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현종대 거란과의 전쟁과 지배체제 개편 = Goryeo’s War with Kitans and Reorganization of its Ruling System during the Reign of Hyeonjong

국문 초록 (Abstract)

본 논문은 고려의 정치․사회체제 수립이 거의 일단락되었던 현종대에 진행된 지배체제 개편을 대외적 상황, 특히 거란의 2차 전쟁과 관련하여 살펴본 것이다.
고려가 건국될 당시 동아시아 국제질서는 중국을 통일한 송이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가운데 거란과 여진이 흥기하였다. 그 결과 동아시아 국제질서는 거란과 여진의 성장과 쇠퇴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는 고려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특히 거란의 2차 침입은 성종대에 수립된 지배체제를 붕괴시켰으며, 거란의 침입을 피해 南行했던 현종에게는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로서의 위치마저 위태롭게 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 국가의 존립을 위해서도, 국왕이라는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현종은 지배체제를 재정비하고 정치운영을 정상화해야만 하였다. 이에 현종은 사신을 정기적으로 파견하는 가운데 거란과의 마찰을 최대한 줄이면서 지배체제 개편을 단행하였다.
현종은 中樞院을 復置하고, 자신의 즉위를 도왔던 관료들을 주축으로 지배체제 개편을 단행하였다. 현종은 정치적 기반을 확보․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宰臣들과의 혼인을 추진하였고, 태자와 종실에 대한 정책을 실시하여 국왕권을 강화했으며, 음서를 확대하여 이미 정계에 진출한 지방세력 출신 자제들이 入仕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지방세력 출신들의 기득권을 인정해 주었다.
3省 分立의 원칙을 유지하는 가운데 재신의 숫자를 증원하여, 재신의 권력을 분산시켰다. 6부의 권한과 기능을 축소시키는 한편 각사의 기능을 확대하고 동시에 6부와 각사가 직접 국왕에게 업무를 보고하고 국왕의 명령이 직접 하달되는 행정운영방식을 취하였다. 또한 두 차례에 걸쳐 지방제도를 개편함으로써 지방관 파견을 확대하고, 鄕吏의 公服 제정 등을 통해 향리층을 관료체제의 일원으로 편입함으로써 중앙정부의 지방지배를 확대해 나갔다. 그러면서도 유교사상 이외에 전통사상과 佛敎까지도 국가의 사상적 기반으로 인정하여, 지방세력들의 지방사회에서의 기득권을 부분적으로 인정해 주었다.
송악성의 중수, 거란과의 접경 지역에 성곽을 신축하거나 수축하는 등 거란의 침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군비 증강도 꾸준히 진행하였다. 또한 거란의 침입으로 소실되었던 많은 서적과 문적들을 복구하였고, 문덕전과 연영전 등 궁궐의 전각에 국왕에 대한 교육과 서적의 편찬․주해․교정을 담당하는 학사를 설치하는 등 文風을 진작시키기 위한 여러 정책도 시행하였다.
이러한 지배체제 개편 작업이 본궤도에 올라감에 따라 고려사회는 안정을 찾아갔고 거듭되는 거란의 침공을 잘 막아낼 수 있었다. 특히 현종 9년 거란의 3차 침입을 격퇴함에 따라 고려에 대한 거란의 군사적 행동을 좌절시켰다. 그 결과 고려, 송, 거란을 주축으로 한 동아시아 국제질서는 고려와 거란간의 군사적 대립을 통해 다시 균형을 이루게 되었다. 거란의 3차 침입을 효과적으로 막아낸 고려는 지배체제 재정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고려의 실정에 맞는 지배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This thesis is to consider the reorganization of ruling system in Goryeo Dynasty during the reign of Hyeonjong, who almost finished the construction of Goryeo’s political/ social system, in the light of international situation, especially the second war with Kitans.
When Goryeo was established, the international situation of East Asia was rather unstable. While the Song Dynasty who reunited China could not exert the absolute power over there, Kitan and Jutchen were still in power. As a result, the international order of East Asia including Goryeo was greatly influenced by ups and downs of Kitan and Jutchen. Especially, the second invasion of Kitans collapsed the ruling system which was established during the reign of Seongjong and caused the serious problem to Hyeonjong who fled to the southern region, facing the risk of dethronement.
Under this situation, to secure the survival of Goryeo Dynasty and to maintain his royal position, Hyeonjong had to reorganize the ruling system and normalize the political operation. So, while dispatching the delegates to Kitan periodically to minimize the conflict with Kitan, Hyeonjong started to reform the ruling system.
Restoring the Jungchuwon, Hyeonjong reorganized the ruling system along with the vassals who had helped his enthronement. To secure and strengthen his political foundation, Hyeonjong promoted the marriage with the vassals and promulgated the policy for the crown prince and the royal family to reinforce the royal power. He also extended the eumseo(special employment of officials) system to facilitate the employment of children of local powerful vassals who had already taken the position in the royal court. It was to acknowledge the vested right of local powers.
While maintaining the separation of three ‘seongs’(prime offices), he increased the number of high ministers to disperse the power of the high ministers. He reduced the authorities of 6 departments, and expanded the functions of each suboffice. He let the 6 departments and their suboffices report to the king and receive the order from the king directly. Furthermore, he reorganized the local governing system twice, expanding the dispatching the local governors. He incorporated the local magnates to the members of local government by enacting the laws for local officials to expand the rule of central government for the local regions. Meanwhile, he recognized the traditional ideas and even Buddhism along with Confucianism as national ideological bases, securing the vested rights of local powers partially in the local regions.
He rebuilt the city of Songak and other walls around the border with Kitans and continuously increased the armament to respond another invasion of Kitan effectively. He also practiced several cultural policies to revive the academic atmosphere. He restored many books and documents burnt by the invasion of Kitans and installed the academic institutions such as Mundeokjeon and Yeonyeongjeon in the palace that educated the king and made/commented/corrected the books.
When this reformation of ruling system got on the right track, Goryeo society became stable and could fight against Kitans who invaded Goryeo repeatedly. Especially, in 9th year of Hyeonjong, the 3rd invasion of Kitans was failed and the military action of Kitans against Goryeo was totally frustrated. As a result, the East Asian order led by Goryeo, Song and Kitan came to be balanced again through the military confrontation between Goryeo and Kitan. Goryeo who protected itself effectively from Kitan's third invasion could accelerate the rearrangement of ruling system and establish the proper regime for its 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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