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시각장애아를 지도하는 미술교사들의 일상과 그들에게 미술교육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를 드러내고자, 5명의 맹학교 미술교사를 연구 참여자로 하여 문화기술지 연구방법으...
이 연구는 시각장애아를 지도하는 미술교사들의 일상과 그들에게 미술교육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를 드러내고자, 5명의 맹학교 미술교사를 연구 참여자로 하여 문화기술지 연구방법으로 질적 연구를 수행하였다. 연구 참여자들과의 심층면담과 수업의 참여관찰, 그리고 수업자료의 수집을 통해 드러난 ‘시각장애아 미술교사의 삶‘은 다음과 같다.
< 한 걸음 내딛기 > 연구 참여자들은 시각장애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 없이 맹학교 미술교사의 첫 발걸음을 시작하였다. 그들은 아이들이 만든 작품들을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칭찬하며, 또한 자신의 논문과 기고를 통해 ‘시각장애아 미술활동의 가능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사회의 선입견과 편견에 맞서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시각장애라는 특별함을 지닌 아이들의 미술교과 지도를 위해 특수교육과 미술교육의 전문성을 모두 갖추려 노력하고 있었고, 그렇게 시각장애아 미술교사로의 힘찬 한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 두 걸음 다가서기 > 연구 참여자들은 시각장애아동의 미술활동을 지도하면서 시각 너머에도 미술이 존재함을 깨닫고, 시각장애를 지닌 아이들이 손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마음으로 느끼며, 표현하고 있음을 말하였다. 그들은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어려움을 덜 겪으면서 미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직접 시각장애아동의 입장이 되어 눈을 감고 미술활동을 해보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었다. 또한 아이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아이들을 향해 마음으로 다가가고 있었고, 지속적인 칭찬과 격려를 통해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그렇게 연구 참여자들은 때로는 아이들의 눈이 되어주고, 때로는 아이들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면서 아이들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미술수업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 세 걸음 물러나기 > 연구 참여자들은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자 조바심내고 욕심냈던 모든 것들이 자신을 위한 욕심이었음을 깨닫고,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하면서 시각장애아들의 입장에서 미술교육을 다시 바라보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수업시수의 부족, 교육 자료의 부족, 보조 인력의 부족 등 수많은 한계에 부딪치고 있었고, 시각장애라는 근본적인 한계와도 맞닥뜨리고 있었다. 또한 동료교사 및 학부모와의 갈등, 업무의 부담, 그리고 자신의 노력을 몰라주는 아이들로 인해 모든 힘과 열정의 소진을 겪으며 시각장애아 미술교육에 대한 회의를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많은 어려움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비우고, 한계와 회의에 눈 감으며, 그렇게 미술교사로서의 일상을 살아내고 있었다.
< 네 걸음 나아가기 > 연구 참여자들은 시각장애아의 경우 직접 경험해보고 만져보지 않으면 잘못된 인식이나 관념을 갖게 되기가 쉽기 때문에 미술수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체험을 만들어주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각장애아동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도구나 학용품의 사용법을 익힐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었고, 아이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교육이 되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들은 시각장애아동의 삶을 위해 미술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며, 그리고 반드시 교육되어야 하기에, 누구도 가지 않은 그 길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었다.
이 연구를 통해 미술교육이 시각장애아동이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그리고 세상만물의 형태와 색채를 배울 수 있도록 큰 기여를 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고, 숱한 한계에 부딪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열정으로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연구 참여자들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을 통해 본 시각장애아 미술교육은 교사의 헌신적인 노력과 인내, 그리고 아동에 대한 넘치는 사랑으로 이루어진 교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