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에토스: 『죄와 벌』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 A study on the ethos of the main characters' memories in the Dostoevsky's 『Crime and Punishment』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In this paper, I try to reveal the meaning of the two main characters, Raskolnikov’s and Sonya’s memories in Dostoevsky's novel, 『Crime and Punishment』, by paying attention to their memories and attitudes toward memories. The memory of the two protagonists has a profound effect on their relationships and values as social interactions, their lives, and even the salvation of their souls.
Raskolinikov suffers from memories of his childhood. The cause of the pain is the conscience of a criminal who hesitates in front of the execution of the crime. In order to overcome such hesitation and agitation, he turns away from memory. Then, after crime, leaning against chance and fate, he falls apart from his own intention. He did not understand how valuable human beings are. As a result, the overall disdain and disrespect for human eventually resulted in self-deprecation, destroying the fate of themselves and their loved ones.
On the other hand, Sonya's memory is based on the relationship between her and the people around her, and is different from the memory of Raskolinikov. She sees the people around her with a positive and warm gaze and understands and embraces them. She doesn't fall under self-deprecation and tries to humble herself and build a cross of suffering. She cherishes memories, and through such memories, she reflects on herself and becomes more mature.

국문 초록 (Abstract)

본 논문에서 필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죄와 벌』에 나타난 두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와 소냐의 기억과 기억에 대한 태도를 비교하면서 그 의미를 밝히고자 한다. 두 주인공의 기억법은 그들의 사회적 상호작용으로서의 인간관계 및 가치관, 그리고 삶의 모습, 더 나아가 영혼의 구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바로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필자는 두 주인공의 기억이 그들의 도덕관과 윤리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기억의 에토스에 주목하고자 한다.
라스콜리니코프는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으로 고통 받는다. 그 고통의 원인은 어린 시절의 양심과 신앙심이다. 이로 인해 그는 범죄의 실행에 앞서 주저하면서 망설이는 ‘범인凡人’의 모습을 보인다. 그러한 주저함과 동요를 뛰어넘기 위해 그는 기억을 외면한다. 그리고 우연과 운명에 기대어 범죄를 실행하고 나서 자신의 의도와 달리 자기 비하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 인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인간이 그 자체로 얼마나 귀중한 존재인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 결과 인간에 대한 전반적인 경멸과 비하가 결국 자기 비하를 낳아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들의 운명을 파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반면에 소냐의 기억은 자신과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에 기초한 것으로서 라스콜리니코프의 기억과 차별된다. 그녀는 주변인들을 긍정적이고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들을 이해하고 포용한다. 그녀의 기억 속 인물들은 모두 선하고 정의롭고 가련한 존재들이다. 그녀는 라스콜리니코프처럼 자기 비하에 빠지지 않으며 스스로 자신을 낮추며 고난의 십자가를 스스로 지려 한다. 그녀는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며 그러한 기억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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