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印刷史

국문 초록 (Abstract)

현재 국내 학계에서 출판학이나 인쇄ㆍ활자에 관한 연구는 많은 학자들에 의해 열정적으로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허지만 중국 출판역사나 인쇄ㆍ활자에 관해서는 중국어의 벽 때문에 그다지 활발하지는 못하다. 또한 학문적으로 비중있는 원전이나 연구서들의 번역 연구는 미흡한 편이다. 그러나 같은 문화권인 중국과 한국의 출판인쇄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한국출판학회에서는 이런 점을 인식하여 해마다 중국과 국제학술대회를 진행해오고 있지만 아직 전문적인 번역서는 없는 실정이다.
본 《중국인쇄사》는 상ㆍ하 2권으로 본문의 쪽수만 해도 854면에 이르는 방대한 저서다. 이 방면의 권위자인 전존훈錢存訓과 이희필李希泌의 서序가 있다.
본서는 총 4장章과 부록으로 되어 있다. 제 1장은 목판 인쇄술의 발명과 발전, 제 2장은 활자 인쇄술의 발명과 발전, 제 3장은 역대 필사공ㆍ판각공ㆍ인쇄공의 생활과 전기, 제 4장은 중국 인쇄술이 아시아 각국과 아프리카 유럽에 미친 영향이다.
본서는 2권으로 되어 있지만 원래는 2권으로 간행할 목적보다는 내용이 풍부하다 보니 2권으로 나뉜 것 같다. 이는 하권의 처음 시작이 장절章節의 시작이 아니라 이어지는 내용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본서의 제 3장은 그동안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특이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동안 인쇄사 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책은 지배층 위주로 쓰여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3장의 내용은 지배층의 시각이 아닌 직접 현장에서 일하는 필사공ㆍ판각공ㆍ인쇄공들에 관한 내용이다. 비록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행간에서 저자의 이들에 대한 따스한 마음을 감지할 수 있다. 필사건 판각이건 인쇄건 책과 관련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식자층이다. 글자를 모르고서는 이런 직업에 종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대 사회에 있어서 글자를 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현장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비록 권력층이나 지배층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들의 자부심은 대단했으리라고 본다. 이런 점에서 3장의 내용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제 4장은 중국인쇄술이 세계 각국에 끼친 영향을 다루고 있다. 중국 인쇄술은 한국과 일본 월남 등 아시아 각국은 물론이고 이집트나 유럽에도 전파되었다. 본서에는 간단하지만 중국 인쇄술이 각 나라에 전파되어 이룩한 업적에 관하여 소개하고 있다. 본 《중국인쇄사》는 그동안 한국에서 연구가 미진했던 중국의 인쇄 출판에 관하여 전방위적으로 연구한 귀중한 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