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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CI등재

    「釋疑孟」을 통해 본 호굉의 인성론과 역사철학 — 『孟子』와 『春秋』의 종합을 중심으로 = Hu Hong’s 胡宏 Theory of Human Nature and Philosophy of History in the Shiyi Meng 釋疑孟: Focusing on the Synthesis of the Mengzi 孟子 and the Chunqiu 春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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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 초록 (Abstract) kakao i 다국어 번역

    이 논문은 호굉胡宏의 「석의맹釋疑孟」을 분석하여, 그가 『맹자孟子』의 인성론과 『춘추春秋』의 역사 판단을 결합함으로써 인간 본성, 역사, 정치질서를 하나의 도학적 체계 속에서 재구성하였음을 밝히는 데 목적이 있다. 기존의 호굉 연구는 주로 주희朱熹의 「지언의의知言疑義」를 중심으로 호굉의 심성론과 수양론을 해명하는 데 집중해 왔다. 그러나 호굉의 학문적 토대에는 『맹자』뿐 아니라 『춘추』를 중시한 호안국胡安國 이래의 가학家學이 깊이 자리하고 있었다. 따라서 호굉의 사유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맹자』의 성선론과 『춘추』의 천리天理·인욕人欲 변별론이 어떻게 결합되었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사마광司馬光의 「의맹疑孟」과 호굉의 「석의맹」을 비교한다. 사마광은 『맹자』의 여러 언설이 인간 본성, 역사적 사실, 군신·부자 관계의 명분 질서와 충돌한다고 보고 이를 비판하였다. 그에게 본성性은 인간이 선천적으로 부여받은 개별적 성질에 가까웠으며, 역사적 판단은 실제로 발생했거나 적어도 인물론적·정치적 개연성을 갖춘 사건 위에서 성립해야 했다. 또한 정치는 각자가 자기 이름과 지위에 맞는 직분을 수행함으로써 사회와 국가를 보존하는 정명正名의 질서로 이해되었다.
    이에 비해 호굉은 사마광이 『맹자』의 말에 담긴 더 근원적인 의리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보았다. 호굉에게 성性은 선천적으로 주어진 개별적 속성이 아니라 형이상의 차원에 속하는 만화萬化의 근원이었다. 따라서 단주丹朱나 상균商均의 불선은 본성 자체의 악함을 증명하는 사례가 아니라 형이하적 재질과 기질의 문제로 해석되어야 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호굉은 맹자의 성선설을 인간의 경험적 선함에 대한 단순한 주장으로 보지 않고, 인간과 만물을 관통하는 천리의 형이상적 근거로 재정립하였다.
    이러한 인성론은 호굉의 역사 이해로 확장된다. 사마광은 순舜이 고수瞽瞍를 업고 도망간다는 맹자의 답변을 역사적·정치적 개연성이 없는 낭설로 간주하고 평가의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반면 호굉은 도응桃應의 질문을 실제 사건의 보고가 아니라 부자의 천성과 군주의 생살권이 충돌하는 가설적 사태로 이해하였다. 중요한 것은 사건의 발생 여부가 아니라, 그 사태를 통해 성인이 변고에 대응하는 권도權道와 용심用心이 드러나는가였다. 이 점에서 호굉의 『맹자』 독해는 『춘추』적 성격을 지닌다. 『춘추』가 역사적 사건 속에서 성인의 판단과 의리를 드러내는 경전이라면, 호굉에게 『맹자』의 문답 역시 성인의 마음과 천리의 작용을 읽어내야 하는 사유의 장이었다.
    정치론에서도 호굉은 사마광과 다른 관점을 제시하였다. 사마광이 법과 명분, 직분과 질서를 중시했다면, 호굉은 법과 명분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인륜人倫과 천리를 담지해야 한다고 보았다. 고요皐陶가 고수를 체포하는 것은 법의 공정성이라는 점에서 정당하지만, 순이 천하를 버리고 부자의 인륜을 보존하려 한 것 역시 천지의 대본을 보존하는 행위로서 정당하다. 호굉에게 정치는 형벌과 제도의 엄정함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백성이 살아가는 근본인 인륜을 함양할 때 비로소 정당성을 갖는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왕도王道와 패도霸道의 구분에서도 드러난다. 왕도는 천리가 온전히 드러나고 인욕이 소멸하여 인륜이 실현되는 정치인 반면, 패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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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논문은 호굉胡宏의 「석의맹釋疑孟」을 분석하여, 그가 『맹자孟子』의 인성론과 『춘추春秋』의 역사 판단을 결합함으로써 인간 본성, 역사, 정치질서를 하나의 도학적 체계 속에서 재...

    이 논문은 호굉胡宏의 「석의맹釋疑孟」을 분석하여, 그가 『맹자孟子』의 인성론과 『춘추春秋』의 역사 판단을 결합함으로써 인간 본성, 역사, 정치질서를 하나의 도학적 체계 속에서 재구성하였음을 밝히는 데 목적이 있다. 기존의 호굉 연구는 주로 주희朱熹의 「지언의의知言疑義」를 중심으로 호굉의 심성론과 수양론을 해명하는 데 집중해 왔다. 그러나 호굉의 학문적 토대에는 『맹자』뿐 아니라 『춘추』를 중시한 호안국胡安國 이래의 가학家學이 깊이 자리하고 있었다. 따라서 호굉의 사유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맹자』의 성선론과 『춘추』의 천리天理·인욕人欲 변별론이 어떻게 결합되었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사마광司馬光의 「의맹疑孟」과 호굉의 「석의맹」을 비교한다. 사마광은 『맹자』의 여러 언설이 인간 본성, 역사적 사실, 군신·부자 관계의 명분 질서와 충돌한다고 보고 이를 비판하였다. 그에게 본성性은 인간이 선천적으로 부여받은 개별적 성질에 가까웠으며, 역사적 판단은 실제로 발생했거나 적어도 인물론적·정치적 개연성을 갖춘 사건 위에서 성립해야 했다. 또한 정치는 각자가 자기 이름과 지위에 맞는 직분을 수행함으로써 사회와 국가를 보존하는 정명正名의 질서로 이해되었다.
    이에 비해 호굉은 사마광이 『맹자』의 말에 담긴 더 근원적인 의리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보았다. 호굉에게 성性은 선천적으로 주어진 개별적 속성이 아니라 형이상의 차원에 속하는 만화萬化의 근원이었다. 따라서 단주丹朱나 상균商均의 불선은 본성 자체의 악함을 증명하는 사례가 아니라 형이하적 재질과 기질의 문제로 해석되어야 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호굉은 맹자의 성선설을 인간의 경험적 선함에 대한 단순한 주장으로 보지 않고, 인간과 만물을 관통하는 천리의 형이상적 근거로 재정립하였다.
    이러한 인성론은 호굉의 역사 이해로 확장된다. 사마광은 순舜이 고수瞽瞍를 업고 도망간다는 맹자의 답변을 역사적·정치적 개연성이 없는 낭설로 간주하고 평가의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반면 호굉은 도응桃應의 질문을 실제 사건의 보고가 아니라 부자의 천성과 군주의 생살권이 충돌하는 가설적 사태로 이해하였다. 중요한 것은 사건의 발생 여부가 아니라, 그 사태를 통해 성인이 변고에 대응하는 권도權道와 용심用心이 드러나는가였다. 이 점에서 호굉의 『맹자』 독해는 『춘추』적 성격을 지닌다. 『춘추』가 역사적 사건 속에서 성인의 판단과 의리를 드러내는 경전이라면, 호굉에게 『맹자』의 문답 역시 성인의 마음과 천리의 작용을 읽어내야 하는 사유의 장이었다.
    정치론에서도 호굉은 사마광과 다른 관점을 제시하였다. 사마광이 법과 명분, 직분과 질서를 중시했다면, 호굉은 법과 명분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인륜人倫과 천리를 담지해야 한다고 보았다. 고요皐陶가 고수를 체포하는 것은 법의 공정성이라는 점에서 정당하지만, 순이 천하를 버리고 부자의 인륜을 보존하려 한 것 역시 천지의 대본을 보존하는 행위로서 정당하다. 호굉에게 정치는 형벌과 제도의 엄정함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백성이 살아가는 근본인 인륜을 함양할 때 비로소 정당성을 갖는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왕도王道와 패도霸道의 구분에서도 드러난다. 왕도는 천리가 온전히 드러나고 인욕이 소멸하여 인륜이 실현되는 정치인 반면, 패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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