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對隋 外交

국문 초록 (Abstract)

이 글은 중국을 통일함으로써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대립구도에 중대한 변화를 야기했던 隋에 대한 신라의 교섭활동을 살펴보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우선 대수교섭 이전 신라의 대중국교섭, 그리고 수의 건국과 중국 통일 이후 국제정세의 변화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다. 그런 다음 신라의 대수교섭의 양상과 그 성과를 살펴보았다.
대수교섭 이전 신라의 대중국교섭은 내물마립간, 지증왕, 법흥왕, 진흥왕대에 이뤄졌다. 법흥왕대까지 신라는 독자적인 교섭 능력이 부족하여 고구려 또는 백제의 도움에 의지해야 했다. 신라의 대중국교섭은 상당히 단속적이고 독립성 또한 결여되었으나 신라의 국가적 성장과 체제 정비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특히 법흥왕대 梁과의 교섭은 외교 면에서는 명백한 실패였지만 선진불교문물에 대한 신라의 욕구를 크게 자극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진흥왕대 한강 유역에 진출한 이후에도 신라는 주로 陳에 사신과 유학승을 보내고 있어 대중국교섭의 목적을 선진문물 도입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81년, 양견(楊堅)이 북주 황실을 찬탈하고 국호를 隋로 했고 589년, 진을 정벌하여 중국을 통일했다. 진이 멸망함으로써 중국에서는 약 370년 만에 통일왕조가 등장했고 그에 따라 대중국교섭 통로가 일원화되었다. 이는 상호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삼국의 입장에서 수와의 관계설정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594년, 신라는 수의 책봉을 받았다. 백제와 고구려가 각기 수가 건국된 직후인 581년에 책봉을 받은 것에 비하면 한참 늦은 것이다. 수는 양과 마찬가지로 신라를 ‘고구려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백제의 부용국’ 정도로 여겨 신라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로 인해 신라와 수의 교섭이 좀처럼 진척되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고구려, 백제와 마찬가지로 본국왕호를 인정해준 신라에 대한 책봉호는 요서 지역에서 갈등을 겪게 된 고구려를 견제하려는 수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후 신라의 사신파견은 전쟁, 천재지변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무산되기도 했으나 대체로 2년을 주기로 삼았던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 백제와 달리 승려가 사신 일행과 동행하고 있는 모습은 신라의 대수교섭의 특징 중 하나이다. 신라는 외교 방면에서 승려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대수교섭의 주안점을 여전히 선진불교문물 도입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608년, 원광의 걸사표(乞師表) 작성은 신라의 대수교섭 군사적 의도가 포함되기 시작한 지표로 볼 수 있다. 걸사표는 수에 전해지지 못했지만 백제에 이어 신라도 삼국의 대립구도에 수를 끌어들이려 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611년, 신라는 백제와 더불어 수에 사신을 보내 고구려 토벌을 요청했다. 이는 그 자체로 소기의 외교적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대수교섭에 있어서 신라는 백제에 비해 열세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수와 백제의 관계가 틀어짐에 따라 양국 관계가 진전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한편 수는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거듭 패하고 전국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나 급속히 무너지게 되었다. 그에 따라 고구려와 백제는 614년, 신라는 615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사신을 보내지 않아 삼국의 대수교섭은 종결을 보게 되었다.
613년, 신라를 방문한 王世儀는 수가 신라에 보낸 처음이자 마지막 사신이었다. 왕세의의 방문은 신라가 수의 중요한 교섭대상국으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왕세의가 황룡사에 방문했을 때 열린 백고좌회는 호국불교적 성격이 강한 행사였다. 이 행사는 형식상 왕의 시주로 열리는 것이었으나 왕세의와 그 일행이 상당한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왕세의의 방문과 백고좌회의 개최를 통해 신라와 수의 관계는 크게 진전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황룡사 목탑지에서 출토된 신수문동경은 隋鏡의 일종으로 양국을 왕래한 사신에 의해 유입되어 지진구 혹은 진단구로 매납된 것으로 보인다. 제작 수준이 매우 높고 隋鏡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한 출토사례인 점을 감안할 때 수 말기 신라와 수의 관계가 급속히 밀착되고 있는 상황을 일면 살펴볼 수 있는 유물이라고 할 수 있다.
隋代에 들어서도 신라의 대중국교섭은 고구려, 백제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미숙한 면모를 드러낸다. 그러나 신라는 외교 면에서 점차 제도적인 정비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611년, 백제와 거의 동시에 청병사를 보내는 등 감각적인 면에서도 큰 진전을 보였다. 신라는 수와의 교섭 과정에서 자국을 둘러싼 국제정세를 이해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경험과 학습은 이후 초기 대당교섭에서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자세로 이어졌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This writing have purpose to search Silla's negotiation activities about Sui Dynasty caused important change in conflict composition of Goguryeo, Baekje, and Silla by uniting China. Above all, we search about Silla's negotiation with China before negotiation with Sui, and change in the domestic situation after Sui Dynasty's founding and China's unity. Then we look for aspect of Silla's negotiation with Sui and it's result.
Silla's negotiation with China befor negotiation with Sui went along in Naemul of Silla, Jijeung of Silla, Beopheung of Silla, and Jinheung of Silla. Until the reign of King Beopheung, Silla was lack of own negotiation ability, so it has to count on Goguryeo and Baekje's help. Silla's negotiation with China was lack of independence and intermittent enough, but it could help in national growth and improvement of system of Silla. Especially, it was thought that in the reign of King Beopheung, negotiation with Yang Dynasty was clear failure in light of negotiation, but it prompt Silla's desire about advanced artifacts of Buddhism. After enter the Han River basin in the reign of King Jinheung, Silla sent envoy to Jin Dynasty. So we can find that Silla had purpose to introduce of advanced artifacts.
In 581, Yang Jian(楊堅) usurped the North imperial family, and made the name of a country Sui. Then in 589, he conquest Jin, and united China. After Jin's fall, unified dynasty appeared in China, and after that, the road of negotiation with China unified. This means that it is important to make relationship with Sui for the Three States. In 594, Silla was given Sui's installation. It is too late than Goguryeo and Baekje's installation in 581. It is seem to Silla's negotiation with Sui was not advanced. The installation for Silla was caused by Sui's purpose to contain Goguryeo.
After that, Silla's dispatching envoy foundered because of several causes like war or natural disaster, but it seems to made period 2 years. The accompany with company of ambassador is one of the characteristic of Silla's negotiation unlike Goguryeo and Baekje. It seems to that Silla used monk in diplomacy, but it's point was introducing advanced artifacts of Buddhism. In 608, Won Kwang's writing of a hero table is seemed to indicator that Silla's negotiation started to contain military purpose. This hero table was not sent to Sui, but it has value that Silla started to take into Sui in the Three State's conflict composition. In 611, Silla asked Sui to suppression of Goguryeo. This is diplomatic coup itself.
In negotiation with Sui, Silla have inferiority than Baekje. But it had effect to advance relationship of the two countries by Sui's relationship with Baekje breaking down. Meanwhile, Sui collapsed rapidly caused by revolt in all across the country. According to this, the Three States finished because they did not sent envoy to Sui.
In 613, Wang Shiyi(王世儀) who visited Silla was the last envoy of Sui. The visiting of Wang Shiyi means that Silla advanced to Sui's important negotiation counrty. When Wang Shiyi visited Hwangnyongsa, there were festival which charactered as buddihist thought for country. The festival was helped by Wang Shiyi and his companies. By Wang Shiyi's visiting and the festival, it is seemed to advance Silla's relationship with Sui. It it seemed that bronze mirror which was founded in Hwangnyongsa was introduced by envoy. It is artifact that can see situation of Silla's relationship with Sui.
Until Sui Dynasty, the Silla's negotiation with China was unskilled than Goguryeo and Baekje. But Silla have institutional organization more and more in diplomaty. Moreover in 611, Silla had advanced that they asked for a dispatch of troops at the same time with Baekje. Silla understanded the domestic situation during negotiation, and this experience and learning became active attitude in negotiation with Dang Dynasty.

목차 (Table of Contents)

• 머리말 1
• I. 수 건국(581) 이전 신라의 대중국 외교 5
• 1. 내물마립간, 지증왕대 신라의 대중국교섭 5
• 2. 법흥왕·진흥왕대 신라의 성장과 대중국교섭 11
• II. 수의 건국과 국제정세의 변화 24
• 1. 수의 건국과 통일 24
• 2. 수 건국 초기 삼국과 수의 관계 26
• III. 대수 외교의 전개 33
• 1. 대수외교의 개시 33
• 2. 대수 외교의 진전 38
• 3. 대수외교의 성격 변화 45
• 4. 대수외교의 종결 54
• IV. 대수외교의 성과 61
• 1. 수를 통한 문물의 전래 61
• 2. 국제정세의 학습과 외교적 역량의 강화 72
• 맺음말 80
• 참고문헌 85
• 【 Abstract 】 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