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상산象山 심학과 양명陽明 심학을 ‘송학宋學(송대 학문)’과 ‘명학明學(명대 학문)’의 차별적 특징을 가지고 규명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상산학을 양명학...

http://chineseinput.net/에서 pinyin(병음)방식으로 중국어를 변환할 수 있습니다.
변환된 중국어를 복사하여 사용하시면 됩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상산象山 심학과 양명陽明 심학을 ‘송학宋學(송대 학문)’과 ‘명학明學(명대 학문)’의 차별적 특징을 가지고 규명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상산학을 양명학...
본 연구의 목적은 상산象山 심학과 양명陽明 심학을 ‘송학宋學(송대 학문)’과 ‘명학明學(명대 학문)’의 차별적 특징을 가지고 규명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상산학을 양명학의 전 단계 정도로 이해하는 일반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하나의 독자성을 가진 철학이라는 점을 증명하려는 것이다.
각 학문은 각각의 시대적 패러다임 속에서 그 시대의 용어와 그에 따른 의미를 사용한다. 상산학은 리학적 특징을 가진 ‘송학’적 패러다임 속에서, 그리고 양명학은 기학적 특징을 가진 ‘명학’적 패러다임 속에서 이루어졌다 이 때문에 같은 용어라고 하더라도, 각 시대에 따라서 각기 다른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으며, 이것은 상산학과 양명학을 하나로 이해하게 했던 ‘심즉리’에 대한 해석 역시 마찬가지이다.
송대는 당나라 시기 이후 벌어졌던 유·불·도 삼교의 각축 과정에서 만들어진 학문적 유산을 물려받았다. 불교는 드러나 있는 현상 세계의 이면에 모든 현상 세계를 설명할 수 있는 보편적 개념이 있다고 보았는데, 당시 유학은 이러한 영향을 받아 향당철학에서 보편철학으로 이행된다. 이렇게 되면서 유학은 현상 세계 이면에 존재하는 형이상학적 개념인 理를 설정하고, 이것을 통해 기의 운동과 현상들을 설명한다. 중국이 전통적 ‘기철학’에서 ‘리철학’으로 넘어가는 과정으로, 이러한 특징이 ‘리학’이다. 리학에서는 ‘기’를 ‘리’의 파생개념으로 설정함으로써, 존재이면에 있는 궁극적 법칙을 가지고 세계를 설명한다. 주자학의 리기론은 바로 이러한 바탕위에서 성립된 것이며, 상산학 역시 이와 같은 학문적 패러다임 속에 들어 있다.
이에 비해 명대는 다시 전통의 기학으로 회귀한다. 리학은 실리보다는 명분을, 삶 보다는 원칙이 강조되는 철학이다. 그러나 이민족에 의한 송나라의 멸망 원인을 이 같은 이유에서 찾았던 명대 지식인들은 당시 상공업의 발달과 궤를 같이하여, ‘기’를 강조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명대 학문인 ‘명학明學’이 ‘기학’적 특징을 띠게 되는 이유이다. 기학은 기를 제일원칙으로 받아들이는 철학으로, 리는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현상들이 만들어내는 조리 정도로 해석된다. 리에 의해 기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의 변화와 운용에 의해 리가 만들어지는 체계인 것이다.
이러한 체계는 ‘심’과 ‘리’의 개념 이해에도 차이를 보이며, 이것은 ‘심즉리’에 대한 의미에서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리’의 개념은 이미 앞에서 보았듯이 뚜렷한 차별성을 가진다. 상산학에서는 현상 세계 이면에 존재하는 ‘궁극적 리’를 전제하며, ‘심즉리’에서의 심과 리는 바로 이러한 ‘리’에 의해서 보증되고 있는 존재이다. 다만 주자학과 달리, 심을 정감이나 사욕과 같은 범주를 인정하지 않고 순수한 ‘리’의 담지자로만 설정하고 있을 뿐이다. 동시에 리 역시 주자학처럼 인간의 ‘성’으로 내재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리 자체가 인간 심 속에 들어 있다고 봄으로써 리에 대한 인간의 범주를 주자학에 비해 확대시켜 해석하고 있는 것이 상산학의 특징이다. 상산학에서 말하는 ‘심즉리’의 개념이다.
이에 비해 기학 체계에서 ‘심’은 ‘기’이다. ‘리’는 ‘기’의 변화와 양상 속에 들어 있는 법칙과 질서로 규정된다. 기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리’인 것이다. 결국 심이 가지고 있는 ‘올바름’이 바로 심의 법칙이며, 이것이 바로 ‘리’이다. 따라서 리는 심의 활동에 의해 만들어지는 개념으로, 양명학에서 말하는 ‘심즉리’는 여기에서 나온다. 외부적 리에 의해 보증 받는 상산의 심과는 달리, 양명학의 심은 직접적으로 리를 창출하고 만들 수 있는 능동적 개념인 것이다. 결국 ‘심즉리’에서의 리는 심의 활동이 만들어낸 것이다.
상산학은 ‘송학’이며, 양명학은 ‘기학’이다. 상산학과 주자학은 송학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차별성은 송학 내에서 만들어진다. 그러나 상산학과 양명학은 송대와 명대의 철학적 패러다임에 따른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같은 ‘심즉리’를 사용한다 해도, 그 의미는 다를 수밖에 없다. 상산학은 송학 내적 측면에서 주자학과 차별성을 가지고, 송학과 명학의 차이라는 측면에서 양명학과도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