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동아시아 담론이 활발하다. 19세기말 서구 근대문명이 동아시아에 진입할 무렵 그 충격에 주눅들어 수세적인 자세를 취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자본주의의 주변부로 인식되던 동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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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초록 (Abstract)
근래 동아시아 담론이 활발하다. 19세기말 서구 근대문명이 동아시아에 진입할 무렵 그 충격에 주눅들어 수세적인 자세를 취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자본주의의 주변부로 인식되던 동아시...
근래 동아시아 담론이 활발하다. 19세기말 서구 근대문명이 동아시아에 진입할 무렵 그 충격에 주눅들어 수세적인 자세를 취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자본주의의 주변부로 인식되던 동아시아 각국이 정치ㆍ경제적으로 괄목하게 발전한 지금은 서구식 근대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함께 서구 중심주의적 관점이 낳은 종래의 동아시아문화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수정하려는 시도가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 특히 탈냉전 이후 거대담론이 잠복하면서 도래한 脫근대(서구)적 조류는 동아시아(한ㆍ중ㆍ일) 각국에 反오리엔탈리즘 분위기를 유행시키면서 전통에 대한 복권 작업을 광범위하게 진행시키고 있다. 사실 서구적 근대화에 대해 비판적 거리를 두기보다는 수용의 속도경쟁만을 벌여왔는지도 모르는 동아시아에서 잃어버린 전통 찾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일종의 당위적 행위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근 동아시아문화의 전통을 둘러싼 한ㆍ일ㆍ중 학계의 일부 논의는 동서양 문화의 합리적 지양점을 찾기 위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자국문화의 독자성을 강조하는 언설들로 탈바꿈되고 있는 현상이 뚜렷하다. 특히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대응 논리로 각국에서 내재적 발전론이 각이한 모습으로 무대에 재등장하고 있는 사실은 동아시아문화의 전통 속에 내재되어 있는 ‘서구적 근대화의 진정한 대안’을 공동으로 모색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는 소설 전통에 관한 각국의 논의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소설의 발생 및 근대소설의 형성에 대한 동아시아 각국의 논의는 종전의 서구 중심적 해석을 거부하고 민족적 특수성과 자생적 성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소설사를 설명하려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反오리엔탈리즘과 내재적 발전론이 동아시아소설 담론에서 기묘하게 결합되어 각국 공히 전통으로의 국수주의적 회귀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을 비판함으로써 동서양을 넘어서는 보편적 소설사 읽기에 한 걸음 다가가고자 한다. 논의 순서는 동아시아소설 비평가들에게서 발견되는 내재적 발전론은 궁극적으로 오늘날까지 은연중에 잠재되어 있는 소양소설 우위론 특히 서사시(Epic)1) 콤플렉스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아 이에 대해 비판적 검토를 진행한 후 동아시아소설의 진정한 전통은 과연 무엇일 수 있는가를 모색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