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의 목적은 정치사상 안에서 공포의 개념을 살펴보고 그것이 자유, 혹은 근대 자유주의와 갖는 굵은 꼬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흔히 자유와 공포는 가장 대립적인 단어이며, 체계화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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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연세대학교 대학원, 2005
2005
한국어
니콜로 마키아벨리 ; 토머스 홉스 ; 칼 슈미트 ; 주디스 쉬클라 ; 공포 ; 불안 ; 자유 ; 근대 자유주의 ; 내화 ; 외화 ; 능동적 행위성 ; 내면적 주체성 ; Niccolo Machiavelli ; Thomas Hobbes ; Carl Schmitt ; Judith Shklar ; fear ; anxiety ; freedom ; modern liberalism ; internalization ; externalization ; agency ; subjectivity
서울
iv, 88 p. ; 26 cm.
지도교수: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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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의 목적은 정치사상 안에서 공포의 개념을 살펴보고 그것이 자유, 혹은 근대 자유주의와 갖는 굵은 꼬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흔히 자유와 공포는 가장 대립적인 단어이며, 체계화된 ...
이 논문의 목적은 정치사상 안에서 공포의 개념을 살펴보고 그것이 자유, 혹은 근대 자유주의와 갖는 굵은 꼬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흔히 자유와 공포는 가장 대립적인 단어이며, 체계화된 공포가 있는 곳에서는 진정한 자유나 주체의 형성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 주디스 쉬클라(Judith Shklar)는 ''공포의 자유주의 Liberalism of Fear''라는 유명한 논문에서 자유를 논하기 위해서는 공포를 우선적으로 다루어야 하며, 공포는 자유를 파괴하는 절대악이므로 이를 제거하는 일이 현대 자유주의가 해야 할 급선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논문은 과연 공포가 자유를 파괴하며 공포가 지배하는 곳에서는 어떤 진정한 주체의 형성도 불가능한가 하는 바로 이 지점에 물음표를 던지는 것에서 시작한다.이 논문의 의도가 쉬클라의 ''공포의 자유주의''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에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이 논문은 우선 정치사상에서 공포가 담당해 온 전반적인 역할과 의미를 되짚어 봄으로써 공포와 근대 자유주의의 복잡한 관계를 설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공포라는 개념을 가장 집중적으로 깊이 있게 다룬 세 명의 사상가,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 홉스(Thomas Hobbes), 그리고 슈미트(Carl Schmitt)를 다룬다. 이들은 각각 외부적 공포, 내화된 공포, 그리고 공포의 외화라는 이름으로 치환되며 자유주의 이전의 공포, 자유주의적 공포, 그리고 반자유주의적 공포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치환된다. 논문의 두 번째 목적은 이런 꼬임의 과정이 인간의 능동적 행위성(agency)과 내면적 주체성(subjectivity)이라는 단어쌍과 어떤 함수관계를 그려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종속변수를 사용하는 이유는 이들이 이상적인 인간형의 두 축을 이룸과 동시에 이 논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공포의 내화(內化, internalize) 및 외화(外化, externalize)''의 다이나미즘을 가장 잘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이런 두 가지 목적을 풀어내는 가운데 쉬클라에 대한 답변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는 바, 본 연구는 우선 쉬클라의 공포개념 사용에 있어서의 제한적 오류를 밝힐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역으로 쉬클라의 주장이 더욱 강화되는 점을 보여줄 것이다.쉬클라는 공포라는 개념을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 논문의 표현에 따르면 그녀의 공포는 마키아벨리적 공포에 국한된다. 정치사상 안에서 공포의 개념은 크게 마키아벨리적 공포와 홉스적 공포로 나뉜다. 이들의 공포 개념에 있어서 결정적인 차이는 인간의 의식 내부로 내화(internalize)되었는가의 여부이다. 마키아벨리의 공포가 피부의 차원에 존재하는 가시적이고 물리적인 공포라면, 홉스의 공포는 불안이라는 형태로 변화되어 인간의 뇌 속을 흐른다. 마키아벨리적 공포는 쉬클라의 주장처럼 단절과 극복의 대상이지만, 인간 내부로 내화되어 얽혀버린 홉스적 공포는 함부로 제거할 수 없는 것으로서 적절한 수용이 관건이다. 홉스적 공포를 함부로 제거하려고 했을 때 홉스가 기초한 자유주의라는 구조물 자체가 흐트러지게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우리가 지켜내고자 하는 자유주의의 가치나 그 유용성 역시 한계에 부딪히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에 관한 적절한 실례를 우리는 슈미트에게서 찾을 수 있다.슈미트 기획의 가장 큰 특징은 재기배반적 아이러니에 있다. 이는 본 논문의 중요 종속변수인 능동적 행위성과 내면적 주체성의 움직임을 통해 간명히 드러난다. 마키아벨리의 외부적 공포는 아직 인간 내면과 깊게 관련된 개념인 인간의 내면적 주체성을 탄생시키지 못하고 전적으로 능동적 행위성의 차원에서 논의된다. 홉스는 공포의 내화과정에서 내면적 주체성 개념을 탄생시키지만, 리바이어던이라는 교환적 거래를 통해 공적 영역에서 능동적 행위능력의 한 축을 잃는 절름발이적 인간이 양산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근대의 가장 이율배반적 파트너인 과학은 공사영역과 주객의 분리를 더욱 심화시킨다. 건강한 주체도 능동적 행위자도 없는 비극적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 안에 내화된 공포를 ''적과 동지의 구분''을 통해 다시 외화 시키려는 것이 슈미트의 기획이다. 하지만 슈미트 논의의 끝에는 역시 내면적 진정성을 갖는 주체도 개인 차원의 능동적 행위자도 없다. 외부에 적을 상정함으로써 비로소 나의 고유한 특질이 형성되는 슈미트의 기획에서 진정한 내면성은 포기될 수 밖에 없으며, 적과 동지라는 단어 자체에서 보이듯 개인 차원의 능동적 행위자 역시 사라지게 된다. 슈미트의 반자유주의적 접근법이 보이는 아이러니는 근대 자유주의가 자신 안에 깊이 내화된 공포를 계속 끌어안고 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공포는 정치와 정치사상의 가장 핵심 되는 곳에존재해 으며, 자유주의의 논리구조와 틀로부터 쉽사리 제거될 수 없다. 자유는 공포를 깊게 사유함으로써 자신을 더욱 풍부하고 깊게 다듬어 왔으므로, 많은 부분 공포에 자신의 진정성에 관한 빚을 지고 있다. 홉스적 공포와 마키아벨리적 공포 각각의 논리 구조를 이해하고 단절할 것과 적절하게 수용할 것을 구분하여 자유를 신장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 자유주의의 임무라고 했을 때, 쉬클라의 기획은 여기에서 다시 한 번 역으로 중요성을 얻게 된다. 홉스적 공포를 함부로 제거하려고 하지 말고 마키아벨리적 공포를 단절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라는 의미로 쉬클라를 해석한다면 그녀의 주장은 전적으로 타당하다. 즉, 자유주의는 정의나 공공선 같은 개념에 기반한 긍정적 구성(positive constructing)이 아니라, 일차적으로는 공적 영역에서 마키아벨리적 공포를 제거하는 것을 핵심에 두는 차원에서 부정적으로 구성(negative constructing)될 수 밖에 없다. 마키아벨리적 공포를 잘라내고 홉스적 공포를 다듬는 것, 이것이 자유주의의 당면한 과제이며, 이것이 자유 및 진정한 주체의 형성과 발전에 더욱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This thesis aims at examining the concept of fear in political thought and showing its entwinement with modern liberalism. Liberty is generally considered the opposite of fear, and there is said to be no room for genuine freedom or authentic individua...
This thesis aims at examining the concept of fear in political thought and showing its entwinement with modern liberalism. Liberty is generally considered the opposite of fear, and there is said to be no room for genuine freedom or authentic individuality in a place where fear rules. Judith Shklar shows herself to hold this position when emphasizing that we should 'put cruelty first and understand the fear of fear to account for the necessity of freedom.' In her discerning essay 'Liberalism of Fear,' she insists that fear is an absolute evil that destroys freedom; hence, eliminating cruelty and fear are the most urgent tasks for contemporary liberals. This thesis begins by questioning the very idea that fear destroys freedom and there is no room for authentic individuality under fear. Fear has been located at the very core of politics as well as political philosophy, and it cannot be easily separated from the whole structure of liberalism. Freedom has enlarged and deepened itself in facing the concept of fear, and those two concepts are greatly indebted to each other.The main purpose of this thesis, however, is not only to respond to Judith Shklar''s 'Liberalism of Fear' itself, but also to first reveal the intricate intertwinement between fear and modern liberalism by examining the overall roles that fear has taken in political thought. To meet this end, I have chosen to investigate the thinking of the three main figures with great insight on this topic: Machiavelli, Hobbes, and Schmitt. In order to clearly show the relationship between fear and liberalism, each of them is respectively transposed by ear before liberalism, ' fear of liberalism,' and 'anti-liberal fear.' The second purpose of this thesis is to present a functional graph of human agency and subjectivity versus the concept of fear. These two dependent variables are important since they are the two main pillars that construct the ideal type of a man, and they nicely summarize the dynamism of 'internalization and externalization of fear,' which is the central idea of this thesis. In accomplishing these two purposes, my response to Shklar will be come out naturally. First, I will point out her error in using a restrictive concept of fear, but, at the same time, I will show the interesting fact that her arguments become strongly supported again from the opposite side.Shklar uses the term 'fear' in a very narrow sense; it only means Machiavellian fear a la this thesis. Her restrictive usage is not sufficient to include all the fear and anxiety existing in the realm of political philosophy. This thesis suggests that there are two different kinds of fear in political thought: one is Machiavellian fear, and the other is Hobbesian anxiety. The crucial difference between them is that the latter is internalized into human psyche, whereas the former lies outside. Machiavellian fear is visible and physical; it directly indicates real blood. In contrast, Hobbesian anxiety is invisible and epistemic; it continuously runs through the vessels of human brains. Machiavellian fear, which has not been deeply interrelated with human inwardness, should and can be dealt under the helm of 'Liberalism of Fear,' as Shklar strongly insists; however, Hobbesian anxiety should not be cut off with the sharp scalpel of 'Liberalism of Fear.' Rather it must be properly and thoughtfully contained lest it cause paradoxical outcomes. Eliminating Hobbesian anxiety from modern liberalism would be a self-subverting project; it is to open the door to break down the logic of modern liberalism that Hobbes once founded. Schmitt''s project would be one good example of it.Machiavellian fear is completely connected to the dimension of human agency; his external fear could not bear the concept of subjectivity deeply related to human inwardness. Hobbes internalized this fear into inner anxiety and gave birth to subjectivity. In the exchanging contract of Leviathan, however, the political agency of the public sphere is given up and people come to sink deep into the private sphere, holding only the concept of subjectivity in their hands. Science broadened this gap, and the big split between public sphere and private sphere never seemed to be retrievable. Criticizing this pessimistic political situation that there exist neither healthy agents nor authentic subjects, Schmitt tries to re-externalize human anxiety using the 'distinction between friend and enemy.' However, Schmitt''s drama ironically turns out to be a self-betrayal. Neither an authentic subject nor a healthy individual agent exists in the outcome of his project. There is no space for genuine authenticity or subjectivity in such a project of shaping own identity from external sources as enemy. Schmitt also degenerates agency into mass agency. The word 'friend' presupposes collectivity. This irony of Schmitt''s anti-liberal externalization of fear can be suggested, as a piece of counterevidence, that it is hard to separate fear from the modern liberal structure. Modern liberalism is a textile woven with contradiction, complexity and diversity; the same can be said of the relationship between fear and freedom. Modern liberalism has been interwoven with the threads of fear and anxiety through the key process of internalization. The endeavors to dissolve fear and anxiety have inspired the concept of liberty and facilitated the birth of human subjectivity. What we should do is not simply cut off the cruelty and fear; rather, we should understand the differing logics of Machiavellian fear and Hobbesian anxiety in order to enlarge our freedom. If Shklar''s project can be interpreted as saying that we should put our whole effort in eliminating Machiavellian fear only, then her arguments turn to be fully correct and supportable. Liberalism should not be positively constructed on the basis of justice or public good; it should be negatively constructed as not abstraction, but subtraction. To eliminate Machiavellian fear and search for the proper ways to contain Hobbesian anxiety will be the task that confronts liberalism, and this task will put much weight on the development of freedom and molding of the genuine subj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