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드어 문학 작품에 나타난 종교적 죄

윤성덕 ( Yun Sungduk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2016 人文論叢 Vol.73 No.4

고대 서아시아의 종교는 다신교 체제이며 현세적 이해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사후 세계나 윤리적 가르침에 관심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카드어 문서들을 보면 제의적 죄라는 개념이 적지 않게 등장하고 있다. 본 논문은 제의적 죄를 가리키는 아카드어 낱말들의 용례를 조사하고, 그 이면에 깔려있는 종교적 전통을 관찰하는 것이 목적이다. 쉣투(settu), 쉣투투(settutu), 아르누(arnu), 안누(annu), 타르기구(targigu), 하투(hatu), 히티투(hititu), 히투(hitu)라는 낱말들을 조사한 결과 제의적 죄는 제의적 실수를 가리키고, 개인이 모르고 짓는 죄라고 간주하였으며, 신들은 자비를 베풀어 이 죄를 용서하거나 처벌하기 위해 질병이나 재앙을 내리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었다. 이때 직업 종교인은 기도나 주술, 주문을 이용해서 개인이 지은 종교적 죄를 용서받을수 있도록 도왔고, 정치인들은 상대방이 지은 죄를 지적하면서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저주하였다. 후대 신-바빌론 시대가 되면 이런 전통적인 틀에서 벗어나서 죄를 짓거나 벌을 받는 일을 미리 예방하려는 기도나 행위가 강조되었고, 개인적 신앙이라는 측면에서 죄를 짓는 일 자체에서 구원받기를 기원하기도 하였다.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고대 서아시아 종교전통이 개인적 신앙 중심으로 변화하는 전환점이었다. This essay aims to explore Akkadian literary texts that include terms for religious sin, such as settu, settutu, arnu, annu, targigu, hatu, hititu, hitu, and considers what kind of religious tradition exists behind them. The Akkadian texts reveal to us that religious sin was largely considered to be a ritual mistake, unintentionally committed by an individual. The Gods could forgive the sinner or punish the perpetrator with diseases or other disasters. Professional religious personnel could help their clients with certain prayers, rituals, or incantations, but politicians made use of the concept of religious sin to criticize their opponents and to imprecate curses upon them. In the Neo-Babylonian period, it became much more important to prevent the committing of sins or resulting punishments, so anticipatory prayers and beneficial acts were emphasized. It was an astonishing change of religious tradition, in that the concept of religious sin broke out from its function as a practical remedy and individual faith came to be pursued instead.

바빌로니아 왕 나보니두스 시대의 종교사상

윤성덕 ( Yun Sungduk ) 한국서양고대역사문화학회 ( 구 한국서양고대사학회 ) 2018 서양고대사연구 Vol.52 No.-

신-바빌로니아 제국 마지막 왕 나보니두스는 그의 종교적 성향이 특이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증명할 사료들은 매우 편향적이며 서로 모순되어 고대사를 재구성하려는 목적을 가진 학자들을 궁지로 몰아 넣고 있다. 그리고 비판적인 사료평가를 연구에 반영하지 않고 생산된 연구들은 결국 나보니두스가 이단적인 왕이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사료들의 가치와 의미를 적절하게 평가하기 위해서 새로운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존 헨더슨(John B. Henderson)의 ‘논박의 유형(patterns of refutation)’이라는 연구방법을 통해 나보니두스와 관련된 사료를 재평가하고, 이런 사료들 이면에 숨어있던 것이 고대 바벨 사회 안에서 진행되던 이익집단들의 정치적 주도권 다툼이었음을 밝히고자 한다. 그리고 이런 다툼과 논박을 통해 기대하지 않던 새로운 종교적 사상이 태동하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Nabonidus, the last king of Babylon, is famous for his religious peculiarity. But historical sources from his time are so biased and contradictory that modern students of the ancient history are pushed to a stalemate. This history of the last days of the Neo-Babylonian Empire and of Nabonidus, written without proper critical review of the sources, has come to the conclusion that Nabonidus was a heretic king. For this reason a new set of questions need to be asked regarding the historical sources. Using the research method of John B. Henderson, ‘patterns of refutation,’ this essay tries to re-evaluate the historical sources from the days of Nabonidus and to reveal the arguments going on among the competing groups of Babylonian society. In the course of the conflict, they might have come up with a novel religious idea that was not a part of their traditional religious system.

예레미야 34:8-22에 실린 노예해방

윤성덕 ( Yun Sungduk ) 한국서양고대역사문화학회 ( 구 한국서양고대사학회 ) 2013 서양고대사연구 Vol.34 No.-

히브리 성서에 실려 있는 율법은 빚 때문에 팔려가도 일정 기간 동안 노예로 일을 하면 원래 신분을 회복할 수 있는 굉장히 관용적인 체제로 설계되어 있다. 예레미야서 34장 8-22절에는 보도된 노예 해방 사건은 이 법조항이 실생활에 적용된 유일한 기록인 듯 하다. 유다 왕국 말기 예루살렘이 바빌론 군에게 포위공격을 당할 때 시드기야 왕은 자기 신하들과 모든백성들을 불러 모아 계약을 맺고 히브리 노예들을 해방한다. 그러나 율법을 준수한 것으로 보이는 이 사건은 그 효력이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포위했던 바빌론 군이 일시적으로 회군하자 노예 주인들이 해방했던 사람들을 다시 취하여 노예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목격한 예레미야 선지자는 유다 사람들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파기하고 그의 권위를 부인했다고 해석하고 저주의 예언을 퍼붓는다. 이 글의 목적은, 첫째, 예레미야서 34장에 기록된 사건이 노예에 관한율법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 대상이 되는지 검사해 볼 것이다. 둘째, 이 노예 해방 사건의 역사적, 사회/경제적 배경이 무엇인지 추론해 보고, 그런제안을 뒷받침할 사료를 찾아 볼 것이다. 예레미야 34장 14절에 인용된 법 조항을 출애굽기 21장, 신명기 15장, 레위기 25장과 비교해 본 결과 렘 34장에 보도된 노예 해방 사건은 해당율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다. 예레미야 선지자는 노예 해방에 관한 율법을 광범위하게 해석하고 이 해석을 바탕으로 시드기야의 노예 해방을 평가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대 그리스에서 전시에 노예를 사병으로 활용한 예들을 발견하는데, 이는 포위전 중에 절실하게 필요한 인력을 보완하고 또 적군의 심리전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계약서 중에는 포위 중에 자식을 먹일 음식이 없어서 부자 집에 노예로 들여보내는 예가 기록되어 있어서, 포위당한 성 안의 경제적인 상황을 잘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왕이 선포하는 노예 해방을 무효화시키는 계약서 조항도 발견되는데, 이는 해방 된 노예들이 다시 주인에게 돌아온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다. 이 연구를 통해 렘 34장의 노예 해방은 율법 조항과 관계없이 포위전하에서 벌어진 특별한 사건이었으며, 사회/경제적인 이유에서 혹은 종교적인 이유에서 일회적으로 벌어진 사건이었음을 알 수 있다. 예레미야 선지자는 이 사건을 율법과 관련해서 해석한 것은 기계적인 법 적용이 아니라 그 정신을 광범위하게 해석하고 평가한 일이었다. The laws of the Torah are famous for its merciful articles on the topic of slaves, who could be released from their bonds after six years of service. Jeremiah 34:8-22 may be the only testimony that the Old Testament laws were put into practice, because this text reports an event of a certain slave remission at the end of Zedekiah’s reign. Jerusalem was under attack of Babylonian army, and Zedekiah and his people made a covenant to set their Hebrew slaves free. This seemingly pious act could not last long, however, because the owners of those slaves took them back as soon as the Babylonian army retreated from Jerusalem. Observing the outcome of the covenant, Jeremiah the prophet condemned the king and Judeans for breaking the promise with the Lord and their blasphemous act caused by selfish desire. The purpose of this article is, first and foremost, to check if the laws of the Torah can be applied on the event described in Jer. 34. Secondly, the historical and socio-economic rationale of the event will be deduced and some supporting historical sources are to be examined. Comparing Jer. 34 with the laws of Exodus 21, Deuteronomy 15, and Leviticus 25, it becomes clear that Zedekiah’s slave remission was not the intended situation that the laws of the Torah define. Jeremiah seemed to interpret the general spirit of the Hebrew legal tradition and apply it to the event in question. As for historical sources that may shed light on our event, we have several Greek episodes from the Classic world, in which slaves were recruited as soldiers in time of war. With a promise of future freedom, the slaves could be a much needed source of man-power and also turn into a firm defense line against the enemy’s psychological warfare. The ‘Siege Documents’ from ancient Mesopotamia provide a vivid portrayal of a city under attack, especially the lack of food for people who are weak and in lower classes of the society. Certain Akkadian contracts show special sales condition that cancels the royal proclamation of liberty, which may partly explain why the Hebrew slaves were so easily subjugated back to their former masters. Through this research, it can be said that the slave remission of Jer. 34 was one-of-a-kind event with little relevance to the laws of the Torah. Zedekiah and his courtiers had good historical and socio-economic reasons to set their slaves free at the time of the siege. Jeremiah’s evaluation of the event was not a precise application of the Hebrew law, but a religious interpretation on the basis of the gist of the law.

유대교 정결법이 상상하는 공간

윤성덕 ( Sungduk Yun ) 서울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 2020 종교와 문화 Vol.0 No.39

The Torah, the Jewish traditional literature, stipulates that impurity is passed on from a source of impurity, such as a human corps, to another person or objects that are in the same tent. Rabbinic Judaism inherits this stipulation and interprets that impurity is transferred if there is a space of at least 1 tepah in length, width, and height. Thus, if there is another space next to it that conforms to the minimum size, the impurity moves sideways in horizontal direction. But if there is no such space, the impurity is blocked and cannot move sideways, so it moves vertically, upwards to the sky or downwards to the deepest place. Such an interpretation is closely connected to the concepts of private and public spaces in Jewish Sabbath regulations and civil law. On the Sabbath day, one should stay in a private space that has a fence and it is forbidden to get out of it. On normal days, one can go out to public space without any horizontal limits and can work for one’s living. Thus the Purity Law of the Torah was systematically reinterpreted by Rabbis, and the concept of ‘tent’ was abstracted into that of ‘space,’ and thus correlated to and applied to the notions of private and public space. Then they applied this new conception to the traditional Purity Law and produced additional rules. It shows a dynamic process whereby a religious legal tradition corresponds with secular traditions and produces a new way of life.

미쉬나 본문에 나타난 사마리아인에 대한 태도

윤성덕(Sungduk Yun) 한국기독교학회 2021 한국기독교신학논총 Vol.119 No.-

신약성경에서 유대인 사회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집단들을 만날 수 있는데, 그중 하나인 사마리아인들을 미쉬나 본문들을 통해서 관찰해 보면 유대 랍비들이 일상생활은 물론 제의적인 영역에서도 사마리아인들을 폭넓게 인정하는 관대한 태도를 발견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사마리아인들이 동일한 토라를 경전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며, 또한 사마리아인들이 토라의 법 규정을 실제로도 준수하고 있다고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록된 토라를 해석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유대 공동체와 사마리아 공동체 사이에 이견이 있을 수 있으므로, 확인 후 행동해야 한다. 종교적 중심지가 어디냐 하는 문제와 종교 절기를 언제 지키느냐 하는 문제, 통혼하는 문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데, 모두 제의적이면서도 상당히 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The text of the New Testament mentions the existence of various Jewish groups in the 2<SUP>nd</SUP> Temple period Israel. According to the Mishnah, the Samaritans, among them, were generously treated in both daily and ritual life by Jewish rabbis, because they recognized the Torah as their holy book, and they were believed to follow the law of the Torah. However, when Samaritans had different interpretations on the law, one should have checked the matter before one joins the Samaritans’ custom. The matters of their religious center on Mt. Grizim, the ritual calendar, or intermarriage were never be accepted by the rabbis, but they were as political as ritual problem.

“돌아 올 수 없는 땅(erṣet lā tȃri)”

윤성덕(Sungduk Yun) 한국종교학회 2014 宗敎硏究 Vol.74 No.4

People of the Ancient West Asian/Mesopotamian Culture believed that a human being continued her/his postmortem life as a ghost or spirit, and their funerary customs were well developed in relation to this belief. The purpose of this essay is to explore Ancient West Asian literary sources that depict the underworld and afterlife, to examine the thought behind words and expressions of the documents, and to search for the mutual relationship among them. In order to pursue the research questions, the myths of ‘Descent of Inanna/Ishtar to Underworld,’ ‘Nergal and Ereshkigal,’ and ‘Erra Epic’ will be studied. Narratives such as ‘Death of Ur-Nammu and his Descent to Underworld,’ ‘Vision of Underworld of an Assyrian Prince,’ and ‘Gilgamesh Epic’ will also be inspected for the research. The contents of these works will be interpreted with the categories, the geographic understanding of the underworld, the image of death, the life of the dead, the return of the dead onto this world, other inhabitants of the underworld, and the judgement after death. No particular hermeneutic tool will be applied but the analysis of the text itself. Some depictions of the underworld draw it as an opposite place to the land of the living, but others portrait it as a quite similar place but a flip side of this world. The two groups of expressions seem to be in conflict and cannot be harmonized, but they also can be interpreted by the name of diversity and development through the ages. The sentences that describe the underworld as a similar place to the land of the living belong to documents composed in relatively later periods, so a certain development can be observed from the Old Babylonian Period when Sumerian was losing its ground as an official language and Akkadian was gaining its authority together with the rise of Amorite Dynasties in Ancient West Asia.

유대법 안에서 개인 의도의 기능: 미쉬나 켈림을 중심으로

윤성덕 ( Sungduk Yun )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동연구소 2019 중동연구 Vol.38 No.1

An individual intention has long been a topic of research among scholars of Jewish studies, focusing on the functions of personal intention in the areas of civil, criminal, and religious law. This essay is reading and analyzing the Mishnaic texts and finds that the Jewish tradition of purity law also shows clear interest in the concept of individual intention as an important criterion of their legal judgments. An individual intention is described to change the ritual characteristics of an object. When an individual makes an object available to use, it becomes susceptible to become unclean. At the moment that the object becomes useless, it becomes clean. So an individual, even before practicing an action, decides the status of an object and rules to follow in relation to the purity law. On the other hand, an individual action is believed to take place according to certain social customs, such as one’s professional experties inside the Jewish community. Then the rabbinic thought of the second century CE developed the tradition of an individual intention as a religious standard, but, at the same time, it made sure that a Jewish individual stayed in the communal boundaries. This two-way interpretations seems to keep the Jewish community alive and well in many different circumstances in its 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