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 사이버재물개념과 철학적 근거

국문 초록 (Abstract)

사이버재물이 현실생활에서 점차적으로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거래되는 대상과 액수도 커진만큼 그 피해도 심각하다는 점에서 법률상 보호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예컨대 게임업계 추산 국내온라인게임의 현금거래규모는 1조원을 훌쩍 넘는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대표적인 경우들을 몇 가지 살펴보면, 비트코인의 4000억 도난의혹으로 인한 도쿄거래소 폐쇄사건, MMORPG 게임아이템의 현금거래로 인한 게임머니 환전행위에 대한 무죄판결, 스노든이나 위키리스크 사건, 대표적인 카드회사들에서 유출된 무형의 개인정보가 국제적인 거래의 대상이 된 사건 등이 있다. 사이버재산의 보호는 복잡한 법이론적, 철학적 질문들을 야기한다. 예를 들어 우선 사이버공간에서 침해되는 객체의 실존여부가 문제될 것이고, 무엇에 대한 침해인지, 어떠한 행위를 침해로 볼 것인지가 문제된다. 또한 비난의 대상이 결과인가, 행위인가 아니면 위험인가 등 침해의 근거와 정도에 대한 평가도 문제될 것이다. 전통적인 재산권 즉, 유체물 소유권보다도 디지털재물에 대한 권리는 보다 더 많은 제한을 받아야만 하는가에 관한 문제도 제기될 것이다. 또한 사이버재물은 현재의 보수적 관념에 의하면 문리적 해석이라기보다 필요에 따른 목적론적 확장이다. 사실은 물건의 성질 때문에 재물성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성 때문에 재물의 개념이 확장된 것이다. 즉 통제, 지배, 처분가능성에 따른 준점유 또는 상태를 처벌하는 것이 된다. 현대정보화사회에서 사이버재물은 기존의 법이론과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구체적 필요성에 때문에 사실상 재물성이 인정되거나 부인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직면해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개별적 문제에 대한 총론적 적용기준을 찾고자 한다. 이를 위해 법률상 재물개념의 기초인 민법과 형법의 문제를 법질서의 통일성의 관점에서 융합하는 연구이며 동시에 이를 철학적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사이버재산의 재물성에 대한 철학적 접근은 재산법에 대한 전통적 철학적 근거라고 할 수 있는 로크의 노동이론, 헤겔의 인격이론과 라딘의 현대적 재해석 그리고 공리주의의 입장에서 분석하고 현대적 시각으로 재조명한다. 또한 현대사회에서 정보교환 및 민주주의의 의미를 비판적으로 분석한 현대 철학자들의 연구도 감안하여 사이버재산의 사유화가 언론의 자유 등 기본권을 부당하게 제한할 수 있는지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정보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가져온 급격한 사회변화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각 법영역의 특색과 함께 디지털정보사회에 대한 실증적인 이해도 빼놓을 수 없다. 법은 한 사회의 문화와 구성원의 전반적인 의식을 반영하므로 연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법리적, 철학적, 사회적 기저에 대한 융합적 연구가 필요하고 그에 따른 종합적인 자료수집활동도 수반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