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신화와 역사

국문 초록 (Abstract)

19세기 중엽에 있어서 영국의 지적, 문화적 노력의 중심은 이 무렵에 거의 집중적으로 활동하고 있었던 일련의 소설가들의 탁월한 작업속에서 전개되었다.
이것은 비단 문학사의 관심사로서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문화사 전체의 문맥을 두고 말하더라도 거의 무리가 없는 관찰이 아닌가싶다. 가령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대륙국가들에서 이 무렵에 가장 핵심적인 정신적인 업적을 이룩했던 것이 철학이나 사회학과 같은 좀더 논리적이고 사변적이거나 실증적인 노력이었다고 한다면 이와는 대조적으로 영국에서는 주로 문학적 지성들, 그중에서도 특히 산문작가의 활동이 두드러졌던 것은 누구의 눈에나 분명하게 보이는 역사적인 사실이다.
다른 유럽국가들의 경우와도 달리 어째서 영국에서는 이 시대에 문학적 노력이 당대의 가장 대표적이고 핵심적인 지적, 정신적 업적으로 될 수 있었는지―,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짐작되지만, 이 자리에서는 여기에 대한 명석한 답변을 준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그러한 문체는 미해결인 채로 일단 괄호속에 넣어두고 조금 더 한정된 범위의 문제로서, 그러면 또 어째서 문학의 다른 장르보다 소설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취가 이루어졌던가 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