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공간의 중재를 통해 세계와 연결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우리 자신의 위치를 정하고 우리가 있는 장소, 우리 주변의 다른 장소에 대한 의식을 갖고 있다. 위치를 정하는 것은 인간 실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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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공간의 중재를 통해 세계와 연결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우리 자신의 위치를 정하고 우리가 있는 장소, 우리 주변의 다른 장소에 대한 의식을 갖고 있다. 위치를 정하는 것은 인간 실존...
인간은 공간의 중재를 통해 세계와 연결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우리 자신의 위치를 정하고 우리가 있는 장소, 우리 주변의 다른 장소에 대한 의식을 갖고 있다. 위치를 정하는 것은 인간 실존의 선험적인 조건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특별한 시간에 특별한 장소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소는 인간이 세계와 접촉하는 곳이다. 장소는 물체, 사람, 행위, 분위기를 담는 건축 요소의 형상화로 우리는 장소를 만들고 조직함으로써 우리가 사는 세계를 이해한다. 장소 만들기로서 건축이란 특정한 위치가 '하나의 장소'로서 구별될 수 있음을 인식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장소의 인식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며 장소와 관련되는 기억과 용도 역시 공유될 수 있다. 이렇게 장소는 실제적, 사회적, 역사적, 신화적, 종교적 의미를 비롯한 수많은 의미들을 갖게 된다. 의미를 인지하고, 기억하고, 선택하며, 공유하고, 획득하는 이 모든 것은 건축이라는 과정에 기여한다. 사람들이 장소를 조직하는 방식은 우리의 믿음과 열망, 세계관과 관련된다. 따라서 장소, 즉 특정한 공간을 분석하는 것은 곧 인간의 세계를 탐구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공간의 기호 현상학적 연구에 관한 것이다. 공간은 실용적 대상으로서의 장(場)만이 아닌 다른 것을 의미한다는 전제 아래, 의미작용을 연구하는 기호학의 분석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곧 공간은 유의미적 실천(signifying practice)이기 때문에 공간을 만드는 건축가의 활동은 기호학적인 활동이라는 말로 바꾸어 표현할 수 있다. 그레마스(Greimas)가 구상한 ‘공간 언어들의 기술, 생산, 해석’을 목적으로 하는 공간 기호학을 통해 공간 건축물의 기술, 유의미성을 가지는 ‘장소 만들기’의 방식 그리고 수용자 측면의 경험을 살펴봄으로써 장소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분석 대상으로 삼은 종묘(宗廟)는 유교사회의 이데올로기가 철저히 반영된 기호학적 활동으로 조성된 공간이다. 종묘라는 공간의 핵심은 왕조의 영원성이라는 이데올로기를 공간에 어떻게 투영했는지에 관한 것으로 의미적 측면과 경험적 측면의 기호 현상학적 분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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