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Engraulis japonica)는 밴댕이와 함께 청어목 (Clupeiforms), 멸치과 (Engraulidae)에 속하면서, 남해안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일시에 대량으로 어획되고 있는 대표적인 회유성 어류 중...
멸치 (Engraulis japonica)는 밴댕이와 함께 청어목 (Clupeiforms), 멸치과 (Engraulidae)에 속하면서, 남해안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일시에 대량으로 어획되고 있는 대표적인 회유성 어류 중의 하나이다 (1). 이와 같은 생태학적 특성을 가진 멸치는 다량의 단백질, lysine 및 taurine과 같은 양질의 아미노산, 칼슘 및 인과 같은 유용 무기질, eicosapentaenoic acid (EPA, 20:5n-3) 및 docosapentaenoic acid (DHA, 22:6n-3) 등과 같은 n-3 계열의 고도 불포화지방산, 비타민 E 등과 같은 영양 및 건강 기능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2). 뿐만이 아니라, 멸치는 유리아미노산, ATP 관련물질, trimethylamine oxide (TMAO) 등과 같은 맛성분도 다량 함유되어 있어 (3,4), 영양, 건강 기능성 및 기호성을 특성으로 하는 수산가공품의 원료로서 잠재적 이용가치가 매우 우수한 수산가공자원이다.
그러나, 멸치는 육질이 연약하고, 내장 부위에 활성이 강한 단백분해 효소의 존재 등으로 인하여 (5,6), 타어종과 달리 다양하게 이용되지 못하고, 거의 전량이 미생물과 효소활성을 저하시키기 위하여 자숙공정을 채택하고 있거나 아주 신선한 상태에서 솔비톨 등의 첨가에 의해 수분활성을 낮추어 소건품의 형태로 제조하고 있는 마른멸치와 이들 미생물과 효소 활성을 이용하는 젓갈, 액젓 등과 같은 수산발효식품의 소재와 같이 아주 한정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7).
멸치의 주요 가공품인 멸치액젓은 멸치에 다량의 식염을 가하여 부패를 억제시키면서 효소의 자가소화 및 미생물의 작용에 의하여 원료를 분해, 숙성시켜 여과한 액상의 전통 수산발효식품이다 (8). 이와 같은 멸치 액젓은 전통적으로 가정에서 조리하여 자급자족하여 왔으나, 근년에는 맞벌이 부부의 대거 등장, 생활수준의 향상, 주거환경의 변화, 경제적인 여유, 편의성 추구, 김치산업의 신장 추세 및 천연식품이라는 측면에 의해 가정에서 조리되기 보다는 대부분이 시판제품을 구입하여 소비하는 패턴으로 변화하였고, 이로 인해 멸치액젓은 주요 수산가공품으로 자리 매김하게 되었다.
한편, 멸치의 생산량은 2000년을 제외한다면, 1995년부터 2003년까지 년간23만-27만톤의 범위로 다량 생산되어 마른멸치와 같은 자건품과 젓갈 및 액젓과 같은 수산발효식품의 원료 수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2003년 이후 유가상승, 인건비 증가 등과 같은 고정성 경비의 증가, 인공 어초사업, 양식어업의 증대 및 연안지역의 개발 사업에 따른 해수의 유동과 해저지형의 변화 등으로 인한 멸치의 산란, 서식장 등과 같은 생태계 변화로 어획량이 감소하는 등으로 인해 2004년에는 19만여톤을 생산하는 정도에 그쳤고, 2005년 또한 멸치 어획 작업이 부진하여 2004년보다 낮을 전망이며,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계속되리라 예측된다 (9) (Fig. 1). 따라서, 멸치액젓 시장은 원료의 단가 상승으로 인하여 제품의 단가도 동반 상승하게 되고, 이로 인해 자연히 국내산 멸치액젓의 가격에 비하여 저렴한 중국산 및 태국산 멸치액젓 등과 같은 수입산 멸치액젓이 다량 수입되어 시장을 혼란하게 만들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의 대책이 절실하다. 또한, 멸치액젓과 같은 어류액젓은 다른 수산가공품의 생산에 비하여 숙성기간이 수개월간 또는 수년 소요되어 상품으로서 경제성 추구가 용이하지 않다 (10).
따라서, 멸치액젓의 수입 억제 및 숙성 기간 단축을 위하여는 멸치 대신에 일부의 저렴한 원료를 대체하거나 단백질 분해효소 등을 이용하여 단가를 저하시키고 숙성기간을 단축하면서 품질이 우수한 멸치액젓의 제조방법 및 특성이 구명되어야 한다.
한편, 새우는 단백질과 칼슘, 각종 비타민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면서, 엑스분 함량도 많아 예로부터 여러 가지 요리 재료로 사용하거나 젓갈의 원료로 널리 이용되어 온 고급 수산자원이다 (11). 우리나라 새우의 생산량은 1998년에 42,000여톤이었고, 이후 감소하여 27,000-38,000여톤의 범위를 유지하였으나, 2003년과 2004년에는 증가하여 46,000여톤과 43,000여톤을 유지하고 있다 (12).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새우의 소비량 역시 식생활의 서구화, 다양화 및 고급화되어 가는 추세에 발맞추어 생것, 젓갈, 건제품 및 냉동품의 형태로 다량 유통되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추세이어서 현재 우리나라 생산량으로는 부족하여 다량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새우 수입량은 1998년에 15,000여톤으로 우리나라 생산량의 약 36%에 해당하였으나, 년도가 경과함과 더불어 점차 증가하여 2003년과 2004년에는 각각 51,000여톤 및 58,000여톤을 수입하여 우리나라 생산량의 각각 111% 및 134%에 해당할 정도로 급격히 증가 추세에 있다 (Fig. 2). 하지만, 이와 같이 현대인이 즐겨 식용하고 있는 새우의 경우 저장 및 유통 중 세균의 육단백질 분해생성물인 수용성 물질 (tyrosine, tyrosine 유사물질인 dihydroxy phenylalnine)이 산소와 자외선의 존재 하에서 산화효소인 tyrosinase에 의해 산화 생성하는 melanine으로 인해 흑변 현상이 두흉부, 꼬리 및 관절 등에서 자주 발생하여 품질이 저하한다 (13). 이로 인해, 새우는 어체 그대로 이용되는 젓갈을 제외하고는 품질저하 억제를 위하여 생것, 건제품 및 냉동품 등과 같은 가공품의 제조시 대부분이 두부와 껍질을 제거한 상태로 유통되고 있다.
이와 같이 새우가공 중 다량 발생하는 부산물 중 두부에는 다량의 엑스분 (14,15) 및 발효 속도가 빠른 endo type의 효소와 맛성분 강화에 기여하는 exo type의 효소가 적절히 구성되어 있어 여러 가지 엑스분 추출 소재 및 액젓의 발효조제 등으로 사용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16-18). 하지만, 현재 새우 가공부산물은 단지 일부 만이 사료로 이용되고 있을 뿐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폐기되어 환경오염을 야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멸치액젓에 관한 연구로는 숙성 및 가공조건의 구명을 위한 시도 (19-21), 어획시기가 다른 원료로부터 제조한 액젓의 품질특성 비교 (22,23), 영양성분, 맛성분 및 향미성분 구명을 위한 시도 (24-28), 품질안정성을 부여하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 (29-31), 품질평가 방법에 관한 연구 (32-34), 안전성 평가에 관한 연구 (35-37), 저염화 기술 개발에 관한 시도 (38-41), 효율적 이용에 관한 시도 (42-46), 기능성 평가에 관한 연구 (47-51) 및 어취 개선을 위한 연구 (52) 등이 수행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숙성 기간 단축에 의한 액젓의 경제성 추구를 위하여 상업적 단백질 분해효소, 코지 (koji), 단백질 분해 효소 함유 소재의 첨가 등에 의한 속성 멸치액젓의 제조를 시도 (52-57)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이 시도한 속성 발효 기술의 경우, 발효 속도에만 기준을 두어 대부분이 endo type의 효소로 이루어져 있는 소재를 적용함으로 인해 다량의 소수성 아미노산의 노출로 쓴맛이 증가하는 것, 지속적인 효소반응을 억제시키기 위한 열처리 공정이 필요한 것, 그리고 관능적으로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키는 데는 부족함이 있어 아직 산업화된 경우는 없다.
따라서, 발효 속도가 빠른 endo type의 효소와 맛성분 강화에 기여하는 exo type의 효소가 적절히 구성되어 있으면서, 영양성분과 기호성이 우수한 새우가공 부산물 (58)을 이용한 멸치 액젓의 발효기간 단축, 영양 및 기호성 증진을 시도하는 경우 그 의미는 상당히 크리라 사료된다. 본 연구에서는 새우가공 부산물의 단백분해효소, 영양 및 기호 특성을 이용하여 기호성 및 영양성이 우수한 속성 멸치액젓을 제조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할 목적으로 1)멸치 액젓의 속성 발효제로서 새우 가공부산물의 특성 검토, 2)새우 가공부산물 첨가 멸치액젓의 제조 및 3)제조한 속성 멸치액젓의 생화학적 및 관능적 품질 특성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하였으며, 4) 아울러 이들 속성 멸치액젓의 생화학적 및 관능적 품질특성에 대하여 시판 멸치액젓과 비교 검토함으로써 이들의 품질우수성을 검증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