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아시아 신화의 역사와 구조

국문 초록 (Abstract)

신화 연구가 본격적인 궤도가 오르기 위해서는 해당 신화 자료의 다양한 각편들을 충분히 검토하여 신화가 변천하는 중요한 경로를 탐색하는 작업들이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한 유형의 신화 각편들에서 발견돠는 다양한 변이 양상들은 구연자 혹은 문헌기록자의 착오일 수 있으나, 적어도 그 신화들 상호 간에 어떠한 통시적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표지들이 남아 있다면, 그를 통해 적극적으로 신화의 변천을 통시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신화는 세계 어느 민족에게나 소중히 전승되는 자기네의 자랑스런 역사이고 동시에 문학이다. 각기 다른 민족들이 개별적인 역사를 간직하고 있고 다른 삶을 영위해 오고 있다면, 신화를 통해 여러 민족들이 분명하게 구별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신화적 상상력 혹은 신화적 기술방식의 유사성 때문인지 아니면, 삶의 토대가 크게 다르지 않아서인지 확실하게 단정할 수 없으나, 특별하게 둘 혹은 그 이상의 민족들이 유사한 신화를 전승하고 있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특별하게 같은 나라를 이루면서 살았던 역사적 경험이 없고, 나라를 이룩한 집단이 어느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 대이동을 하였다고 하는 구체적 근거가 충분하게 남아있지도 않으며, 각 민족 상호 간에 인종적·언어적 동질성이 구체적으로 검증되지 않았거나, 검증의 결과 해당 민족들 사이에 별다른 공통점을 확인하지 못한 경우에도 신화 상호 간의 유사성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예를 확인하기란 어렵지 않다.
신화 상호간의 유사성이 해당 민족 상호 간의 유사성을 그대로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요인들 가운데 특별한 무엇이 있어 신화가 그렇게 닮게 되었다고 하면, 그 요인이 무엇인지 살피는 것도 신화 연구의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논의의 시작은 어디까지나 공시적인 관점에서 신화 자료들을 검토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 자료의 측면에서 무엇이 같고 다른가를 우선 살펴야 신화의 구조적 특징을 말할 수 있고, 신화에 담긴 예사롭지 않은 의미를 읽어낼 수 있게 된다. 신화가 서로 유사하다고 하는 현상의 이면에는 서로 다른 점이 분명하다는 사실이 개재해 있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같은 점을 논할 수 있고, 서로 유사하기 때문에 다른 점을 살필 수 있다. 그래야만 온전한 대비연구가 가능하다.
아시아 신화의 역사와 구조라는 과제로 5인의 전문 연구자가 각기 전공분야를 담당하여 공동 연구를 하게 된 것은 신화 연구의 지역적 확대와 아울러 연구방법의 다변화를 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국신화의 경우에는 서대석이, 중국신화는 정재서가, 일본신화는 김화경이, 동아시아 창세신화 비교연구에는 박종성이, 동아시아 영웅신화의 비교연구는 서대석이 맡아 연구하고 그 결과를 집필했다. 한국·중국·일본신화를 각각 집필한 세 논문은 이들 세나라 신화의 역사와 구조라고 하는 공통 주제로 기획되었다. 이어 동아시아의 창세신화와 영웅신화를 비됴하고 대조한 두 논문은 신화연구의 폭을 확장시켜, 동아시아 신화라는 거대한 틀 속에서 각 민족들의 신화가 어떠한 보편성과 개별성을 지니고 있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본 보고서의 순서는 아래와 같이 정했다.

제1장 서론 / 제2장 東아시아 諸民族의 分布와 言語學的 分類(송기중) / 제3장 동아시아 각국 신화의 역사와 구조 / 제1절 한국 신화의 역사와 구조(서대석) / 제2절 중국 신화의 역사와 구조(정재서) 제3절 일본 신화의 역사와 구조(김화경) / 제4장. 동아시아 신화의 비교 연구 / 제1절 동아시아 창세 신화의 비교연구(박종성) / 제2절 동아시아 영웅 신화의 비교연구(서대석) / 제5장 결론

동아시아 제민족의 분포와 언어학적 분류는 신화연구의 기초를 제공한다. 동아시아라는 지역 안에서 오랜 세월을 지내온 수다한 민족들이 어느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언어적으로 어떻게 같고 다른가 하는 점은 신화연구의 폭을 확장시키는 데에 요긴하게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신화의 역사와 구조는 문헌기록으로 전하는 고대 건국신화들을 대상으로 하여 신성관념의 전승과 변모 양상을 고찰하고, 이어 고려 국조신화를 천신과 수신의 상관관계를 중심으로 살폈다. 관념의 지속과 변모와 신화 속에서 감지되는 신격 상호간의 관련성은 신화의 역사를 고찰하는 또 하나의 관점이라 할 것이다.
중국신화의 경우에는 반고신화를 중심으로 문헌 기록들을 살펴 신화소의 미세한 변이 양상을 신화 변천의 역사를 논의하는 표지로 삼았다. 이어서 반고 신화의 의미구조를 신화소별로 고찰하여 신화적 의미구조가 중층적으로 읽힐 수 있음을 살폈다.
일본신화의 경우는 고천원계 신화와 출운계 신화의 두 유형이 어떠한 역사적 의미를 함축하면서 관련을 맺고 있는가 하는 점을 살폈다. 이들 신화가 고대 한반도에서 이주한 집단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을 탐색하고, 한국과 일본 고대사를 해명하는 단서로서 신화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논증하였다.
동아시아의 창세신화를 비교연구한 논문에서는 한국과 만주, 몽골을 중심으로 이들 세 민족의 창세신화가 공통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고찰하고, 신화 변천의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신화자료 상호간의 관계와 신화자료 내부에 숨어있는 변천의 표지를 발견하여 논의를 진행하였다.
동아시아 영웅신화를 비교연구한 논문에서는 한국의 주몽신화, 중국의 羿신화, 滿族의 타라이한마마, 일본의 스사노오신화를 중심으로 네 민족의 영웅신화가 갖는 공통점과 차이점에 관해 논의했다.
이상의 연구결과들이 아시아 신화의 전모를 밝히는 데에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나 신화연구의 새로운 시도를 보여줌으로써 오늘날 우리 학계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신화의 비교연구가 대상 자료의 확대와 방법론의 다변화, 그리고 새로운 이론을 생성해 낼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는 충분히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국문 초록 (Abstract)

제1장 서론
제2장 東아시아 諸民族의 分布와 言語學的 分類(송기중)
제3장 동아시아 각국 신화의 역사와 구조
제1절 한국 신화의 역사와 구조(서대석)
제2절 중국 신화의 역사와 구조(정재서)
제3절 일본 신화의 역사와 구조(김화경)
제4장 동아시아 신화의 비교 연구
제1절 동아시아 창세 신화의 비교연구(박종성)
제2절 동아시아 영웅 신화의 비교연구(서대석)
제5장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