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도시공간을 다양하게 하는가? 건강한 생태계가 생물의 다양성에 기반하듯, 도시공간에 다양성은 도시의 건강성과 경쟁력을 형성하는 중요한 토대이다. 도시 내 저층주거지는 주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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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도시공간을 다양하게 하는가? 건강한 생태계가 생물의 다양성에 기반하듯, 도시공간에 다양성은 도시의 건강성과 경쟁력을 형성하는 중요한 토대이다. 도시 내 저층주거지는 주택 ...
무엇이 도시공간을 다양하게 하는가?
건강한 생태계가 생물의 다양성에 기반하듯, 도시공간에 다양성은 도시의 건강성과 경쟁력을 형성하는 중요한 토대이다. 도시 내 저층주거지는 주택 및 주거지의 다양성이 존재하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문화와 지역자산 등이 깃든 장소이다. 2023년 기준, 서울시 전체 시가화 면적의 약 88%가 주거지역으로, 그중 약 37%를 차지하는 저층주거지는 서울의 다양한 역사, 문화, 삶의 공간이 어우러진 다양성의 진수이다.
그동안 서울시는 많은 대규모 재개발, 뉴타운 등 도시정비사업을 통해서 저층주거지를 아파트단지로 개발하면서, 획일적인 건축 형태, 일관성 없는 경관 형성, 양극화, 교통체증, 집값 상승, 부동산 투기로 인한 부작용을 경험한 바 있다. 제인 제이콥스는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에서 이러한 재개발사업을 도시의 사막화를 초래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주장하였다.
저층주거지는 가치변화에 따라 시장의 다양한 메커니즘과 결합하여 정책의 우선순위가 대규모 개발에서 정비로, 정비에서 재생으로, 재생에서 다시 정비로 변화하였다. 최근 주택공급의 확대가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되면서 보존과 재생의 대상이었던 저층주거지가 대규모 개발 유보지로 전환되었다. 이로 인해 전면개발 시 도시공간, 지역특성 및 거주자 특성이 반영되지 않는 획일적인 아파트 형태의 정비방식으로 인한 도시 다양성 상실이 우려된다.
게다가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와 물리적인 특성으로 인해 모든 저층주거지에서 동일하게 재개발이 작동되는 것은 아니며, 동시다발적으로 재개발이 진행되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후화되는 아파트를 한꺼번에 정비하는 것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도 저층주거지는 서울 전역에 산재해 있으며, 저층주택이든 아파트든 정비가 필요한 노후주택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번 대규모로 개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본 연구에서는 저층주거지를 단순히 정비와 보존의 대상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저층주거지의 특성을 도시 다양성 측면에서 살펴보고, 도시의 다양성 측면에서 바라본 저층주거지가 앞으로 어떻게 정비되고 관리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찰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저층주거지 특성에 따른 정비방식 선택요인을 분석한 결과, 대규모정비는 도시계획 특성에서 도시계획규제가 많을수록 사업선택의 확률이 감소하였고, 개발 특성의 면적이 클수록 사업선택의 확률이 증가하였으며, 평균대지면적이 증가할수록 사업선택의 확률 감소하였다. 건축물 특성에는 노후도가 높을수록, 비주거건물비율이 높을수록, 신축비율이 높을수록 사업선택의 확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정비방식에 따른 다양성을 분석한 결과, 각각의 다양성을 구성하는 요소에서 한가지 요소가 특출나게 크거나 작으면 다양성이 낮게 나타나고, 반대로 구성요소 간 균등도가 높을수록 다양성이 높게 나타났다. 신축이 많이 발생한 유지‧관리는 신축건물 조화, 주택유형 혼합, 복합용도에서 다양성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소규모정비는 신구건물 조화, 복합용도, 대규모정비는 주택유형 혼합에서 다양성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소규모정비는 다세대‧다가구‧연립주택 등의 비율이 높아 주거용도와 인구밀도가 높고, 대규모정비는 단독주택 비율이 우세한 주거 중심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어 다양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셋째, 저층주거지의 특성과 다양성에 따라 정비방식을 판별한 결과, 면적, 도시계획규제, 복합용도가 집단을 구별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현재 관리수단이 없는 저층주거지는 신구건물 조화, 복합용도, 도시계획규제, 접도율, 면적에 따라 새롭게 정비방식이 판별되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대규모정비의 추진이 어려운 지역은 대안으로써 소규모정비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신축건물의 비율이 낮아 개발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대규모정비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노후도가 낮고 제2종7층 이하의 주거지역 비율이 높아 재개발 사업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지역은 소규모정비를 선택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편, 저층주거지의 다양성이란 저층주거지의 활력이나 성장동력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보다는 상대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저층주거지를 관리하는 데 있어 모니터링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향후 관리수단이 필요한 저층주거지의 각각의 특성과 다양성에 따라 적합한 정비방식을 결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정비구역 지정 요건을 충족하면서도 노후불량주택 비율이 높고, 내부도로 등의 기반시설의 여건이 불량한 지역은 대규모정비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대규모정비와 마찬가지로 물리적 여건이 열악하지만,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지역은 보존‧재생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규모정비의 사업요건에 부합하지는 못하지만, 주택개량에 대한 주민의 의지가 높고 도시계획규제가 적어 사업성을 확보하기 용이한 지역은 소규모정비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물리적 여건이 양호하고 도시계획규제 등으로 사업의 추진이 어려운 지역은 장기적 관점에서 관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최근 경제‧사회적으로 변화된 여건과 저층주거지의 특성을 반영하여 주택개량, 기반시설 설치를 위한 새로운 주거정비 모델이 필요하며, 저층주거지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한 관리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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