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에서는 제주도 서사무가 〈문전본풀이〉의 이본 15종을 대상으로 인물 관계의 구체적 국면에 드러나는 ‘노일저대귀일의 딸’(이하 노일저대)의 형상을 면밀히 살피고, 이를 통해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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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Korean
문전본풀이 ; 노일저대귀일의 딸 ; 노일저대 ; 폭력 ; 계모 ; 첩 ; 가부장(제) ; Munjeonbonpuri ; Noiljeodaeguil’s daughter (Noiljeodae) ; violence ; stepmother ; concubine ; patriarc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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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121(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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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에서는 제주도 서사무가 〈문전본풀이〉의 이본 15종을 대상으로 인물 관계의 구체적 국면에 드러나는 ‘노일저대귀일의 딸’(이하 노일저대)의 형상을 면밀히 살피고, 이를 통해 작...
이 논문에서는 제주도 서사무가 〈문전본풀이〉의 이본 15종을 대상으로 인물 관계의 구체적 국면에 드러나는 ‘노일저대귀일의 딸’(이하 노일저대)의 형상을 면밀히 살피고, 이를 통해 작품에 나타난 폭력과 그 의미에 대해 규명하고자 했다. 이는 노일저대가 ‘악인’으로만 논의되어 오면서 그의 다양한 면모가 조명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가 저지르는 폭력 행위의 심리적 · 사회구조적 맥락에 대한 고려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15종의 이본을 두루 살펴보았을 때, 남선비와의 관계에서 노일저대는 그간 논의된 것처럼 쾌락적이거나 퇴폐적인 인물로 볼 수만은 없다. 일부 이본에서 노일저대는 노름, 유흥, 향락 등과 무관하게 그려진다. 특히 남선비가 좌절감에 빠져 아무런 노동을 하지 않는 반면 노일저대는 품팔이를 다니며 남선비를 먹여 살린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전본풀이〉의 몇몇 이본들은 여산부인의 등장으로 인해 노일저대가 겪었을 소외, 혹은 이에 대한 두려움을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남선비의 형상을 통해 이들의 관계가 매우 취약한 기반 위에 놓여있었다는 점 또한 보여준다. 노일저대는 이러한 두려움 때문에 여산부인을 살해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아들들과의 관계에서도 노일저대는 철두철미한 냉혈한이라기보다는 두려움이 많은 나약한 인간으로 그려진다. 어떤 이본에서는 허술하고 겁이 많아 조롱의 대상이 된다. 또한 노일저대가 가정과 지역사회 내에서 배제되고 축출되리라는 불안과 두려움, 자포자기의 심정을 느끼는 부분이 나타나기도 한다. 노일저대는 이 두려움 때문에 아들들들 죽이려 하고, 자살에까지 이른다.
노일저대가 느끼는 두려움과 그가 보이는 나약함은 노일저대 개인의 태생적인 문제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전본풀이〉 이본들은 노일저대의 폭력을 역사적으로 소외와 배제를 경험한 첩/계모 집단의 문제로 형상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달리 말해, 이 신화는 노일저대의 폭력을 그가 이미 겪었거나 간접적으로 학습한 폭력의 결과로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결말부에서는 노일저대를 향한 아들들의 복수심을 강조하고, 끝내 그 신체를 찢음으로써 그가 저지른 폭력이 결코 용서받을 수 없으리라는 진실 또한 담아내고 있다.
남선비를 이 가정에 닥친 불행의 책임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려는 전략이 작품 곳곳에 숨어 있다는 점에서 〈문전본풀이〉는 가부장 중심의 사고를 반영한 신화로 읽힐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몇몇 이본들은 남선비를 향한 비판과 조롱의 시선을 통해 이 가정에 닥친 불행과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이러한 의문은 특히 노일저대를 통해 본격적으로 제기된다. 새롭게 가족구성원으로 유입된 그는 과격하고 폭력적인 언어와 행위를 일삼는데, 이는 역으로 기존의 가부장 중심의 가족 질서가 지닌 부당함을 드러내는 기능을 한다. 요컨대 〈문전본풀이〉 이본들은 노일저대의 입체적인 형상과 작품 속 다층적인 폭력을 형상화하고, 이를 통해 가부장 중심의 가족질서에 균열을 일으키며 전승되고 있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clarify the meaning of the violence embodied in the Munjeonbonpuri by focusing on the relationship between ‘Noiljeodaeguil’s daughter (Noiljeodae)’ and other characters described in 15 different versions of the wo...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clarify the meaning of the violence embodied in the Munjeonbonpuri by focusing on the relationship between ‘Noiljeodaeguil’s daughter (Noiljeodae)’ and other characters described in 15 different versions of the work.
When comparing specific aspects of the relationship between Noiljeodae and NamSeonbi appearing in 15 different versions, she seems to be far from being lazy, decadent, and hedonistic in their relationship as discussed so far. Also, some Munjeonbonpuri versions capture and show the feelings of alienation and fear that Noiljeodae experienced with the appearance of Yoesanbuin. Meanwhile, in her relationship with her stepsons, Noiljeodae is portrayed as a weak person trembling in fear of being alienated or killed. Munjeonbonpuri portrays the violence as a result of the collective weakness that has historically experienced alienation and exclusion, rather than a problem of an individual with an evil disposition. In other words, the work depicts violence in close relationship with the violence she experienced directly or indirectly. Therefore, it can be said that Munjeonbonpuri provides insights into the psychological and social context in which violence occurs through the character Noiljeodae.
Munjeonbonpuri is likely to be regarded as a myth that contains patriarchal ideas. However, these 15 versions of the work create a rift in the patriarchal thinking by embodying the various aspects of the Noiljeodae and the multi-layered violence that can occur in a male-dominated social system.
목차 (Table of Contents)
참고문헌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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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풀이와 전설에 나타난 신들의 전쟁양상 - 김통정 사례를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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