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정부제 정부형태의 검토 = A Study on the Dual Executive System - A Critical Look into the Constitutional Revision for the Dual Executive System

국문 초록 (Abstract)

한국 사회에서의 헌법개정논의는 최근 수년간 매우 활발하게 전개되어 왔다. 2007년 1월 노무현 대통령의 전격적인 ‘원포인트’ 개헌제안에 이어 이명박정부에 들어와서는 국회가 중심이 된 개헌논의가 이어졌다. 2008년에는 국회의장 직속기구인 헌법연구자문위원회가 구성되어 2009년 8월 연구결과보고서가 채택되었다. 이 연구보고서의 내용에 의하면 정부형태의 개헌안으로 프랑스형 이원정부제를 제1안으로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정치권의 일부에서도 권력분점형 정부형태로서 이원정부제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학계의 개헌논의에서는 이원정부제, 미국형의 순수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등 다양한 개헌안이 제시된 바 있다.
본 연구는 정부형태의 개헌논의에 있어서 점진적 부분적 개헌론을 강조해온 필자의 입장에서 새로운 정부형태의 선택을 의미하는 프랑스형 이원정부제의 도입론에 대해 비판적 시각에서 반론을 제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원정부제의 개념과 그 제도적 성립배경으로서 바이마르공화국헌법의 정부형태를 개관하고 이원정부제의 현대적 모델로서 프랑스 제5공화국헌법상의 정부형태의 원리와 그 운용의 실제를 분석한다.
프랑스 제5공화국헌법의 이원정부제는 프랑스 제3, 제4공화국헌법시대의 고전적 의원내각제 경험의 실패에 대한 반성으로 집행권의 강화와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선출하여 민주적 정당성에 기초한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고, 내각의 수반인 수상은 대통령에 의해 임명되지만 의원내각제적 원리에 따라 의회의 신임을 받지 못할 경우에는 내각불신임결의에 의해 사직하게 되는 정부형태이다. 이러한 의원내각제와 대통령제의 혼합형으로서 프랑스 이원정부제는 집행부의 실질적 이원화에 의해 대통령과 수상이 헌법상 실질적 권한들을 나누어 가지게 되는데 그 권한분배의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대통령과 수상간의 갈등관계가 심각한 문제로 제기된다. 더욱이 프랑스의 전통적인 다당제적 영향에 의해 집권당과 의회의 다수당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대통령의 수상임명권이 제약을 받게 되어 대통령은 야당의 지도자를 수상으로 임명할 수밖에 없는 이른바 ‘동거정부’(cohabitation)를 출현시키게 되는 병리적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집행권의 이원화에 따른 대통령과 수상간의 갈등관계와 동거정부의 출현이라는 문제상황은, 한국에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경우 우리의 후진적 의회민주주의의 현실이라든지 정치문화적 조건과 의식수준에 비추어 훨씬 더 심각한 문제점을 노정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의 현행 대통령제의 권력집중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이원정부제 도입론은 의원내각제의 경험이 거의 없는 헌정의 현실에서 그 성공적 정착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또한 집행부 내부에서의 새로운 갈등관계를 야기시키고 빈번한 동거정부의 출현으로 국정운영의 불안정과 마비 등을 초래하는 역기능에 대한 우려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정부형태와 통치구조에 관한 개헌논의에 있어서 현행 제도의 개혁을 위해 대통령제를 폐기하고 문화적 조건과 역사적 배경을 달리하는 이원정부제를 선택하자는 논리는 신중을 기해야 하며, 성급한 이원정부제 개헌론에 앞서 이원정부제의 이론과 실제에 관한 철저한 조사연구가 보다 더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차 (Table of Contents)

• Ⅰ. 머리말
• Ⅱ. 이원정부제의 성립과 전개
• Ⅲ. 프랑스 이원정부제의 원리와 운용의 실제
• Ⅳ. 이원정부제의 한국에의 도입론에 대한 평가
• Ⅴ. 맺음말
• 참고문헌
• 〈국문요약〉
• 〈Abstr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