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교단에서 종교체험의 의미 - 신관과의 관련성을 중심으로 - = Meanings of Religious Experiences in Donghak Society: Focused on the Relationship with the View of God

국문 초록 (Abstract)

이 논문은 최제우, 최시형, 손병희의 종교체험에 대한 인식과 그에 따른 신관을 살펴본 것이다.
동학 교단의 창시자 최제우는 격렬한 종교체험을 통해서 동학이라고 하는 종교를 창시하였다. 그가 신도들에게 포교하는 가장 중요한 교리도, 그리고 수단도 종교체험이었다. 그는 신도들 스스로가 자기가 겪은 것과 유사한 종교체험을 경험하도록 하였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체험의 내용을 글로 써서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들에게 주문을 외우고 자신의 문장을 읽도록 권하였다. 자신이 경험한 종교체험이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그런 경험을 권했던 것이다. 다만 그는 종교체험만을 절대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유교적인 수양의 덕목도 동시에 강조하였다. 최제우의 종교 체험은 ‘시천주(侍天主)’라는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여기서 ‘천주’란 하늘님, 혹은 한울님을 한자로 표현한 말이다. ‘시천주’란 즉 신적인 존재인 ‘천주를 모셔라’는 뜻이다. 최제우의 종교체험은 신을 모시는 체험이었으며 또 그러한 존재를 모셔라는 계시를 받은 체험이기도 하였다. 이런 체험을 통해서 형성된 신관은 인격신이며 초월신의 경향이 강한, 전지전능한 신이었다.
그런데 제2대 교주였던 최시형은 최제우와 같은 강렬한 종교적 경험을 하지 못했다. 최시형의 경우는 최제우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종교적 체험이 분명하지 않으며, 그러한 체험 중에 강력한 신을 만나는 경험도 없었으며 어떤 종교체험을 통해서 일생을 바꿀만한 커다란 깨달음을 받지도 못하였다. 그래서 그의 사상에서 종교체험의 비중은 그렇게 크지는 않다. 최제우가 제시한 ‘시천주’의 개념도 모호해졌다. 그의 사상이 수양론을 강화하고 인간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쪽으로 흐른 것도 그러한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최시형은 ‘양천주(養天主)’의 개념을 제시하였다. ‘천주를 길러라’, ‘신을 양육하라’는 이러한 주장은 그의 분명하지 못한 종교 체험에서 유래된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양천주의 신은 인간에 의해서 배양되고 양육되는 신이다. 전능하며 권위 있던 최제우의 신이 인간의 양육 대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만큼 신의 위상이 축소되고 낮아졌다. 그리고 종교적 체험의 중요성도 줄어들었다. 이는 신에 대한 강력한 교류체험이 없었기 때문에 발생한 개념이며, 존재감이 작고 약한 신을 크고, 강한 신으로 키워내자고 하는 소망이 반영된 사상이며 신관이다.
제3대 교주 손병희에 이르러서는 신의 개념이 더욱 약해져서 인간의 개념과 동일하게 되었으며 종교체험은 거의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손병희는 최시형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그가 제시한 인내천(人乃天), 즉 ‘사람이 바로 하늘이다’라고 하는 사상은 인간을 강조한 최시형에게서 시작된 사상이었다. 손병희도 종교체험을 겪었다고 하는 분명한 기록이 없다. 그는 또 제1대 교주인 최제우의 영향에서도 멀었으며 특히 제2대 교주 최시형으로부터 인간적인 신관의 영향을 받고 성장한 교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시대에 이르러서 동학교단, 즉 천도교 교단은 더욱더 인격신과 초월신의 모습에서 멀어지고 무신론에 가깝게 되었다. 그의 ‘각천주(覺天主)’의 사상 즉 ‘천주를 깨달아라’라는 개념은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개념이다. 세상에는 인간만이 존재한다. 즉 신의 존재를 완전히 부정한 뒤에 나타난 개념이다. 인간이 깨닫지 않으면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그것을 깨달았을 때는 인간 자신이 바로 신이기 때문에, 역시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최시형이나 손병희는 모두 제1대 교주 최제우의 가르침과 사상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최제우의 종교체험과 신에 대한 관념은 동학 경전을 통해서 여전히 신도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교인들은 최제우의 종교체험을 배제하지 않고, 최제우가 제시한 인격적이고 초월적인 신도 배제하지 않고 섬겼다. 또 교단은 신도들에게 종교체험을 권유하는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손병희가 동학을 개혁하여 다시 세운 천도교도, 종교적 수행의 중요한 수단이요 목표로서 신도의 종교적인 체험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최제우의 ‘시천주’ 종교체험은 교리적으로 최시형의 ‘양천주’ 사상 및 손병희의 ‘각천주’ 사상과 함께 제시됨으로써 종교체험과 ‘시천주’의 중요성이 약화되고 그 의미가 심각하게 변질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This paper examines the perception of the religious experiences of Choi Je-woo, Choi Si-hyung, and Son Byung-hee and their views on the God.
Choi Je-woo, the founder of the Donghak denomination, established a religion called Donghak through intense religious experience, and he made the believers experience a religious experience similar to what he experienced. He wrote down the experiences he had experienced and handed them out to his disciples, who were encouraged to memorize spells and read his sentences. He encouraged them to read his sentences because his experience was so intense. Choi's religious experience can be summarized by the word 'Si-chunju', or 'Serving the Lord'. Here, 'Chunju' is a word that expresses the God of sky or Hanul in Chinese characters. Choi's religious experience was an experience of serving God, and it was also an experience of receiving a divine revelation to serve such a presence. The view of God formed through this experience was a personality god and an omnipotent god with a strong tendency of transcendence.
However, Choi Si-hyung, the second proprietor, did not have the same intense religious experience as Choi Je-woo. In the case of Choi Si-hyung, compared to Choi Je-woo, the religious experience is not so clear, and there was no experience of meeting a powerful god during such experience. He has not been able to receive any enlightenment to change his life through a religious experience, so the proportion of religious experience in his thoughts is not so great. The concept of ‘Si-chuanju’ presented by Choi Je-woo became ambiguous. The reason why his ideas have been strengthened and more interested in human beings can be found in this respect. Choi Si-hyung suggested the concept of 'Yang-chunju' or 'Bring up the Lord'. This concept can be sad to be an idea derived from his unclear religious experience. The god of 'Yang-chunju' is the god cultivated and raised by man, and the god of Choi Je-woo, who was omnipotent and authoritative, has become the object of human rearing. To that extent, God’s status has been reduced and lowered. And the importance of religious experience has also decreased. This is a concept that occurred because there was no strong exchange experience with God, and it is a thought and a view of God reflecting the desire to raise a small and weak god as a big and strong god.
By the third proprietor, Son Byung-hee, the concept of God became weaker and became the same as the concept of human beings, and the religious experience became almost meaningless. Son Byung-hee was greatly influenced by Choi Si-hyung. Son's idea of 'people are the God', was a thought that started with Choi Si-hyung, who emphasized human beings. There is no clear record that Son Byung-hee experienced religious experiences, too. He was also far from the influence of Choi Jae-woo, the first proprietor, and was a member of the second proprietor, Choi Si-hyung, who emphasized human point of view. Therefore, by his time, the Donghak Church, or the Chondogyo Church, became more distant from the appearance of the personality and transcendental God and became closer to atheism.
The idea of his 'Kak-chunju', or 'Knowing the Load', is a concept based on the assumption that God does not exist. In other words, it is a concept that appeared after completely denying the existence of God. If humans do not realize, God does not exist, and when they realize it, they are God themselves, so there is no God. However, Choi Si-hyung and Son Byung-hee did not deny the teachings and ideas of Choi Je-woo, the first bishop. Choi's religious experience and idea of God still influenced the believers through the Donghak scriptures. The members did not exclude Choi Je-woo's religious experience, and served without excluding the personal and transcendental god presented by him.
The denomination also maintained the tradition of inviting religious experiences to believers. Chondo-gyo, which Son Byung-hee reformed and rebuilt Donghak, did not deny the religious experience of the believers as a goal and an important means. However, Choi Je-woo's religious experience of 'Si-chunju' could be said that the importance of religious experience has weakened and its meaning has been seriously changed in the aspect of doctrine by being presented with 'Yang-chunju' thought of Choi Si-hyung and 'Gak-chunju' thought of Son Byung-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