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기원에 관한 에피쿠로스의 견해

국문 초록 (Abstract)

에피쿠로스는 <헤로도토스에게 보내는 편지> 75-76에서 우주의 구조와 관련된 설명 이후 갑자기 인간 문명의 발전과 기원, 특히 언어의 기원에 관한 설명을 제시한다. 두 가지 철학적 명제 속에서 논의는 이루어진다. 그 중 하나는 인간들에 의한 인위적 요소가 아닌 자연과 대상(사태, pragma) 자체가 인간의 문화적 요소의 근원이라는 것, 다른 하나는 자연으로부터 배운 것을 자신들의 추론을 통하여 발전을 성취했다는 것이다. 전자는 인간 문화와 문명의 출발점은 자연적인 것에 있고, 후자는 자연, 사태로부터 습득한 것을 바탕으로 하여 인간은 자신의 사유를 통하여 단계적으로 발전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런 논의의 큰 틀에서 언어의 기원과 발전이 설명된다. 전자와 관련하여 에피쿠로스는 이름(단어, onoma)은 규약이 아닌 원시부족들이 대상들을 경험함으로써 생겨났다고 말하고, 후자와 관련하여 부족 내에서 사람들은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상호동의를 통하여 단어의 의미에 대하여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에피쿠로스는 전적으로 자연주의자라기보다는 단어 발생의 최초 단계는 자연주의자, 단어 정립 이후는 규약주의자적인 경향을 드러낸다는 것이 좀 더 정확한 기술이다. 결국 그의 견해는 두 가지다. 언어는 자연적 발생에 의한 것이라는 것과 자연적 발생 이후는 인간의 노력에 의하여 언어는 다양화되고 발전되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