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산짜이 열풍과 지식재산권 문제: 국가와 이해당사자

국문 초록 (Abstract)

본 연구는 주로 기존 자료 분석과 면담에 의존할 것이다. 첫째, 방대한 인터넷 자료를 활용할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는 방대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관련자 면담(interview)도 보완적으로 활용될 것이다. 산짜이 현상의 이해당사자와 관련 전문가가 면담대상이 될 것이다. 인터넷 자료로 파악할 수 없는 산짜이 관련 정보가 제공될 것으로 생각한다.
2장에서는 “산짜이 열풍 속에서 각 이해당사자의 행위”를 분석하기 위해서 국가이론이 제시될 것이다. 이 이론에 의거하면, 국가는 절대적 자율성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한계(limits)를 갖고 있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원래 의도한 목표가 실현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 왜곡되어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3장에서는 산짜이 현상의 정의, 실태 및 문화적 의미를 살펴본다. 본 연구에서 산짜이는 처음에 극히 적은 비용으로 주류 브랜드 상품의 외관․기능을 모방하지만 나중에 창조성을 추가하며, 최종적으로 외관․기능․가격 면에서 주류 브랜드 상품을 뛰어넘는 현상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불법복제나 짝퉁이 과거에는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평가되었지만, 산짜이 현상에서는 창조적 모방으로 긍정적 의미도 부여받고 있다. 또 3장에서는 산짜이 열풍의 실태를 산짜이 소비재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자동차, 노트북 등 소비재에서의 산짜이 현상이 분석대상이 된다.
4장에서의 주요 관심 대상은 산짜이 생산․유통 기업의 특성과 그들의 전략이다. 산짜이 생산자의 기업규모와 경영전략이 1차적인 분석대상이다. 산짜이 기업연맹도 또 다른 분석대상이다. 산짜이 제품의 생산자는 중소규모 사영기업이거나 개체공상호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무면허 기업들이다. 사영기업주는 8인 이상의 종업원을 가진 기업주이다. 사영기업주 계층은 중국사회과학원 사회학연구소의 10대 계층 가운데 소득이 가장 높은 계층이지만, 사영기업주 계층 내에서 이질성은 대단히 크다. 개체공상호는 7인 이하의 종업원을 가진 영세한 기업주이다. 이들은 중국사회과학원의 10대 계층 가운데 1990년 이후 지위가 하락하는 대표적인 계층이다.
5장의 관심대상은 산짜이 제품의 소비자이다. 이들의 소득수준과 소비성향이 주요 관심대상이다. 산짜이 제품의 소비자 또한 저가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중간․저소득층이다. 산짜이 휴대폰이 처음 환영을 받았던 이유는 사치에 대한 반발이었다. 기존의 정품 휴대폰이 고가였던 한 이유는 많은 기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 기능 가운데 많은 기능은 저소득층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따라서 산짜이 휴대폰의 소비자는 처음에 농민공, 중고등학생 등 저 소비층이었다.
6장에서는 국가가 가장 핵심적인 분석대상이다. 중국에서 개혁․개방이후 국가의 일차적 과제는 국가의 안정과 발전이다. 산짜이 열풍은 중단기적으로 산짜이 생산․유통기업에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또한 저가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싼 값으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산짜이를 환영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산짜이 열풍은 중국의 산짜이 기업들이 연구개발비 투자를 꺼려함에 따라 중국 기업들의 기술수준의 정체를 가져올 수 있다. 중앙 국가는 다른 이해당사자보다 국가의 발전과 안정을 위해서 “보편적 이익의 옹호자”(guardian of the universal interests)의 역할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장기적 이익/손실과 중단기적 이익/손실을 고려하여 행위를 취할 것이다.
따라서 중앙 국가는 산짜이 열풍으로부터 피해를 입을 정품 토종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무조건 도외시하기도 어렵다. 세계화 과정에서 WTO 규정을 준수해야하는 국제적 압력도 도외시 할 수 없다. 하지만 중앙국가가 설사 산짜이 열풍이 야기하는 지식재산권 침해를 강력하게 단속하고자 해도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은 지방 국가, 산짜이 기업, 소비자, 지식인, 네티즌, 일반대중 등으로부터 자율적(autonomous)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방 국가는 보편적 이익보다는 편파적 이익(partial interests)에 좌우될 가능성이 많다. 지방정부는 지역의 경제개발을 위해서 산짜이 열풍이 야기하는 지식재산권의 침해를 방조하는 지역이기주의적 행위를 취할 수 있다. 지방보호주의가 강하여 산짜이 기업이 벌어들이는 수익이 지역경제를 지탱해주는 경우 지식재산권 권리소유자가 법적인 보호나 처분을 요구해도 지방 정부는 방임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