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여쓰는 행동

국문 초록 (Abstract)

대상아동은 만 12세의 초등학교 6학년 여자 아동이다. 이 아동은 학습능력에 많은 지체를 보이는데, 특히 읽기, 쓰기, 수학 등의 기초 과목에서 곤란을 겪으며, 이로 인해 다른 과목에서도 낮은 수준을 보인다. 전체적으로2-3학년 정도의 학습수행을 보인다.
기초적인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으나,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거나 글로 표현할 때는 다른 사람이 알아듣거나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글로 표현하는 경우 붙여쓰는 행동을 보여 더욱 다른 사람이 알아보기 힘들다. 책에 있는 문장을 보고 쓰거나 듣고 쓸 때는 그런 대로 칸 있는 공책에 맞추어 쓴다. 그러나 생각하는 바를 쓰라고 요청했을 때는 모든 낱말과 문장을 붙여쓰거나 아무데서나 띄어쓴다. 일례로 아동이 인기그룹 HOT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HOT가 TV 등에 나오면 거의 수업이 안된다) HOT에 대하여 써보라고 요청하면 너무 좋아서 흥분이 되는지 하나도 띄어쓰지 않고 전부 붙여쓴다. 표현력이 부족하여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쓰지 못하는 데다가 기본적인 띄어쓰기가 되지 않아 문장을 거의이해할 수 없다. 자신이 쓴 문장을 알아보지 못하면 짜증을 내는데, 맞춤법이 틀리고 띄어쓰기를 하지 않아서 알아보지 못한다고 말해주면 창피해 하며 웃거나, 어떤 때는 화를 낸다. 공부 시간에 매우 산만한 편인데, 예를들어 문밖에서 어머니가 얘기하는 소리에도 시끄럽다며 짜증을 내거나, 갑자기 무엇인가를 정리하려 하며, 학습에 집중하지 못한다. 그러나 흥미있는 주제로 쓰기 과제를 주면 집중하여 열심히 쓴다. 때로는 편지를 써보겠다며 자신이 쓰고자 하는 바를 말하기도 한다.
아동은 1985년 4월 13일에 태어났다. 아버지는 건축설계회사 사장이며, 어머니는 가정주부이다. 바로 위에 오빠가 한 명 있고, 부유한 집 외동딸로 물질적으로는 아주 풍족하게 자라왔다.
임신 7개월만에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자랐다. 어렸을 때 병치레를 많이 하긴 했지만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유치원에 다니면서부터 너무 산만한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연필이나 크레파스를 잘 쥐지 못했으며, 다른 아동들 보다 싫증을 잘 냈다. 그러나 특별히 장애가 있는지 검사를 받거나 특수교육을 받지는 않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학습을 잘 따라하지 못하고 많은 지체를 보이게 되었는데, 집에서 어머니가 학습을 지도하다가 3학년 때부터 국어와 수학을 개인지도 받기 시작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이 아동은 학습상황에서는 거의 방치되어 있다. 다행히 친구들과 잘 어울려 학교생활을 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으나, 친구들이 자기가 공부 못하는 것을 알까봐 불안해한다. 집에서도 개인지도 교사와 학습한 내용은 보이지 않는 곳에 치워두는 편이다. 왜 치우느냐고 물으면, 누가 보면 자기가 공부 못하는 것을 알게 될 테니 창피하다고 말한다. 자신이 쓴 글을 개인지도 교사 이외의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을 꺼리는데 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아동은 지금 3년째 개인지도를 받고 있다. 학교에서는 방치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지도 시간에 공부하는 것이 학습의 전부이다. 체계적인 읽기 ·산기지도가 이루어지고, 계속 반복적으로 아동의 기초 기능에 숙달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나, 개인지도만으로는 이것이 충족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