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묻는 것[學問]은 선천적으로 알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고유한 삶의 양식이다. 모든 배움과 질문은 함께 공동체를 형성하여 목적적 삶을 영위하는 인간의⋅인간에 의해⋅인간을 위해 ...
배우고 묻는 것[學問]은 선천적으로 알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고유한 삶의 양식이다. 모든 배움과 질문은 함께 공동체를 형성하여 목적적 삶을 영위하는 인간의⋅인간에 의해⋅인간을 위해 제기된다는 점에서, 인간의 자기정체성에 대한 해명⋅인식⋅체득은 모든 철학사를 관통하는 근본 문제이다. 따라서 인간의 본성(인성론)은 철학의 제일문제라고 할 수 있으며, 이 글은 동서철학의 지평에서 유교 인성론의 의미를 탐색하고자 했다.
서양의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로 대표되는 지적(知的) 전통에 따르면, 지혜사랑이란 인간의 고유한 활동은 경이(驚異: 의아함, 신비로움)에서 출발한다. 중국철학의 전통에서 서양의 경이(taumazein)에 대비되는 개념은 驚(敬+馬:본능적 놀라움)⋅警(敬+言:경험적 이론적 지식을 통한 警戒⋅警備)⋅敬(主一無適) 등으로 전개⋅발전했다. ‘敬’ 개념의 전개를 통해 우리는 외적 대상(정복자, 절대자 등)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점차 내적으로 회향하여, 우환의식을 갖고 자기 내면의 본성(德)에 진실해짐으로써(敬德) 인간의 자기자각(人本)이 시작했다.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적 지적 전통에 따르면, 인간이란 본능적으로 군거하는 동물과는 구별되게, 그 이성(理性)적 본성에 의해 합목적적 삶을 영위하는 정치적 동물이다. 유교의 공자 또한 인간을 여타 금수(禽獸)와 구별되게 하는 것은 생물학적 신체(生) 혹은 혈통(姓)이 아니라, 그러한 생물학적 신체(生)와 그 본능⋅욕망을 주관(心)하여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치 있는 것[善]이라는 의미에서 성(性: 心+生) 개념을 제안했다. 이렇게 성 개념은 신체적 본능과 욕망을 주재하면서 인간다운 덕[仁]의 실현을 추구하여, 동물적인 야생의 세계를 넘어 인문사회를 창도할 중요한 철학적 개념이 되었다. 또한 공자는 인간의 자기완성을 추구하는 이상적 인간으로 군자(君子) 개념을 정립하고, 그 덕목으로 인(仁) 개념을 제안했다.
백가쟁명의 전국시대의 맹자는 공자의 학설을 수호⋅증명하면서 인성(人性) 개념을 학적⋅체계적으로 정립⋅증명하고, 인간의 보편 덕으로 확장하면서 존심(存心)⋅양성(養性)의 수양론을 제시했다. 즉 맹자는 인의예지(仁義禮智)라고 하는 사덕(四德)이 모든 인간이 고유하게 지니고 태어난 보편적인 본성이라는 증명하고, 그 실현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유교인성론의 정립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