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 兵書의 강의와 무학 교육

국문 초록 (Abstract)

일차적으로 병서 강의가 시도되었던 배경에 대해 심도 높은 검토가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무학 교육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은 유학과 대비된다. 일단 자체적으로 병서를 편찬하려는 노력이 본격화되었던 세종대 이전까지의 무학 교육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하고자 한다. 그 이전에 병서를 기술했던 사례가 있었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鄭道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八陣三十六變圖譜', '五行陣出奇圖', '講武圖', '陣法' 등의 병서를 저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저술은 당대 행해진 군제 개편 작업과 연관되면서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세종대의 그것과는 성격에 차이가 있었다.
세종대에는 국가적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태조 때의 정도전도 그런 측면이 존재했었으나 개인적인 교양이 상당히 강했다. 그러므로 세종대를 기준으로 해서 전후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자연히 배경이 되었던 시기는 세종 이전이었다. 병서 편찬의 성격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교육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시기의 병서 교육에 대해 기존의 연구 성과들을 최대한으로 활용해서 정리하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새롭게 파악되는 것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서술하여 기존의 학설을 보강하고자 한다. 특히 유의하고자 하는 것은 세종대를 기점으로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던 요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무슨 이유로 세종대에 들어와서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알아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내재된 요인이 있었기 때문에 변화가 초래되었던 것이며 그것을 분명히 밝혀야 후대의 전개 과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세종대에 들어오면서 진법서를 필두로 해서 당시로서는 세계전쟁사라고 할 수 있는 '역대병요', 그리고 여진족과의 전투 기록인 '서정록' 등이 편찬되었거나 중이었다. 여러 유형의 병서들이 간행되면서 그 보급과 활용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다. 자연히 종전과 다른 방식이 모색되었다. 어차피 최신의 책이, 그것도 국가적 사업의 일환으로 나왔기 때문에 여러모로 바꿔야 했다. 처음부터 획기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조짐만 보일 뿐이었다.
문종대를 거쳐 세조대에 이르게 되면 병서 편찬이 거의 완성 단계에 들어가게 된다. 더불어 병서 강의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는 수준으로 발전하였다. 거기까지 도달하는 데 세조의 의지가 결정적이었다. 비정상적인 집권으로 많은 물의를 빚었으며 그 여파로 반대 세력들도 상당했다. 사륙신 사건이 대표적 경우였다. 자연히 권력의 확고한 구축을 위해 군제 개편에 박차를 가했다. 동시에 그에 필요한 인재를 선발해야 했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병서 강의가 활발해졌다. 이는 곧 무학 교육 체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강의가 교육 체계를 완전히 바꾸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변하게 했을 것이다.
세조 사후 병서 강의는 위축되었다. 그런데 성종대 '경국대전'의 편찬 작업이 계속되면서 전반적인 체제 정비 작업이 추구되었다. 더불어 병서 강의도 조정되었다. 문무병용이라는 명분에 의존하는 경향이 다분했지만 어쨌든 유지되었다. 그에 따라 무학 교육 체계도 조금씩 변모하였다. 그것은 후세에 일정 정도의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끝으로 병서 강의의 의의와 그것이 무학 교육의 변화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결론으로 제시하고자 한다.