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시조의 특성과 전개 양상

국문 초록 (Abstract)

연구 방법 및 내용

가. 연구 방법
기행시조의 문학적 특성을 구명(究明)하고자 하는 본 연구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행시조 자료 수집 및 정리 작업이 최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우선 고시조, 계몽기시조, 근대시조 총 5,000여 수를 대상으로 하여 연구 대상이 될 기행시조를 추출, 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하여 연구 토대를 구축할 것이다. 그 다음 구체적인 작품 분석을 통해, 기행시조는 주로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기행시조의 미적 특질은 무엇인지 밝혀 낼 것이다.

나. 연구 내용
1) 기행시조의 개념 규정 및 자료 현황 파악
기행시조는 장르의 속성 상 기행문학의 다양한 요소들을 작품 내에 모두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유형 분류에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제목이나 부가 기록을 통해 기행시조임을 밝힌 작품, 작품 자체에 여행 중에 있음을 분명히 표현한 작품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연구 대상으로 삼을 기행시조는 민족문화연구원 시조DB팀에서 구축한 고시조·계몽기시조·근대시조 전 작품을 대상으로 하여 표제어 및 내용소 검색 도구를 활용하여 추출해 낼 것이다. 추출된 자료는 작가의 신분, 창작 시기, 여행 지역, 내용, 작품 수 등을 꼼꼼하게 정리함으로써 기행시조의 현황을 제대로 알리고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제공하고자 한다.

2) 기행시조의 작자 및 창작 배경
기행시조의 경우에도 작가의 신분과 창작 배경에 따라 작품의 경향이 달라진다. 청나라에 동지사(冬至使)로 갔다 온 경험을 노래한 이세보의 시조는 모명사대(慕明事大), 삼학사(三學士)에 대한 추모, 조국애 등을 노래한 데 반해, 권섭은 처사(處士)의 유유자적한 삶과 자연 경관에 대한 감흥을 주로 읊고 있다. 또한 조선후기 가객인 안민영의 기행시조는 그의 예술 활동을 반영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3) 기행시조의 내용 분석 및 특성 파악
장르의 차이는 소재의 선택 및 대상의 형상화 방식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기행가사의 경우는 여정(旅程) 제시가 중심을 이루는 반면, 기행시조는 단형 서정시이므로 기행문학의 다양한 요소를 다 포함할 수 없는 까닭에 여행 중의 인상적 장면이나 감흥을 읊는 방식이 주조를 이룬다. 또한 기행가사는 여행의 경험을 회상하며 감상을 술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데 반해 기행시조는 이동 중에, 즉흥적인 감회를 노래하기 때문에 현장성이 강한 성향을 지닌다.

4) 기행시조의 전개
20세기 시조는 ‘시조시(時調詩)’로 명명되며 시적인 완성도와 미적 체험을 중시하게 되었다. 근대의 기행시조로는 《동아일보》에 실린 400여 수의 연작 기행시조를 들 수 있다. 기행 연작 시조 창작을 주도한 사람은 이은상과 이병기로, 이은상이 역사와 국토에 대한 감상을 주로 노래한 반면, 이병기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의 정경을 관찰하여 삶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특징을 보인다. 기행시조의 시대적 변이 양상 탐색을 통해 고시조와 근대시조 간의 소재의 변화, 감흥 표출 방식, 시상(詩想)의 구도 차이 등에 대한 유의미한 해석을 도출해 낼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