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목적은, 1910-30년대 식민지조선에 수용된 ‘서양발 연애극’을 통해 ‘번역된 연애’의 정체성을 살피는 한편, 서양발 연애극이 연극계에 불러일으킨 반향을 밝히는 것이다.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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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orean
KCI등재
학술저널
97-14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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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의 목적은, 1910-30년대 식민지조선에 수용된 ‘서양발 연애극’을 통해 ‘번역된 연애’의 정체성을 살피는 한편, 서양발 연애극이 연극계에 불러일으킨 반향을 밝히는 것이다. 연애...
본 논문의 목적은, 1910-30년대 식민지조선에 수용된 ‘서양발 연애극’을 통해 ‘번역된 연애’의 정체성을 살피는 한편, 서양발 연애극이 연극계에 불러일으킨 반향을 밝히는 것이다. 연애극이란 남녀의 연애가 중심 사건이 된 드라마를 말한다. 본고에서는 주요 논의 대상인 「살로메」와 「부활」, 「카르멘」과 「춘희」를 ‘서양발 연애극’이라 총칭했다.
서양발 연애극 중 「살로메」와 「카르멘」은 ‘요부의 애’를, 「부활」과 「춘희」는 ‘신성한 애’를 표상했다. ‘요부의 애’는 여성의 성적 매력과 욕망이 남성을 파멸로 이끄는 연애 서사를, ‘신성한 애’는 여성이 남성에 의해 희생을 당하거나 남성을 위해 자발적으로 자신을 희생하는 연애 서사를 각각 의미한다. 그런데 ‘요부의 애’이든 ‘신성한 애’이든, 서양발 연애극에는 낭만적 해피엔딩이 없다. 서양발 연애극에서 남녀의 연애가 결혼이나 가족 형성으로 귀결하지 않는 것은, 서양발 연애가 가족주의와 순결에 대한 강박 너머의 탈사회적 연애였음을 의미한다.
서양발 연애극을 통해 드러나는 1910-30년대 번역 문예물의 ‘연애’는 1910년대 번안 문예물의 ‘연애’와 분명히 구별된다. 번안 문예물이 고아로 자란 남자의 연애와 결혼과 가족 문제를 다룬 가정극이라면, 번역 문예물은 고아로 자란 여자의 연애와 결혼 불가능성을 다룬 비가정극이다. 번안 문예물이 연애와 가족 형성을 연결시킨 연애-가정극이라면, 번역 문예물은 가족 밖의 연애를 다룬 연애극인 것이다.
서양발 연애극이 연극계에 남긴 파장으로 두 가지 점을 주목했다, 서양발 연애극은 여성인물을 전경화했고, 이것이 여배우의 등장을 추동했다. 그리고 연애극의 여주인공과 여배우의 이미지를 결합시키며 소비하는 문화가 조성되었다. 연애극은 ‘연애하는 여자’ 상에 ‘서양의’ ‘최신의’ 이미지를 부여했고, 현실에서는 여배우에 대한 대중적 흥미를 촉발했다. 또한 서양발 연애극은 신극과 대중극의 이항대립적 구별 짓기가 불가능함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서양발 연애극은 대중극계에서뿐 아니라 신극계에서도 공연되었다. 대중극계에서건 신극계에서건 서양 작품의 번역과 가극류의 표현 수용이 중요한 과제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서양발 연애극들은 신극이 아니라는 식의 비판에 지속적으로 직면했다. 서양발 연애극들은 신극의 비대중성과 언어중심성을 예민하게 보여주는 계기판이었고, 대중성과 비언어적 표현에 대한 신극계의 선망과 고민을 보여주는 상황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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