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현실주의의 대표적 이론인 세력균형 이론에 대하여 역사적 경험 사례를 과학적인 방법을 적용하여 살펴보는 것이다. 국가의 힘(power)은 포괄적 개념으로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
본 연구는 현실주의의 대표적 이론인 세력균형 이론에 대하여 역사적 경험 사례를 과학적인 방법을 적용하여 살펴보는 것이다. 국가의 힘(power)은 포괄적 개념으로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본 연구에서는 군사력을 국가의 핵심적 힘으로, 힘의 균형이 군사력의 균형이라 전제하고 연구를 한다. 그리고 세력균형이론에서 힘의 균형이란 이상적이고 완벽한 균형의 개념이아니라, 일정 수준의 범위(range)를 의미하는 것으로 역사적 경험 사례를 통하여 그 균형범위(range)가 어느 정도였으며, 그 균형범위가 국가 간 또는 국가 간 협력을 통한 국가군(nations' group)에서 균형과 불균형에 어떻게 작용하였는지 살펴본다.
힘의 핵심인 상대적 군사력 측정을 위하여 군사력의 속성(attribute)을 육군병력, 해군톤수, 국방비로 하여 국가 간 또는 국가군의 상대적 군사력을 측정, 비교한다. 상대적 군사력 측정을 위해 서로 다른 영역(domain)의 군사력 속성을 군사력비(P)와 표준값(Z)이라는 동일한 영역으로 전환하여 측정한다. 경험적 연구범위는 제 1, 2차 세계대전 이전의 유럽국가와 미국, 일본과 냉전시기의 미국, 소련과 동북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
이러한 연구를 위하여 세력균형이론과 군사력의 상관관계를 다음과 같이 재규정한다. 국가 간 또는 국가군 간에 상대적 군사력 수준이 균형범위 내에 있으면 힘의 균형으로 평화가 유지되고, 그 범위를 벗어나면 힘의 균형은 깨지고 전쟁이 발생한다는 이론과 국가는 우선적으로 자국의 군사력을 증강하고, 국가 간에 군사협력도 추구한다는 이론이다.
역사적 경험사례를 살펴본 결과, 국가 간의 균형 또는 협력에 의한 국가군 간의 균형에서 어느 한쪽의 균형이 유지된 상태에서는 안정과 평화가 유지되었지만, 양쪽이 모두 불균형을 이루는 상황은 불안정하고 전쟁이 발생하였다는 공통된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제 1차 세계대전은 독일과 프랑스와 국가 간의 불균형 상태에서 삼국동맹과 삼국협상의 불균형, 즉 군사협력에 의한 두개의 국가군간의 불균형 상태에서 전쟁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제 2차 세계대전은 독일과 프랑스, 영국의 국가 간 불균형 상태와 삼국동맹과 국가의 불균형 상태에서 전쟁이 발생하였다. 하지만 냉전시기에는 국가 간의 균형 상태나 국가 간의 협력에 의한 균형 상태에서 안정과 평화는 유지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해양국가보다 대륙국가 간의 불균형이 더 위험하며, 육군력과 해군력에 의한 힘의 균형도 가능하다는 것도 살펴보았다.
그리고 역사적 경험 사례를 통하여 균형 범위를 종합한 결과, 균형 군사력비(P)는 이론적 균형점 100%를 기준으로 균형구간이 67%(33.5 < B < 133.5%)이었으며, 균형 표준값(Z)은 0.86이하였다. 이러한 결과에서 군사력의 균형은 범위(range)로 존재하고, 그 범위가 국제체제를 더 불확실하게 만들 수도 있으며, 이 불확실성이 국가들의 군사력을 증강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세력균형이론에서 주장하는 자조(self-help)와 협력에 대한 이론도 대부분의 국가들이 자국의 군사력을 증강하였고, 더불어 군사협력을 통하여 균형을 유지하려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국가들 간의 협력은 자국 힘의 외부적 증강 수단이기도 하지만, 이 협력이 새로운 불균형을 초래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스트리아-헝가리, 이탈리아와 같이 무시 군사력 수준의 국가는 외부적으로 힘의 확보가 필수적이나, 협력은 국가이익을 위한 일시적 수단으로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국가생존도 쉽게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군사력의 증강은 단기간에서부터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고, 상대적 군사력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국가행동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련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25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친 과다한 군사력에 대한 투자는 국가 생존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제 2차 세계대전 독일의 경우처럼 4년간이라는 짧은 기간에 급격한 군사력 건설은 주변국의 대응능력을 상실시킴으로써 순식간에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에서 냉전시대 이후 동북아시아에 주는 함의는 많다. 그 중에 냉전이후 동북아시아 국가들 간의 군사력 균형은 역사적 경험사례와 비교하여 볼 때 불균형의 상태에 놓여 있다. 비록 근시일내 미국의 힘이 사라질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이라는 힘의 공백이 발생하거나 관망자세로 변화된다면 동북아시아는 아주 불안정한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강대국 미국과 부상하는 중국, 견제하려는 일본, 생존을 위한 협력을 찾아야 하는 한국의 상황은 19세기와 유사한 상황으로 세력균형이론이 동북아시아에도 적실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군사력 수준은 무시수준으로 국제질서의 변화에 따라 국가의 생존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 가능한 군사력의 균형수준에서 국가 간의 협력을 추구하고, 바다의 차단성과 해군력으로 해양국가와 대륙국가간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법도 미래 생존전략의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