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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시대 모빌리티 매체로서의 스코어를 통한 동시대 안무적 실천에 관한 연구: 춤의 역량 회복을 중심으로
최기섭 한국미학회 2022 美學 Vol.88 No.2
국가 간의 이동에 현격한 제약이 가해지고 있는 작금의 팬데믹 시대에, 모빌리티 매체로서 스코어를 활용한 무용 제작은 그러한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예술의 창작과 수용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모빌리티 기술은 언제나 사회적 권력 관계의 생산 및 재생산에 긴밀히 관여해 왔던바, 이 같은 관점에서 이 논문은 스코어를 통한 동시대 안무 작업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나아가 정치적 저항의 실천으로서 그것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가 오래도록 춤이라고 불러왔던 것이 무대에서 사라지기 시작한 이른바 컨템퍼러리 댄스에서 안무의 새로운 과업은 운동성을 수행하는 책무로부터 몸을 해방시키는 것이 된다. 이러한 책무는 기록되고 규정된 바에 따라 움직일 것을 명령하는 안무의 초기 개념에서 연원한다. 기록을 위한 매체로서 출현한 스코어는 움직임을 통제하고 권력 관계를 재생산하면서 안무의 규범을 확립한다. 제롬 벨은 스코어를 매개로 작품 제작을 외주화함으로써 주체를 상품화하고 개인의 창조성을 재원화하는 신자유주의적 경제 질서에 가담하고, 이를 통해 안무의 규범을 반복한다. 이처럼 한때 몸의 해방을 추구했던 동시대 안무 실천이 현대 자본주의의 원리에 포섭되어 버린 오늘날의 상황에서 마텐 스팽베르크는 춤의 잠재성에 주목한다. 그의 작업에서 춤은 주체성마저 상품화하는 자본주의에 맞서 주체성의 바깥을 경험케 해주는 역량으로 나타난다. 이 논문은 이를 익명으로서의 춤으로 명명하고 그러한 춤추기의 실천이 전지구적 거리두기의 시대에 ‘함께 있음’의 진정한 의미를 성찰하는 미적, 정치적, 윤리적 실천임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