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적 성별 이론들 사이의 긴장과 중첩: 페미니즘, 레즈비언/퀴어 이론, 트랜스젠더리즘간의 상호교차성

국문 초록 (Abstract)

1년차 연구는 비평적 성별 이론들 사이에 차이와 갈등이 설정되는 양상을 세밀하게 조사하고, 상호 중첩의 역사와 가능성을 탐구한다. 페미니즘, 레즈비언/퀴어 이론, 트랜스젠더리즘간의 긴장을 다루는 서구 이론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각 정치학의 경계 짓기와 영역 구분이 어떻게 대립구도를 재강화하고 담론들 사이의 상호교차성을 사장시키는지 고찰할 것이다. 또한, 성별 이론들간의 차이와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과 오류들을 진단하고, 정치학들의 연관성을 부각시키고자 한다. 구체적인 연구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각 성별 이론들이 다른 층위에서 제기한 논의가 어떻게 혼용되는가를 살펴보고, 담론간의 갈등이 이러한 토론 방식에서 배가된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한다. 둘째, 개별 이론에 대한 단선적 이해나 오독이 이론들 사이의 관계성을 도출하고 정의하는 데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논증한다. 셋째, 비평적 성별 이론들의 분쟁에 내재한 계급, 인종, 세대 정치학의 작동을 간과함으로써 어떻게 페미니즘, 레즈비언/퀴어 이론, 트랜스젠더리즘간의 긴장이 고착되고 본질화되는지 규명한다. 넷째, 비평적 성별 이론들의 담론 구성과 생산에 미친 상호적 영향을 재발굴하고 의미화할 것이다. 성별 이론들 사이의 중첩과 교차적 역사를 적극적으로 조명하지 않았던 연구 동향을 비판하면서, 사장되었던 연결과 제휴의 역사들을 가시화하고자 한다.

1 년차 연구가 성별 담론의 전체적 지형을 파악하면서 갈등 구조와 역사적 상관성을 조망했다면, 2년차 연구는 1차년 연구에서 제시된 문제의식과 대안적 접근을 ‘여자/트랜스 남성성’ 논쟁에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2 년차 연구는 여자/트랜스 남성성을 중심으로 페미니스트 성별 이론의 교착 지점을 드러내고, 젠더퀴어/트랜스젠더리즘의 유용성을 탐색함으로써 페미니스트 젠더 이론의 재구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여자 남성성은 페미니즘과 레즈비언/퀴어 이론, 트랜스젠더리즘과의 긴장과 중첩이 응축되는 구심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여자/트랜스 남성성은 비평적 성별 이론들 사이의 역학을 조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장소(locus)이며, 페미니즘이 주창해온 섹스와 젠더의 분리, 젠더의 사회적 구성성을 재사유할 수 있는 도전적인 의제이기 때문이다. 2년 차 연구는 여자/트랜스 남성성을 둘러싼 핵심적 논쟁들의 맥락과 지형을 상세하게 기술함으로써 성별이론들 사이의 분쟁과 연합과정을 정밀하게 조사한다. 구체적인 연구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70년대 서구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의 저작을 다시 독해하면서, 급진적 페미니즘의 남자됨(maleness)/남성성에 대한 분석을 재맥락화 할 것이다. 시대적 간극에 유의하면서 70년대 급진적 페미니즘의 내부적 다양성을 조명함으로써 성별 이론들 사이의 대립구도를 수정하고자 한다.
둘째, 여자/트랜스 남성성에 대한 페미니스트 비판의 핵심이 되었던 '남성 동일시'(male-identification), '여성 혐오', '남성 특권 추구' 개념을 중심으로 성별 이론들 사이의 논쟁의 궤적을 자세하게 검토한다.
셋째, 규범적 남녀 양성 체계에 대한 가정이 어떻게 젠더에 대한 사회구성론적 인식을 제약하고 침해하는지 논증할 것이다. 성별의 사회적 구성론을 극대화하는 트랜스젠더 이론가들의 저작을 중심으로, 페미니즘 내부에서 진척되어온 사회구성주의적 젠더 담론의 한계를 점검한다.
넷째, 젠더퀴어/트랜스 페미니즘이 부상하게 된 역사적 맥락과 정치학적 지형들을 설명하면서, 페미니즘과 레즈비언/퀴어 이론, 트랜스젠더리즘 사이의 중첩과 연대의 의미를 평가할 것이다. 나아가, 비평적 성별이론들간의 생산적 개입이 어떻게 페미니스트 성별 이론을 확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지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