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와 필로데모스의 자연적 분노

국문 초록 (Abstract)

(1) 수사학 2권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분노는 단적으로 복수하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규정한다. 이런 의미규정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분노를 논하는 많은 철학자들의 공통된 문구 같은 것이 된다. 분노의 조건은 상대방에 의하여 ‘근거 없이’(물론 자신이 판단하기에) 자신의 인격이 경멸되었을 때, 그 경멸을 복수로 치환하는 욕구가 생길 경우이다. 어떤 사람이 자신을 무시하거나 경멸할 때, 특정한 그 사람에 대하여 복수심을 갖는 것이 분노라는 것이다. 이런 복수하고자 하는 희망은 즐거움을 일으키다. 그러면 이런 복수하고자 하는 욕망인 분노는 도덕으로 정당한 것일까? 아리스토텔레스는 부당하게 가하진 모욕에 대해서 분노하지 않는 것은 도리어 자신을 노예로서 취급하는 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판단한다.
(1) 필로데모스는 먼저 분노 자체가 악일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이것은 스토아 학파에 대한 비판이다. 또한 분노란 남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희망으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것은 아리스토텔레스와 페리파토스 철학자들에 대한 비판이다. 필로데모스는 양쪽 모두를 피하려고 한다. 중간 노선을 선택한다. 분노는 그 자체로 악한 것이 아니며, 복수에 대한 희망이 즐거움을 유발하지 않고 ataraxia의 상태에 도달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두 학파에 대한 비판은 헛된 분노와 자연적 분노의 구분에 기초한다. 이런 구분은 앞에서 설명한 욕망의 구분에 의존한다. 헛된 분노는 헛된 욕망으로 인해서 생겨나는 분노다. 그럼 헛된 분노는 어디에서 기원하는가? 그것은 잘못된 믿음에 근거한다. 이런 믿음들은 단적으로 헛된 것에 불과하다. 필로데모스는 자연적인 분노는 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분노를 마주해서도 우리는 헛된 믿음에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헛된 믿음에 의존하는 것은 거짓된 믿음에 의존하는 것이고, 그런 분노는 헛된 것이 되고 잘못된 분노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필로데모스의 분노를 개괄하게 된다면, 분노는 믿음에서 유래한다고 간주할 수 있다. 불행의 근원이 되는 헛된 분노는 믿음을 변화시키면 자연적인 분노로 변환될 수 있다. 믿음의 변화는 쾌와 불쾌의 양을 계산하고 추론하는 방식인 Epilogismos를 체계화하는 것을 함축한다. 이런 논리의 전개를 고려하면, 아리스토텔레스의 복수하려는 욕구로서 분노를 정의하는 것은 문제를 지닌다. 필로데모스는 복수가 자체로서 쾌락을 가져다준다는 믿음은 복수를 품는 사람의 분노를 헛되게 만들어버리는 헛된 믿음에 근거한다. 또한 복수하려는 열망을 품는 사람은 복수로 인해서 고통이 증가할 것이고, 심란할 것이고, 따라서 즐거운 삶을 영위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헛된 믿음에 근거하는 분노는 쾌보다 불쾌를 유발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