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는 인간 삶의 다양한 모습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는 ‘음악으로 표현한 인생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희로애락의 현실 세계 이야기를 성악과 관현악 반주,...
오페라는 인간 삶의 다양한 모습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는 ‘음악으로 표현한 인생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희로애락의 현실 세계 이야기를 성악과 관현악 반주, 무대 장치, 발레 등 여러 미적 요소로 표현한 종합적인 음악이다. 이처럼 오페라는 등장 인물의 내면세계가 가사와 음악으로 생동감 있게 표출되기 때문에 오페라 감상 활동은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삶을 통찰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자아 정체성이 형성되는 청소년기를 시작하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에게 오페라를 감상하게 하는 일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여겨진다.
초등학교 6학년 ‘극음악’ 단원에는 모차르트의 오페라『마술피리』를 감상하도록 제시되어 있다. 이 오페라는 내용이 동화적이고 교훈적이며, 다양한 음악적 양식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초등학생이 처음 접하기에 적합한 작품이다.
『마술피리』의 여러 음악적 특징 중 등장 인물의 신분에 따라 아리아의 양식이 달라진다는 점은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에게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신분이 높을수록 정가극(오페라 세리아)적인 아리아를 부르고, 신분이 낮을수록 희가극(오페라 부파와 징슈필)적인 아리아를 부른다는 것을 알고 나면 누구나 쉽게 이 두 가지 양식을 알아들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측면을 중심으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오페라 『마술피리』감상 지도 방안을 크게 다섯 단계로 구안해 보았다.
첫째, 오페라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오페라『마술피리』를 감상하고, 첫 느낌과 인상적인 부분, 알고 싶은 점 등을 발표하게 하였다.
둘째, 오페라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 극음악이므로 대본 읽고 연극하기 활동을 통해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등장 인물의 신분, 성격, 관계 등을 파악하게 하였다.
셋째, 신분이 다른 남자 인물과 여자 인물의 아리아를 비교 감상해 봄으로써 신분에 따른 음악적 표현의 차이를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가사 내용 비교하기, 선율의 흐름을 따라 가락선 악보 그리기, 리듬에 맞춰 리듬악기 연주하기 및 걷기, 곡의 분위기를 그림으로 나타내기 등의 활동을 유도하였다.
넷째, 정가극과 희가극 아리아의 특징을 정리하고, 모차르트의 다른 오페라 아리아를 이 두 양식으로 구분해 보게 하였다. 정가극의 아리아는 우아하고 고상하며 난이도가 높은 아리아 양식으로, 신분이 높은 인물이 주로 부르나, 희가극 의 아리아는 흥겹고 단순하여 따라 부르기 쉬우므로 신분이 낮은 인물이 주로 부른다는 것을 쉽게 구별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짧게 축약된 애니메이션 오페라 『마술피리』를 다시 감상해 봄으로써 신분에 따른 아리아 양식의 차이를 실제 오페라의 흐름 속에서 적용하고, 오페라의 전체적인 특징과 구성요소를 살펴보는 활동을 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오페라 감상 지도가 오페라의 개념이나 극적인 내용을 이해시키기 위한 지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등장 인물에 따라 음악적 표현이 달라지는 것을 ‘알아듣기’하고, 학생들의 삶과 등장 인물들의 음악으로 표현된 삶을 연관시켜 생각하는 감상을 하게 함으로써 초등학생들에게도 심미적으로 오페라를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