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이후 북한의 민간신앙과현대판 속담의 일단－최근의 탈북자들이 구술한 자료를 중심으로－ = A View of Folk Religion and Modern Sayings Developed in North Korea After the Separation－With Focus on the Oral Accounts of Recent Defectors－

국문 초록 (Abstract)

김일성유일사상 혹은 유물론이 지배하는 북한 사회에도 민간신앙이 존재할까? 남한에서처럼 북한에도 현대판 구비문학의 일환으로서 현대판 속담이 존재할까? 그 동안 북한에서 공식적으로 발행된 문헌이나 매체 등의 정보만 가지고는 확인이 어려웠던 이 의문을 풀기 위해, 탈북자 들을 면담하여 본 결과, 북한에도 민간신앙과 현대판 속담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점복, 꿈풀이가 전승되고 있으며, 무속도 존재한다는 것을 단편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점복의 경우, 식량난이 가중되어 탈북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혹은 지방으로 추방당할 경우, 그 성공 여부와 미래사를 미리 알고 싶은 욕망에서 매우 활발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공식적으로는 금지하고 있으나, 암암리에 성행하여, 심지어는 당간부들 조차 남몰래 점복자를 찾아가 의뢰하고 있는 실정임을 알 수 있다. 점복자의 유형도, 강신점복자, 역리점복자 등 다양한 유형으로 존재함을 알 수 있다. 꿈풀이에서 몇 가지 차이도 있지만, 대부분 남한에서 길몽으로 여기는 것은 북한에서도 길몽으로, 흉몽으로 여기는 것은 흉몽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북한 사람이 같은 꿈을 꾸고 같은 꿈풀이를 하고 있다는 것은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남북이 교류할 경우, 꿈 이야기를 화제로 올림으로써 동질성 회복과 화해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될 것임을 보여주는 성과라 하겠다. 70년대 말의 상황이지만, 당국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은밀하게나마 무속이 존속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무속신앙이 얼마나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지 느끼게 한다.현대판 속담도 다수 존재하고 있었다. 이들 자료는 북한의 상황을 잘 드러내 주면서, 식량난을 비롯한 북한 현실을 바라보는 북한 주민의 비판적인 의식까지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어, 북한 및 북한주민의 실상을 이해하는 데 긴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북한의 민간신앙과 현대판 속담 자료들은 남북 교류와 통일을 위해 기여할 만한 가치를 지닌다. 체제와 이데올로기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질성을 유지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 특히 북한 주민의 내면의식은 남한과 다를 게 없다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자료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