자 했음이 드러난다. 김채원이 일찍이 초현실주의를 접하여 자신의 소설에 초현실주의 계열의 작품을 삽입했다는 사실은 김채원과 초현실주의 사이의 관련성을 방증한다.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문명의 파멸을 목격한 유럽의 예술가들이 진보 이념과 물질주의에 대항하여 일으켰다는 초현실주의 운동의 배경은 김채원이 1970-80년대 목도한 한국의 상황과도 유사하다. 초현실주의가 한국의 억압적 현실 하에서 모더니스트, 리얼리스트를 가리지 않고 차용되었음을 고려한다면, 김채원의 초현실주의적 감각 역시 현실 대응의 한 방편일 것이다. 김채원 소설과 초현실주의를 조명하는 이 연구는 한국 문단에서 문제시되어 왔던 모더니즘 대 리얼리즘과 같은 이분법을 탈피해 작품을 고찰하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2장에서는 김채원이 전쟁과 관련된 가족사를 통해 초현실주의적 감각을 체득하는 과정과, 그로 인해 배태된 상상력으로써 젠더화된 도시 질서를 전복하는 양상을 살펴본다. 김채원이 문인 가족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김채원의 소설과 최정희, 김동환의 문학관을 비교할 때, 전쟁 이후의 파국적 현실을 구원을 담지한, 신비로운 것으로 바라보는 김채원의 몽상적 시선이 부각된다. 나아가 유학시절 소설에서는 진보된 도시의 물질만능주의, 이기주의와 결부된 가부장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드러나는데, 유학 직후 쓴 소설의 예술가 화자들이 그러한 현실에 초현실주의적으로 대응한다는 점에서 김채원의 몽상적 시각을 초현실주의로 구체화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김채원이 초현실주의가 극복하고자 했던 근대 이성의 원리나 자본주의적 합리성에 남녀의 문제를 포함시키고, 그 문제를 여성 화자의 상상력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여성을 욕망의 대상으로 삼는 관행을 거스르고 환상을 통해 욕망을 추구하는 여성을 그리는 김채원식의 초현실주의는 그 서사 양식 자체로써 진보의 환상을 깨뜨리고 진보의 폭력성에 맞서는 동시에, 젠더적 위계질서를 전복한다.
3장에서는 ‘객관적 우연’이라는 초현실주의 형식으로 김채원 소설을 분석함으로써, 김채원이 진보 질서를 전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근대에 의해 배제된 타자의 질서와 언어를 새로이 창조하고자 했음을 논증한다. 근대 역사학에서 여성 노동자, 미성년자와 같은 ‘타자 혹은 비정상인’의 서발턴들은 언어를 소유하지 못했다. 소설에서 여성 화자들이 아이, 분신과 같은 여성, 현대사회로부터 고립된 인물을 만남으로써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내는 서사는, 타자의 질서를 받아들이고 타자의 언어를 생성하겠다는 의지다. 먼저 어머니 화자들은 주부의 일상을 초현실주의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아이라는 타자로부터 근대 과학이 정립한 직선적 시간관을 탈주하는 시간성을 발견한다. 나아가 자매와 같은 분신과의 만남을 통해 타인과 관계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짐으로써 미적인 언어, 예술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발화하기에 이르며, 이때 문명이 부여한 상처는 치유된다. 아이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모성적 사유와 초현실주의적 상상력의 결합으로써, 직선적 시간관을 벗어난, 치유의 힘을 지니는 미적 언어를 창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 소설들은 한국 사회 여성들의 생활 속에서 우러나온 창조적 사유의 가능성을 탐색한다는 의의를 지닌다.
4장에서 살펴볼 소설들에서 김채원은 직선적 시간관을 벗어난 미적 언어를 직접 창조함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콜라주로서의 역사, 벤야민 식의 현재성의 세계를 구성한다. 전쟁 경험과 역사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소설들에서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위기상황과 맞닿을 때, 화자는 사랑이라는 구원을 발견해낸다. 버틀러의 이론을 참고하자면 그러한 결말은, 자신의 취약함을 깨달은 주체가 상해 입을 수 있음을 알면서도 사랑에 의해 타자와 연결되고자 할 때 역사의 파국을 막고 현재를 구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씌어진 「환」 연작에 이르러서는, 초현실주의적 미학을 지니면서도 타자와의 연결을 가능케하는 윤리적인 언어가 ‘소설’임이 밝혀진다. 진보적 역사관을 부정하고 타자의 기억을 소환하는 「겨울의 환」을 시작으로, 「봄의 환」, 「미친 사랑의 노래-여름의 환」에서는 타자의 질서를 마주하고 언어화하는 과정이 형상화된다. 「가을의 환」에서 사회 모순 구조의 타자인 ‘너’와 적극적으로 씨름하고 관여함으로써 소설이 탄생한다는 결말이 맺어지며, 비로소 진보의 타자들과 관계를 맺기 위한 언어가 소설임이 공고해진다. 몽상의 감각을 통해 현실을 전복하면서도 타자의 질서를 받아들여 소통을 가능케 하는 소설이야말로 이 세계를 구원할 수 있음을 김채원은 「환」 연작에서 그려낸다.
1970년대를 획일성과 경직성으로 판단하고, 초현실주의라는 다양성으로 대응하며 작품 창작을 해나간 김채원은 초현실주의적 상상력을 통해 물질문명과 가부장제라는 거대 질서의 폭력으로 인한 관계 단절로부터 탈피하고 진보적 역사의 타자들과 새로이 관계 맺고자 했으며, 이를 가능케하는 언어가 소설이라 믿었다. 이러한 초현실주의적 인식 체계 하에서 역사를 재구성하기 위해 복기되는 전쟁의 기억은 단편적인 이미지로 회귀하며, 화자로 하여금 파국과 구원의 감각을 함께 느끼도록 한다. 이는 동시대에 전쟁을 소설화한 박완서나 오정희와도 구분되는 지점으로, 김채원의 소설은 전쟁을 서사화하는 새로운 방식을 문학사에 기입한다는 의의를 지닌다. 초현실주의 이론을 바탕으로 김채원 소설의 문학사적 의의를 밝히고자 한 이 연구를 시작으로, 문학에서 상상력, 환상, 몽상이 지니는 의미가 활발히 연구되기를 기대해 본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This study aims to find out Kim Chae-won’s aesthetic peculiarity, which makes her distinguished from other contemporary writers, by examining the surrealistic imagination and its meaning in her novels. In the 1970s and 1980s, when Kim Chae-won start...
This study aims to find out Kim Chae-won’s aesthetic peculiarity, which makes her distinguished from other contemporary writers, by examining the surrealistic imagination and its meaning in her novels. In the 1970s and 1980s, when Kim Chae-won started her literary career and was highly active, minjok(nation) literature that emphasizes ‘progress’ and ideology arose in the literary circles. At the same time, realism exercised a strong binding force on the perception of literature. It was also a time when a new horizon for women’s movement appeared. Marxist Feminists advocating ‘progress‘ used realism as a framework for perception, as was the case with the minjok(nation) literature, and set up the prototype of female characters similar to that of male workers and then criticized other novels when their characters differed from the prototype. To them, Kim's novel which contains traditional female characters, non-linear narrative with dreams, fantasies and unconsciousness was considered to follow the feudal values. However, given that Kim showed interest in surrealism paintings by questioning realism in her earlier career, the unique form of narrative in Kim's novel should be interpreted not from the theory of realism, but from that of surrealism.
Examining the surrealistic imagination shown in her novel and literary practicality contained in such avant-garde art, this study will clarify that Kim intended to respond first to the ideology of progress which promotes materialism and reification, and then to gendered norms and order. The ideological background of surrealism-European artists who witnessed the destruction of science, philosophy and civilization after World War I initiated surrealism against the ideology of progress and materialism-is similar to the condition of Korea that Kim Chae-won faced in the 70s and 80s. Considering that various literary groups in Korea adopted surrealism under the harsh oppression of Japan, this study assumes that Kim acquired a surrealistic sense not because she unconditionally followed foreign theories but because she hoped to change the realities she faced. Shedding light on surrealism as well as Kim’s novel would suggest a new methodology that allows the reevaluation of literary works sternly categorized as modernism or realism.
Chapter 2 first focuses on how Kim came to bear a surrealistic sense through the family history of war and division, and how she attempts to subvert the gendered order of city using surrealistic imagination. Comparing Kim's novels with Kim Dong-hwan and Choi Jeong-hee's literary views, it turns out that Kim Chae-won regards the war and post-war division as mysterious and surrealistic incidents that contains salvation. Based on the unique perception, in her novels, Kim aims to break the illusion of progress and resist to the violence of the patriarchal system combined with materialism and selfishness in capitalist society with many surrealistic imaginations. What makes Kim’s surrealistic imagination special is her interest in gender issues. Kim goes against the male-centered surrealism of objectifing a woman by relating gender issues with the problems that surrealism attempts to overcome and by showing a female character’s strong desire to confront such troubles with her own imagination. The surrealistic style itself cracks the ideology of progress and subverts the gendered hierarchy.
Applying ‘hasard objectif’ to Kim’s novel, Chapter 3 will demonstrate that Kim attempts to create the order and language of ‘the other’ excluded by modernity. In modern civilization, the subaltern groups of ‘the other or the abnormal’ such as female workers, communists, and homosexuals did not own the language. When female characters encounter underage children, women like their alter ego, and figures isolated from modern society in Kim’s novels, they look back on their lives and create a new language with a distinct rhythm. They try to accept the order of the other and create the language of the other. The mother narrators in the novel discover a time order that breaks the linear time frame established by modern science, by looking surrealistically at the housewife’s everyday life and their children. Furthermore, through the encounter with a sister-like alter ego, women create their own voice through artistic language which has the potential to heal wounds by civilization. Kim insists that aesthetic language beyond the chronological, and linear time frame can be created by combining surrealistic imagination with maternal thinking and that such language could heal the Other. In these novels, Kim explores the potential of creative thinking that has emerged from the lives of women in Korean society.
Chapter 4 firstly deals with the novels in which Kim creates a history as a collage of the past and present, namely, Walter Benjamin’s Actuality. In these novels, when the memory of the Korean War comes in contact with the present, the narrator discovers the salvation in love. Referring to Judith Butler’s theory, the novels portray that people can prevent the collapse of history and save the present by realizing their vulnerability and making a bond of vulnerablity. From the series of “Hwan” written from the 1980s to 2000s, it turns out that the novel enables people to bond with others with aesthetic and ethical language. Firstly, “Winter's Hwan” denies a linear time frame and a history of progress by inserting the memory of the Other. In “Spring's Hwan” and “Crazy Song of Love - Summer's Hwan,” the author seeks a language that makes possible to communicate with the Other. Lastly, in “Autumn’s Hwan,” the main character starts to write a novel after actively tackling and engaging with ‘you’, the Other of social structure. This means that the language for the relationship with the Other of progress is certain to be a novel. Kim intends to show that only the novel can both subvert reality through the surrealistic imagination and bond with the Other.
Kim Chae-won responded to 70s’ uniformity and rigidity with the diversity of surrealism. Through surrealistic imagination, she resists to the violence of material civilization and patriarchal system, build a new relationship with the Other, and to re-establish a history with an aesthetic language, a novel. Her tendency to view the memory of war as both catastrophe and salvation makes her distinguishable from Park Wan-seo and Oh Jung-hee, who also portray the war in their novels. Closing this study, which aims to disclose the literary and historical significance of Kim Chae-won's novels by referring to surrealism, I expect the imagination, fantasy and daydreaming in literature to be studied more intensi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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