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골론 : 서법미학우담 = Dissertation on Vigour of style(風骨)

국문 초록 (Abstract)

한자의 서법(書法)이 지니는 미학(美學)적인 함축적 의미는 여러 가지 영역 및 단계상에 두루 걸쳐있다. 사람들은 일찍이 韻味美·法度美·天眞美·神采美·動態美·靜態美·自然美·墨象美·構築美·均衡美·氣之美·勢之美·力之美·筆觸美 및 抽象美·象徵美·節奏美·禪味美 등의 여러 방면에서 서법을 분석하고 논술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그 중에서도 서법예술의 풍골미(風骨美), 즉 힘이 지니는 아름다움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자 한다.
문학작품인 $lt;文心雕龍$gt;에는 $lt;風骨篇$gt;이 있어, 문학작품 속의 端直한 언사와 駿爽한 意氣가 서로 통일 되어 있는 것을 『풍골(風骨)』이라 칭하였다. 그 후에 사람들은 강하고 힘이 있는 문학작품의 풍격을 논할 때, 『풍골』이란 두 글자를 가지고 대신하여 사용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본 논문에서의 『풍골』에 대한 분석은, 그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에서 『힘(力)』이 서법속에서 지니는 미학적인 가치를 알아보고자 한다. 서법은 筆墨을 이용하여 그 정신을 표현하는 활동으로, 붓의 사용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로부터 점층적인 탐구를 진행해야지만 서법의 특질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本考에서는 전체적인 체험으로부터의 『印象式評論』 이외에도, 서법중에 뚜렷이 드러나는 『힘』의 논증을 통해 서법이 지니고 있는 미학적인 함축적 의미를 설명하고자 한다. 따라서 『풍골』과 『힘』을 다만 하나의 엄격한 서법예술의 풍격으로서만 본다면 그것은 매우 거리가 먼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에는 『힘』과 연관성이 없는 물질의 운동은 존재하지 않으며, 引力·張力·斥力·族力 등의 갖가지 『힘』이 존재한다. 동양적인 특색을 갖춘 학문들은 서양의 사람들이 느낄 수 없는 모종의 신비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위의 학문적인 활동 중에서 수 많은 변화를 통하여 나타나고 있는 『힘』이다. 서법예술 또한 동양에서 기원하였으며, 서법속에 나타나는 힘의 剛柔·頓挫·斷續·隱顯 또한 千差萬別이다.
서법의 모든 요소중에서 『힘』의 가치는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前代의 사람들은 고대의 서법작품을 평론할 때, 항상 『힘의 드러남』을 서법작품이 지니는 가장 대표적인 특징으로 간주하였다. 그들은 하나같이 서법작품 속에서 『힘』이 가지는 飛動함, 『힘』의 旋律등을 찬미하였다. 이러한 『힘』이 서법중에서 나타내는 표현양식은 또한 사람, 서체, 시대, 서예도구에 따라 각기 달라지게 된다.
한자의 서법은 확실히 특별하고도 기이한 예술이다. 붓은 그것의 재료로 어떠한 동물이 사용되든 결국은 그 동물들의 부드러운 털로 만들어진다. 이러한 부드러운 붓끝에서 만들어진 글이나 문장들속에서 강하고 힘차며 생동감이 넘치는 筆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인 것이다. 서체상으로 그것이 眞書·草書·隸書·篆書 중의 어느 한 서체로 쓰여졌던 간에 좋은 작품들은 항상 사람들에게 雄建한 『힘』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서법속에 나타나는 이러한 힘은 千態萬象이고, 조화로운 아름다움으로 충만하여 그것의 지극히 神妙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동적인 힘이 서법가의 필묵을 통해 백지상에 표현되어, 날아 움직일 듯한 생명력을 지닌 무궁무진하고 미묘한 자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사람들을 갈수록 깊이 빠져들게 만드는 하나의 미학적인 과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