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철학에서 '감정(pathe)'의 재발견 - 온전한 인간형성을 위한 기초적 연구

국문 초록 (Abstract)

플라톤에 따르면 감정은 영혼을 교란시키기에 무조건 배격하거나 근절해야 할 오류투성이가 아니라, 오히려 본능에 의거한 인간의 자연적인 성향의 표출로 볼 수 있다.『국가』편의 영혼 삼분설 논의를 면밀히 고찰해 보면, 감정은 영혼의 지적인 작용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으며, 훌륭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이성과 더불어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즉 영혼의 감정적인 영역은 자체로서 사유하고 판단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역으로 영혼의 이성적인 부분도 자신의 인식과 판단내용을 현실 속에서 구현하기 위해 나름대로 행위에로의 욕구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서 감성 자체가 훌륭한 삶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인간이 자유롭게 되고자 한다면 욕구의 원천인 감성이 논리적으로 먼저 존재해야 하며, 이 욕구를 실현시키는 능력인 지성이 그것에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감정 문제와 관련하여 스토아학파만의 고유한 주장은 감정은 어떤 한 종류의 믿음이기 때문에 행위의 동기라는 점이다. 여기서 그들은 믿음을 '어떤 X가 좋다 나쁘다'라고 판단하는 믿음과 '어떤 한 행위를 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세분화 한다. 이는 행위의 동기를 명확하게 밝히려는 노력의 소산이다. 그러므로 행위의 동기가 어떤 것을 행해야 한다는 믿음에 근거하고, 감정이 행위의 동기가 된다는 사실로부터, 감정이 어떤 것을 행해야 믿음에 근거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도출된다. 에피쿠로스는 동시대 헬레니즘철학의 지평 안에서 사상적 경쟁관계에 있었던 스토아학파와 달리, 감정이 영혼을 교란시키는 것으로 간주하고 생활 속에서 배격하거나 부정적인 태도로만 않았다. 오히려 그는 감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제대로 인도될 경우, 행복한 삶을 위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았다. 심한 심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극단적인 여러 감정 상태를 회피하라고 회의론자들은 조언하지만, 스토아학파와는 달리, 더 적극적으로 감정이 가지는 역할을 고려하고 있다. 플로티노스는 자신의 저서 <에네아데스>에서 감정을 주제로 집중적으로 논하지는 않는다. 이런 사실이 곧바로 플로티노스 철학에서 "감정"문제를 다룰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영혼과 육체와의 관계 문제 속에서 플로티노스는 감정을 논하고 있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Rediscovery of Emotion in Ancient Greek Philosophy

It is often said that in ancient Greek philosophy emotions were disparaged as mere hindrances to reason; Greek philosophers thought, they say, that emotions are just remains of animal instincts that ought to be eradicated. But this popular belief is based on a serious misunderstanding of actual practices of Greek philosophers and, more importantly, of the fundamental objective of Greek philosophy. It is true that most Greek philosophers emphasized the importance of reason and rationality. But it would be an egregious mistake to think that this implies that they ignored or overlooked the roles of emotions in the happy life, the ultimate goal of Greek philosophy. On the contrary, most Greek philosophers thought that rational judgment is possible only with a right sort of mind-set, which includes as its crucial part a right sort of formation of emotions.
In our study, we examine the views on emotion of the leading philosophers or philosophical schools from Plato to Plotinus. We have paid special attention on the question how they viewed the relationship between reason and emotion in an ideal life. As our study shows, and no doubt as our common sense too tells us, there are significant differences among the views of those philosophers. Some philosophers give more crucial roles to the emotion in an ideal life, and some even claim that we should completely eradicate emotions from the ideal life, notably the Stoics. But even the Stoics do not deny that the ideal life can be emotively very rich, as their views on eupatheiai shows. Despite the individual differences among these philosophical schools, they all agree that human beings are ultimately complex entities composed of reason and emotion.
When many Greek philosophers advise that we should not react emotionally to a given situation, that advice does not mean that we should use reason only in our reactions to the given situation. On the contrary, it is a reminder that we are a complex being, and it is an exhortation that we should act as a complex being, that is, a being that needs both a right sort of reason and a right sort of emotion to lead a successful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