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술라주(Pierre Soulages)의 울트라 블랙 페인팅(The Ultra-Black Paintings)과 생 푸아 수도원(The Abbey of Sainte-Foy de Conques) 스테인드글라스 = The Ultra-Black Paintings by Pierre Soulages and the Stained Glass for the Abbey of Sainte-Foy de Conques

국문 초록 (Abstract)

본 논문은 시각 인류학적 회귀라는 개념과 원리에 대한 논의들이 막 꽃피우게 된 시기에 탄생한 피에르 술라주의 울트라 블랙 페인팅 연작에 라스코 동굴과 멘히르 상으로부터 발견하고 사로잡힌 남겨진 선들, 형상들, 빛과 어둠, 그림자의 감각적, 물질적, 초월적, 비언어적 위력이 어떠한 방식으로 울트라 블랙이라는 심연의 색채가 빛으로 진화, 전이, 이행되는지를 분석한다. 특히 캔버스에 무수한 균열 같은 제스처의 흔적을 남겨 무한성을 획득했던 극도의 수행적 회화로 탄생시킨 울트라 블랙 페인팅과 시각의 촉각성의 문제를 밝힌다. 또한 이 실험을 동반하는 빛의 흡수와 빛의 반사, 비가시와 가시, 가촉과 비가촉이라는 이중적, 다층적 역설들을 공존시키고, 경계를 넘나드는 문제를 어둠의 촉각적 빛으로의 전이의 위력에 오랫동안 천착해온 작가의 탐구로 귀결시킨다. 본 연구는 울트라 블랙 페인팅과의 연장선상에서 술라주가 1987년부터 1994년에 걸쳐 어떻게 로마네스크 수도원 순례 교회 안에 스테인드글라스라는 색유리창문 형식으로 다차원적, 다감각적, 시간적, 공간적으로 확장, 적용시켰던 지적 탐구와 모색의 궤적을 추적한다. 이 스테인드글라스는 술라주가 1979년과 2009년 사이 본격화시켰던 울트라 블랙 페인팅을 통해 탐구해온 어둠의 빛, 시각의 촉각성, 빛과 어둠의 역설에 대한 문제제기와 미학이 총결집되어 담긴 색유리 창문이다. 특히 술라주가 거룩한 성전 전면을 따라 열린 114개의 창문을 통해 촉각의 빛의 효과를 극대화시켜 자신의 울트라 블랙 페인팅을 건축적, 조각적으로 확장시키고 구체화하기 위한 예술적 실험을 다각도에서 다루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