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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후(戰後) 일본인의 역사인식에 관한 고찰

        김준섭(Kim Joonsub) 한국정치학회 2001 한국정치학회보 Vol.34 No.4

        본 논문은 일본인의 역사인식을 역사적으로 고찰하고 그에 대한 전망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최근 한일간에는 각종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역사인식에 있어서 서로 접근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신뢰에 바탕을 둔 교류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조직적으로 아시아에 대한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고, 식민통치를 미화하는 등의 우파적 역사인식을 확산시키려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으며, 그것은 유력한 언론기관과 출판사들의 지원하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의 연원을 살펴본다면, 그것은 전후에 있어서도 아시아인에 대한 일본인의 우월감과 차별의식의 지속된 것에 있다. 그리고 그와 같은 현상을 낳은 근본적인 원인중의 하나는 일본인의 선민의식의 기반이었던 천황제가 존속된 것, 침략전쟁의 당사자적 지위에 있었던 쇼와천황이 아시아에 대하여 어떠한 사과발언도 하지 않은 것이다. 그 후 일본이 고도성장에 성공을 거둠으로써 아시아에 대한 우월의식은 더욱 지속, 강화되었으며 아시아에 대한 가해의식이 자리잡을 수 없었다. 그러나 나까소네정권에서부터 일본정부는 전전의 일본의 행동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사과를 하기 시작했으며, 냉전을 계기로 사과문안의 톤은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그것은 국제무대에 있어서의 일본의 정치대국화를 목적으로 하는 립서비스로서 어떠한 실질적인 행동을 동반한 것이 아니었다. 일본정부의 이와 같은 태도와는 반대로 일본국내에서는 냉전이 끝난 이후 고양된 내셔널리즘을 바탕으로 더욱 더 우파적인 역사인식이 만연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경향은 지속될 전망이다. 가까운 장래에 우파적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한 헌법개정에 의하여 천황의 지위가 더욱 강화되고 헌법9조가 개정되며, 민족적인 자긍심을 강조하는 교육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본에 의하여 고난과 질곡의 20세기를 살아 온 우리로서는 이러한 일본의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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