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2019 한문교육학회 동계대회 발표 주제 [교육 환경의 변화와 한문과 교육의 재설계]의 세부 영역 중 하나로 ‘학생 및 학부모의 한문 교육에 대한 요구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되었...
이 연구는 2019 한문교육학회 동계대회 발표 주제 [교육 환경의 변화와 한문과 교육의 재설계]의 세부 영역 중 하나로 ‘학생 및 학부모의 한문 교육에 대한 요구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논의의 바탕이 된 것은 경기도 소재 일반계 A 고등학교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의 결과이다. 대상자의 비전문성을 고려하여 사전(事前)에 한문 미이수 학생 10명(설문 대상 제외)과 한문과 교육과정의 내용을 검토하였고, 그 결과에 따라 재구성된 문항을 제작하였다. 선심성 답변을 배제하고 핵심적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익명성이 보장되는 모바일 설문 조사로 진행하되, 자발적 참여를 원칙으로 하였다. 설문의 대상은 1년 총 4단위(학기당 2단위) 한문을 이수한 학생 100명과 학부모회 소속 학부모 80명이었는데, 그 중 학생 72명(대상자의 72%)과 학부모 68명(대상자의 85%)이 최종 응답을 제출하였다.
설문의 내용은 한문 교과의 목표, 성격, 내용 요소 세 가지였다. 첫째, 목표에 대한 의견은, 일곱 가지로 재구성된 목표를 제시하고 대상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세 가지를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둘째, 성격에 대한 의견은, 한문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대상자가 자유기술식 답변을 쓰도록 진행하였다. 셋째, 한문 교과의 내용 요소에 대한 의견은, 16가지로 재구성된 내용 요소에 대해 5단계 척도로 필요성의 정도를 선택하도록 진행하였다. 한문 교과 ‘목표’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의 의견은 일치했다. 두 대상 모두 첫 번째 목표를 ‘한자 어휘를 알아 언어생활에 활용하게 한다.’로, 두 번째 목표를 ‘한자의 음과 뜻 알기’로 선정하였다. 한문 교육의 필요성을 자유기술식으로 쓰도록 진행한 ‘성격’ 항목은 학부모의 71.1%, 학생의 73.6%가 ‘언어생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학부모와 학생 모두 70% 이상 필요성에 공감한 내용 요소는 ‘한자의 3요소’ ‘문장의 의미와 주제’ ‘어휘와 언어생활’ ‘성어의 활용’ 네 가지였다.
설문의 결과를 통해 얻은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는 선명하게 ‘실용성’을 향해 있다. 물론 교과의 목표와 내용이 ‘실용성’에만 묶여 있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 결과를 통해 적어도 한문과 교육과정의 목표와 내용이 지나치게 ‘복합적’인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당 2시간의 수업 시간을 통해 완결된 한문의 지식과 이해를 모두 심어줄 수는 없다. ‘한문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과 가능성’을 심어주는 일, 한문 수업을 시작으로, 평생 생활 속에서 한문에 대한 식견을 넓혀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일이 지금 우리 한문 교육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문 교과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선택 주체들의 요구를 반영하려는 노력과 도전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