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육열" 현상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

국문 초록 (Abstract)

자녀교육에 과한 부모의 정서나 의지를 특별히 '교육열' 이라고 명명하여 문제시하는 나라는 한국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교육열이란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고자 하는 부모의 열정" 또는 "훌륭한 사랑이 되고자 하는 학생의 강한 성취동기" 라고 정의할 수 있다. 교육열에는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이 있는데, 지금까지는 흔히 교육열의 나쁜 측면만 강조해온 것 같다. 교육열 자체와 그것으로 인해 야기되는 행위나 현상은 구분되어야 한다.
교육열이 높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며, 교육열이 왜곡된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교육열은 문제의 근원으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발전의 원동력으로 제도화 시켜나가야 한다. 그리고 사회문제 해결 차원이나 경제적 판단의 소산물 또는 정치적 결단으로서가 아니라, 교육적 차원에서 교육을 위한 점진적 개혁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현재 한국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공교육 붕괴현상은 뜨거운 교육열과 심각한 학력병에 대해 파행적으로 대응해온 교육정책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교육정책은 근본적으로 1) 억압 등 부정적 대응, 2) 일시적인 대증요법, 3) 교육외적(정치적, 경제적) 논리, 4) 획일적 개혁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이 마치 모든 학교문제의 근원인 양 호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초중등교육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의 가장 큰 근원은 획일주의적 평등주의에 있다. 오히려 외국인학교, 자립형 사립고, 대안학교 등 다양한 제도와 프로그램으로 수요자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어야만 공교육을 살려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