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연해주 출토 석검을 크게 III형식으로 나누고, 각 석검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이 3가지 석검은 각각 다른 석검 제작 전통에서 기원했음을 알 수 있었다. I식은 카라숙계...
본 연구에서는 연해주 출토 석검을 크게 III형식으로 나누고, 각 석검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이 3가지 석검은 각각 다른 석검 제작 전통에서 기원했음을 알 수 있었다. I식은 카라숙계 청동기가 영향을 주어서 연해주 지역에 등장한 석검이며, II식은 소영자로 대표되는 만주지역의 석관묘가 연해주 지역으로 파급되는 청동기시대 중기에 등장한 것이다. 이 두 형식은 동아시아에 비파형동검의 형성 이전에 존재했던 초기 청동기시대의 석검제작 전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한반도의 유병식 석검과 가장 유사한 형태의 III식은 청동기시대 후기(또는 얀콥스키문화, 기원전 8~4세기)가 중심연대로 한반도의 일단병식 석검과 매우 유사하다. 러시아 학계에서 기존에 주장했던 타가르동검 기원설은 설득력이 없으며, 오히려 한반도와 가장 유사한 형태를 보여준다. 하지만, 한반도에서 전파되었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적다. 왜냐하면 한국에서와 같은 다양한 형태에서 유독 가장 단순한 형식인 일단병식만 보이고 있으며, 얀콥스키문화와 같은 시기인 송국리문화단계에 한반도와의 직접적인 문화교류를 보여주는 증거가 매우 소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반도와 연해주는 모두 직접적인 청동검문화권의 주변지역으로 각각 비파형동검을 독자적으로 모방하여서 유병식 석검을 만들었다고 추정된다. 이러한 주변지역 문화의 상사성은 기원전 1천년기에 들어서 만주의 전지역으로 파급되는 청동기문화의 2차적인 파급지로서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편, 한반도와 달리 석검이 무덤 출토보다는 주거지 출토품이 많은데, 이는 한반도의 경우 정착농경에 근거한 복합사회로의 형성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던 반면에, 얀콥스키문화는 그러한 급격한 사회변화가 결여되어있었다는 데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