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외국어고등학교(이하 ‘외고’) 정책추진과정을 중심으로 정책변동과정에서 집행평가의 영향을 분석하였다. 외고정책의 변동과정에서 정치흐름의 변화에 따라 핵심적인 역할을 ...
본 연구는 외국어고등학교(이하 ‘외고’) 정책추진과정을 중심으로 정책변동과정에서 집행평가의 영향을 분석하였다. 외고정책의 변동과정에서 정치흐름의 변화에 따라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주요 정책참여자들이 어떠한 대응을 하였고, 그 결과 정책은 어떠한 변화를 겪게 되었으며, 집행평가결과가 정책변동과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를 분석하였다.
정책변동과 집행평가 각각에 대해서는 여러 모형에 의해 분석되어 왔으나, 정책변동과 집행평가를 결합한 모형을 통해 관련 요인으로 분석한 연구를 찾아보기 어렵다. Kingdon의 정책흐름모형을 통하여 외고문제가 정책의제로 채택된 이유와, 어떤 요인들이 작용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정책이 추진되었는지, 그리고 외고정책을 둘러싼 행위주체 간의 상호작용을 살펴보면서, 정책의제로 부각되고 대안이 제기되는 과정에서 과연 합리적인 집행평가결과가 뒷받침되었는지를 검토하였다. 이를 위해 분석사례로서는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외고정책을 대상으로 하여 정책변동이 일어난 이유가 무엇인지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분석변수와 그 주요내용을 정책의 흐름, 정책변동의 창, 정책의 산출, 정책의 평가 영역에서 변수를 선정하여 분석하였다. 첫째, 정책의 흐름 영역을 보기 위하여 정책문제의 흐름, 정책대안의 흐름, 정치의 흐름을 변수로 선정하였다. 둘째, 정책변동의 창 영역을 보기 위하여 정책의 창을 변수로 선정하여, 정책의 창이 열리는 계기와 정책흐름의 결합논리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셋째, 정책의 산출을 보기 위하여 정책성과 요인을 변수로 선정하였으며, 이를 보기 위한 하위변수로 정책목표, 정책전략, 변동내용의 3가지를 선정하였다. 넷째, 정책의 평가를 보기 위하여 집행평가를 변수로 선정하였으며, 하위변수로 정책형성의 합목적성, 정책집행의 적절성, 환류의 적시성, 정책산출의 효과성을 선정하였다.
먼저,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외고정책을 정책문제흐름, 정책대안흐름, 정치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책문제흐름에 있어 노무현 정부의 경우 외고의 설립취지 변질로 인해 외고가 입시기관화 되었고, 이에 따른 교육과정의 파행운영, 사교육비 증가라는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포외고사태가 발생하였다. 이에 더하여 정치적으로도 정치후반기의 레임덕 현상 속에서 외고정책에 대한 평가와 환류가 이루어졌다. 이명박 정부는 외고의 설립목적 자체에 대한 타당성을 의문시하고, 이에 따라 졸업생의 진학문제와 과도한 사교육 유발문제, 학교의 대규모화 등의 문제를 인식하고, 정권교체와 국회권력의 교체 속에서 정책변동의 기회를 찾게 되었다. 행정부도 정권이 교체되면서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가 통합되어 교육과학기술부로 개편되었다. 외부요인으로는 무엇보다도 촛불항쟁과 광우병파동 등으로 시민의 참여 요구가 증대된 상황적 계기가 되었다.
둘째, 정책대안의 흐름에서 살펴보면, 노무현 정부는 대통령, 국회, 관료, 시민단체, 국책연구기관 연구원 등이 정책활동가로 참여하여, 정책대안으로서는 외고폐지론 또는 외고제도개선론을 제시하였다. 이에 반해,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통령, 관료, 여권실세, 시민단체 등이 정책활동가로 참여하면서, 외고의 설립목적 재정립, 자기주도적 학습전형 도입, 교육과정 개정, 학급규모 적정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셋째, 정치흐름을 살펴보면, 노무현 정부에서는 외고에 대한 정책대안을 마련하는 시점은 집권 후반기에 주로 이루어졌다. 또한 외고에 대해 국민적 관심은 높으나, 정부의 정책추진의지는 약했다. 반면에, 이명박 정부는 한나라당이 집권하고 있었고, 국민적 관심은 지대함은 물론 정부의 정책추진의지도 강렬하였다. 특히, 외고 관련단체는 노무현 정부에서 보다 이명박 정부에서 약하게 활동한 것으로 보여 진다.
넷째, 이명박 정부의 의사결정방식은 상의하달, 권위적, 지시형 성격이 강했던 것에 비해, 노무현 정부는 하의상달, 참여형 성격이 강하였다. 무엇보다도 외고문제를 풀려고 하는 논리(logic)는 노무현 정부는 교육논리의 틀 안에서 해결하여 정책결정을 하려고 한 반면에, 이명박 정부에서는 정치경제적 논리가 지배하였다. 집행평가 방식으로는 노무현 정부에서는 교육부 자체평가, 이명박 정부에서는 외부평가가 주로 이루어졌다.
한편, 노무현 정부에서 이루어진 외고정책의 집행평가에는 2003년 이후 여러 차례 있어 왔는데, 이러한 집행평가는 2007년도에 실시한 ‘외고를 외고답게’라는 수월성 제고방안에 주로 반영되었다. 합목적성, 적절성, 환류의 적시성, 효과성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집행평가결과들은 외고정책의 추진과정과 성과 모두 보통 또는 미흡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집행평가결과들은 정책대안이나 문제의 흐름에 있어서도 영향력 정도가 모두 보통 정도로 나타났다. 정치의 흐름에 대한 영향력은 약했던 것으로 나타나 노무현 정부의 정치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여 진다. 정책의 창에 미치는 영향력 정도는 특목고 운영실태 및 진단이 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고문제가 갖고 있는 특성에 따라 지속적으로 정책의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이었으나, 강력하게 추진하는 그룹이 없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여 진다.
집행평가의 정책산출에 대한 영향력 정도를 보면, 정책목표나 정책전략은 영향력이 약했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정책변동내용에 대한 영향력은 보통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무현 정부가 직면했던 김포외고사태, 탄핵정국 등으로 인한 정치력의 한계에 기인한 것으로 보여 지며, 2007년도 수월성 제고방안은 정권말기라는 정치상황에 따라 계획에 그친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집행한 집행평가는 2009년 이후 다수 있었으며, 이들 집행평가결과들은 2009년 ‘고등학교 선진화를 위한 입학제도 및 체제 개편방안’으로 수렴되었다. 집행평가의 영향에 대한 기준에 따라 분석한 결과, 합목적성, 적절성, 환류의 적시성, 효과성 측면에서 모두 보통 또는 강한 정도의 타당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대안이나 문제의 흐름에 있어서도 영향력 정도가 모두 보통 정도로 나타났는데, 정치의 흐름에 있어서는 감사원 감사의 경우 영향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정권초기에서 강력한 정치력이 발휘된 것으로 보여 진다. 정책의 창에 미치는 영향력 정도는 모두 영향력을 강하게 미친 것으로 나타났는데, 외고문제가 갖고 있는 특성을 정권초기에 여권 실세그룹에서 정책의제화 시킨 결과에 기인한 것으로 보여 진다.
집행평가의 정책산출에 대한 영향력 정도를 보면, 정책목표나 정책변동은 모두 영향력이 보통으로 나타났다. 감사원 감사의 경우 강한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난 것은 외고 입시제도의 파행운영 및 사교육비 증가 등의 문제가 사회에 표면화하는 정치상황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본다. 이명박 정부가 정권 초기에 강력하게 정책을 추진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책의 창이 열리는 과정과 정책의제화 하는 과정에서 여권실세 및 정부의 고위관료들이 함께 추진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론적 모형의 탐색을 통해 연구틀을 마련하였으며, 이를 통해서 외고정책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외고정책의 변동에 관한 연구이기에 계량적 자료를 활용한 통계분석을 하기보다는, 시기적으로 다른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외고정책 추진사례를 동일한 연구틀로서 비교분석하여 이론적 모형의 타당성과 정책과정에 대한 분석, 그리고 정책적 시사점을 얻고자 하였다.
외고정책은 정책변동의 역동적 요인들과 정책 관련자들의 역할 등에 대해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연구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외고 졸업자들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볼 때, 본 연구의 결과는 정책변동과정이 왜 그리고 어떻게 일어나는지 설명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위해 집행평가의 영향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집행평가결과가 정책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정책의 변동이 단순히 여론과 정치적 영향에 의한 것인지, 합리적인 분석결과에 의한 것인지를 파악하여 정책흐름모형의 적실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하였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은 외고정책 관련 업무를 수행한 본 연구자의 주관적 견해가 개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며, 그 객관성이나 타당성 측면에서 여러 가지 이견이 있을 수 있음을 밝혀 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그룹 인터뷰 및 기존 설문조사자료 등을 최대한 활용하였고, 아울러 선별적인 자료수집과 적실성 있는 해석이 되도록 사회과학 연구방법론상의 객관성과 타당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