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후기 納粟策의 시행과 신분제의 변동

국문 초록 (Abstract)

우선 납속제의 시행 배경과 내용에 대해 검토할 것이다. 그런데 납속보관제는 고려시기 거의 내내 시행되어 왔던 役官制와는 매우 차별적인 제도였다. 두 제도 모두 경제력을 기반으로 벼슬을 얻는 것은 동일하지만, 전자는 특별한 자격이 제한되지 않은 반면 후자는 衣冠子弟라는 출신이 전제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양자의 차별성에 대해 검토할 것이다.
첨설직의 실제적 납속보관화 문제도 고찰되어야 한다. 본래 軍功者에게 주어지던 첨설직이 고려말에 이르면 군공이 없는 工商⁃賤竪까지도 제수받음으로써 官爵을 가볍게 여기는 풍조도 생겨났다. 공장과 상인과 같은 부류가 첨설직을 제수 받은 계기는 그들의 경제력 성장에 있었다. 이런 점에서 첨설직의 문란으로 인한 관직 수여는 매관매직적인 성격이 내포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보다 넓은 의미에서 ‘鬻爵制’의 범주에서 함께 고찰하고자 한다.
납속보관제의 주요대상과 지원자에 대해서 살펴볼 것이다. 납속은 일정 이상의 경제력이 담보가 되어야 하는 만큼 대상자 역시 여기에 제한될 수밖에 없다. 향리층과 부호층이 주요 대상자였는데, 권세가의 침탈이나 鄕役의 賤役化로 인한 신분상승 욕구가 고조된 것이다. 하지만 일정 ‘계층’ 以上 못지않게 보다 낮은 ‘계층’에도 육작제가 신분변동의 요소로 작용될 소지가 있었다. 따라서 이러한 점에 초점을 맞추어 고려후기 신분변동의 복합적인 요인에 대해 규명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